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단장이 사령탑에 앉는 파격 인사가 났다.
최근 성적부진을 이유로 마이크 레드몬드 감독을 경질한 마이애미 말린스가 19일(한국시간) 댄 제닝스 단장을 후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경질 하루 만이다.
마이애미는 18일 기준으로 16승22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결국 구단 고위층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고, 단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보도에 따르면, 감독 후보군을 검토하지 않을 만큼 일사천리도 진행됐다.
1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장이 감독을 맡은 것은 앞서 한차례밖에 없다.
1980년대 후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단장을 지낸 바비 콕스 감독이 1990년 6월 러스 닉슨 감독을 경질하고, 자신이 지휘봉을 잡았다. 단장을 겸임했다.
제닝스를 감독으로 선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모친이 "미쳤다"고 할 정도다.
제닝스는 대학에서 야구를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뛴 경력은 없다. 지도자 경력도 1980년대 고교 무대에서 한 게 전부다.
MLB.com은 "전술과 전략보다는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제닝스의 역할이 될 것이다"고 했다.
제닝스는 유니폼 등번호로 26번을 정할 예정이다.
그는 "감독은 26번째 선수라고 생각한다. 감독의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며 "감독은 지는 경기만 할 수 있다. 이기는 것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