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성매매에 동원된 10대 여중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관악경찰서는 성매매에 동원된 한모(14)양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김모(38)씨가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모텔을 나선 뒤 한양이 숨진 채 발견될 때까지 약 3시간 동안 객실에 출입한 다른 인물이 없었던 폐쇄회로(CC)TV와 한양의 손톱과 침대 등에서 나온 DNA가 김씨의 DNA가 일치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범행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
김씨는 긴급 체포된 후 '성관계한 것은 맞지만 살해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지만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자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김씨는 지난 26일 낮 12시께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 2층 객실 침대에서 한양을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수면마취제를 이용해 범행 후 한양에게 건넨 성매매대금 13만원과 한양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한양을 기절시키 위해 수면마취제를 묻힌 거즈로 입을 막았는데, 한양이 저항하자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지난 29일 경찰은 김씨를 긴급 체포한 뒤 김씨의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마취제를 확보했다. 또 범행 당시 김씨가 메고 있던 가방에서 거즈와 함께 비닐봉지에 담겨있는 음료수병 3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수면마취제의 성분이 무엇인지, 음료수병에 담긴 성분과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줄 가치가 없는 여자한테 그랬다. 죽은 줄 몰랐고, 기절만 시킨 뒤 돈을 뺏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김씨의 추가 범행도 밝혀냈다.
김씨는 지난 11일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문모(23)씨와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은 뒤 문씨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현금 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집중 추궁하자 4차 심문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며“현재 추가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유사사건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그동안의 행적과 구체적인 살해 동기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