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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0년 기다림, '렛잇비' 비에 깨끗이 씻겨내려…폴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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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셋의 나이에도 건재 과시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폴 매카트니(73)가 본 공연 막바지에 '렛 잇 비'를 부르기 시작하자 2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 경기장 안은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4만5000명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플래시를 동시에 켜고 합창했다. 폭우가 내리지 않았으면 데일 정도의 열기였다. 그렇게 50여 년의 기다림에 대한 아쉬움은 비에 깨끗이 씻겨내려 갔다.

매카트니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이어 부른 '라이브 & 렛 다이'에서는 실제 몇 개의 불기둥이 수십 차례 치솟았다. 그것도 모자라 폭죽과 불꽃마저 터졌다. 폭우를 뚫고 치솟는 폭죽·불꽃 그리고 함성은 진풍경이었다.

"나 나 나 나 나, 나 나 나, 헤이 주드~."라는 후렴구가 귀에 감기는 '헤이 주드' 역시 강력한 합창곡이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장관을 연출했던 곡이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니 감회가 남달랐다. 팬들은 '나' 또는 'NA'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매카트니의 첫 내한을 축하했다.

10여 차례 후렴구가 팬들에 의해 울려 퍼졌고, 매카트니는 감탄하며 무대 위에서 이를 지켜봤다. 이어 앙코르곡으로 '데이 트리퍼'가 나오자 전 무대 뒤로 나갔던 매카트니는 대형 태극기와 영국 국기를 들고나와 무대 위에서 흔들었고, 팬들은 "나 나 나 나 나"를 다시 열창했다.

매카트니가 주경기장에서 펼친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폴 매카트니' 현장은 2시간 40분 동안 꾼 꿈 같았다.

1962년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첫 싱글 '러브 미 두'가 발표된 지 53년, 1963년 이 밴드의 데뷔 앨범 '플리스 플리스 미'가 발매된 지 52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됐다.

월드 투어 때 주로 입는 푸른색 슈트와 흰색 셔츠를 안에 받쳐 입고 양손을 번갈아 올리며 등장한 매카트니는 '에이트 데이스 어 위크(Eight Days a Week)'로 포문을 열었다.

'더 롱 & 와인딩 로드' '블랙버드' '올 투게더 나우' '렛 잇 비' '오블라디 오블라다' 등 비틀스의 초기부터 전성기까지 히트곡이 망라됐다. 팬들은 대다수 곡을 목놓아 따라 불렀다.

작고한 비틀스 멤버, 자신이 사랑한 연인을 위한 곡들도 불렀다. 비틀스의 또 다른 멤버 존 레넌(1940~1980)에게는 자신이 만든 '히어 투데이(Here Today)', 역시 또 다른 멤버 조지 해리슨(1943~2001)에게는 해리슨이 작곡한 '섬싱(Something)'을 헌정했다.

메이비 아임 어메이즈드(Maybe I'm Amazed)'는 전 아내인 사진가 린다 매카트니(1941~1998), '마이 밸런타인'은 현재의 아내인 낸시 쉬벨(54)을 위한 곡이다.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히트곡에만 기댄 채 공연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세이브 어스' '뉴' '퀴니 아이' 등 2013년 발매한 솔로 앨범 '뉴' 수록곡들은 그가 현재 진행형의 뮤지션임을 새삼 입증했다.

'렛 미 롤 잇' '밴드 온 더 런' 등 비틀스 해체 이후 매카트니가 결성한 밴드 '윙스'의 곡들도 들려줬다. 지난해 영화 '보이후드'에도 삽입됐던 '밴드 온 더 런'은 매카트니의 솔로 커리어 중 가장 성공한 곡으로, 그가 솔로 투어를 돌고 있는 지금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서울 공연 직전 펼친 일본 투어 중 무대에서는 처음 공개한 오픈월드 FPS 게임 '데스티니'의 주제곡인 '호프 포 더 퓨처(Hope For The Future)'를 선보이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매카트니의 체력이었다. 3시간 가까이 약 40곡을 부른 공연에서 단 한 차례도 쉬지 않았다. 물 한번 제대로 마시지 않고 공연을 이어갔다.

지난해 건강 악화로 일본 '아웃 투어 재팬' 앙코르와 한국 첫 공연을 취소했던 전적이 거짓말 같았다. 고음에서 몇 차례 목이 갈라졌을 뿐, 대부분 원음 그대로 불렀다. 2년 전 미리 관람한 2013년 11월20일 도쿄돔 '아웃 데어 재팬' 때보다도 체력이 더 좋아진 듯했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이 수긍이 됐다.

낙천적인 '귀염둥이 폴'답게 귀여운 노신사의 면모도 보였다. 자신에게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두 손을 턱을 괴거나 아기자기한 율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친절한 폴'답게 "대박" "감사합니다" 등 꽤 연습한 듯한 한국말도 들려줬다.

세션들의 연주력도 엄청났다. 카리스마를 뽐낸 러스티 앤더슨(기타)을 중심으로 폴 위킨스(키보드), 브라이언 레이(베이스·기타), 러스티 앤더슨(기타), 에이브 라보리엘 주니어(드럼) 등 매카트니와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화려한 연주력을 자랑했다.

사운드 균형을 맞추기가 힘든 주경기장 내에서 들려준 사운드의 품질도 대단했다. 역대 한국 뮤지션, 내한공연 통틀어서 가장 선명한 사운드였다.

공연 시작 전 매카트니의 생애를 다룬 비디오는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내일 모래면 일흔"이라면서 나이와 이름을 밝히길 꺼린 노신사는 "홀로 왔다"고 방긋 웃으며 대다수 곡을 따라 불렀다. "비틀스 때문에 1970년대 초 장발 머리를 하기도 했다"고 쑥스러워했다.

이날 오후 12시부터 올림픽 주 경기장 앞은 신성한 기운이 감돌았다. 일본에서 서울로 원정 관람을 온 일본의 비틀스 골수팬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상당수 일본 팬들은 일찍 와서 주변을 둘러봤다. 홀로 DSLR로 공연장 풍경을 찍고, 이름을 밝히길 꺼린 40대 일본 남성은 "일본에서 폴 옹을 보지 못해 한국으로 왔는데 공연장이 꽤 크다"고 설렜다.

오후 5시부터 잠실 야구장에서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가 열려 번잡했지만, 매카트니를 기다리는 팬들의 얼굴에는 짜증 하나 없었다. MD 상품 판매처에는 수백 명이 줄을 늘어섰다. '아웃 데어' 투어 티셔츠 하나를 사는데 20분 가까이 걸렸지만, 눈은 반짝거렸다.

매카트니를 비롯해 비틀스 멤버가 내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74)만 생존해 있다. 레넌은 자신의 광적인 팬인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해리슨은 폐암으로 숨을 거뒀다. 이번 공연은 매카트니와 스타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비틀스 출신 뮤지션의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공연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판단이다. 그런데도 "다시 보자"는 매카트니의 말을 믿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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