[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손승락(33)이 역대 3번째로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함이 준 선물이다.
손승락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무사 2, 3루 위기에서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으로 넥센의 12-10 승리를 지켜 10세이브를 기록했다.
구대성(46)이 해외에서 뛰었던 2001~2005년을 제외하고 1994년부터 2007년까지 9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진필중(43)도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 연속으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뒤를 손승락이 이었다. "기록인지 몰랐다"는 손승락은 "기분이 좋다. 3명밖에 없는 기록이라 더 뜻 깊은 것 같다"며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다. 몇 년 동안 나의 공을 잡아준 포수, 야수, 감독님, 코칭스태프에게 모두 감사드린다. 연속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해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손승락은 경찰청 제대 직후인 2010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투수 후보군에 있었다.
그러나 마땅한 마무리투수가 없었던 탓에 갑작스레 보직을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손승락의 야구 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됐다. 2010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2013년에는 46세이브를 올리며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33으로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32세이브를 올리며 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일조했다. 2년 연속 구원왕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넷이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런 그도 최근에 희한한 첫 경험을 했다. 손승락은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투수 권혁(32)을 상대했다. 풀카운트 7구까지 간 끝에 간신히 삼진으로 잡았지만 3볼 1스트라이크까지 몰린 위기도 있었다.
손승락은 "프로에 와서 투수는 처음 상대했다. 타석에 서 있으니까 그냥 똑같은 타자라고 생각했다. 안 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염경엽(47) 넥센 감독은 "(손승락이)부담을 느낀 것 같다. 자기 스타일대로 던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일반 타자라고 생각하고 상대해야 하는데 (투수이기에)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피칭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손승락은 "감독님 말씀대로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며 웃었다.
손승락은 통산 200세이브에 도전하고 있다. 19일 경기까지 164세이브를 기록했다. 또 사상 첫 4년 연속 30세이브도 눈에 들어온다.
그는 "기록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 자리에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꾸준히 해서 성적으로 말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해도 이전처럼 다치지 않고 나의 자리를 지키고, 나의 몫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만 생각할 것이다"며 "6년 동안 크게 아픈 적은 없다. 남은 시즌도 아프지 않고, 팀을 위해 잘 했으면 좋겠다. 그게 나의 목표"라고 했다.
◇손승락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
▲2010년 - 2승3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6
▲2011년 - 4승2패17세이브 평균자책점 1.89
▲2012년 - 3승2패33세이브 평균자책점 2.15
▲2013년 - 3승2패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
▲2014년 - 3승5패32세이브 평균자책점 4.33
▲2015년(19일 기준) - 1승1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