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입성이 무산된 정몽규(53) 대한축구협회장이 "기회가 된다면 다시 나설 수도 있다"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5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소아 환우 초청 어린이날 행사 중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26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FIFA 집행위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4년 임기의 FIFA 집행위원 경선에 출마한 정 회장은 46개국 축구협회 대표들의 투표로 진행된 선거에서 13표를 얻는데 그쳐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부회장(36표)과 텡쿠 압둘라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장(25표)에게 밀렸다.
정 회장의 낙선으로 한국은 2010년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010년 FIFA를 떠난 이후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향할 기회를 잡는데 또다시 실패했다.
이에 정 회장은 "당선된 사람들이 잘한다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국외와 국내에서 원한다면 재도전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조심스럽게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정 회장은 "에너지와 시간, 경제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계속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든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FIFA 집행위원 입성이 한국 축구 발전과 밀접한 연관을 띄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초 총회는 4년 임기 집행위원 2명과 2년 임기 집행위원 1명에 대한 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괌 축구협회측이 투표에 앞서 4년과 2년 임기 집행위원 투표를 따로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46개국 대다수가 동조하면서 갑작스레 새로운 투표 방식이 도입됐다.
여기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으로 중동 국가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세이크 아마드 알파라드 알사바(쿠웨이트)가 관여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알사바는 자신과 같은 편에 속하는 다시마 고조와 텡쿠 압둘라를 4년 임기에 당선시키면서 자신도 2년 임기를 꿰찼다.
반대 카드를 든 이는 채 5명이 되지 않았는데 이중 한 명이 정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예상은 했는데 대책이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회원국들이 나와 있는 자리에서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비록 FIFA 집행위원 당선에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움직임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40개국을 다녔는데 모두 축구 발전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대표팀 뿐 아니라 유소년과 청소년 축구를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