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정치권의 대국민사과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금품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후 검찰에 성역없는 수사를 주문하고 누구라도 비리 혐의가 드러날 경우 예외 없이 엄중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성완종 파문을 불법대선자금과 연계시키고 있는 야당은 연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이번 파문에 국무총리와 전·현직 비서실장들의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어느 정권이든지 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정권의 유·불리를 떠나서 국민에게 하는 소리이지 정치권에 하는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멤버 김영우 의원도 “지금 일어나는 정치권의 여러 의혹과 성완종 파문과 관련한 대통령의 입장, 대국민 사과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일련의 사태에 대한 대국민 설명이 좀 있어야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에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정리하고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직접적으로 '사과'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명확히하고 갈 것을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재보선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엄청난 사건이 있었는데 어떤 형태로든지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는게 도리”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지한 목소리를 듣길 원한다”며 “박 대통령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할 말을 직접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귀국을 기다렸다는 듯이 박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총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공정한 수사 보장, 별도 특검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파문을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연관 짓고 “박 대통령이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권력 실세들의 부정부패가 박 대통령의 경선자금, 대선자금과 관련 있는 만큼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우윤근 원내대표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건국 이래 최대의 권력형 부패사건이 일어났는데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고, 새누리당은 반성은 커녕 물타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빈 지갑에 허덕이는 동안 친박 권력 실세들이 돈 잔치를 벌인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친박 권력형 비리게이트 대책위원장인 전병헌 최고위원도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도 모자라 해외로 이탈했다가 귀국해서도 남의 일 보듯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있는 공정한 수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