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여야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결국 '공적연금 강화' 문제에 가로막혀 4월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국회는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본회의를 개의했지만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만 여당 단독으로 표결처리한 후 다른 쟁점법안들은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특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에 명기하는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갈등으로 본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당초 여야가 잠정 합의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연말정산 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도 불발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가로 막힌 4월 국회
여야는 이날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공적연금 강화' 부분을 어떻게 명시할지 여부를 두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야당의 '절충안'에 여당이 '퇴짜'를 놓으면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상향조정'과 '재정절감분 20% 공적연금 강화 투입'을 국회 규칙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두고 지난한 협상을 이어나갔다.
협상 끝에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의 중재안에 새누리당 의견을 반영해 해당 문구를 국회 규칙의 부칙에는 넣지 않지만,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합의안을 별도로 부칙의 첨부서류로 반영하도록 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새누리당은 잠정 합의 후 본회의를 단독 개의해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개최해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지만 앞서 합의한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도출에 전면적으로 나서 극적으로 합의안을 내놨지만 공적연금 강화방안을 비중있게 포함하면서 청와대와 정부, 당내 일부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약 2000만명이 가입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키로 하면서도 국민적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공무원연금 개혁안 국회 처리가 무산 된 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야당 원내표가 선출돼야 하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도 내일부터 다시 만날 것"이라며 협상을 이어나갈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여야가 향후 재협상에 나서더라도 '공적연금 강화' 부분에 대한 이견이 커 공무원연금 개혁의 국회 처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 처리 무산
여야는 당초 이날 본회의에서 '연말정산 파동' 후속대책으로 마련한 소득세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여야 합의가 무산된 후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거부해 이들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오는 15일 이전에 소득세법 개정안 등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해야 된다고 의장한테 요청했는데 의장도 못하겠다고 했다"며 "날짜는 언제될 지 모르지만 소득세법 개정안은 시기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원포인트 국회를 해야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연말정산 소급 부분은 시스템 구축하는데 3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소득세법 개정안을 원포인트 국회에서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본회의 재개가 불발된 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