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MFBTY'라는 그룹이 있다. 여차여차 만난 세 사람이 각자의 음악 스타일을 잠시 내려놓고 무대 위에서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출발한 그룹이다.
2013년 미니앨범 '스위트 드림(Sweet Dream)'으로 데뷔, 같은 해 세계 최대 뮤직마켓 '미뎀'(MIDEM)에 헤드라이너급 아티스트로 공식 초청받는 등 성과도 냈다. 이들은 "아프리카 팬클럽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그다지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룹을 설명하는 수식어를 좀 더 늘리면 반응은 달라진다. 'MFBTY'는 실력파 래퍼 비지(35)와 한국 힙합의 아이콘 타이거 JK(41), 다수 여성 래퍼들의 워너비 윤미래(34)가 함께하는 그룹이다. 이들이 19일 정규 1집 '원다랜드(Wondaland)'를 내놓는다.
"많은 분이 저희가 힙합 앨범을 만들 거로 기대하시는데 이번 앨범은 'K팝의 재해석'입니다. 랩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록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오가는 신기한 앨범이죠."(타이거 JK)
밴드 '들국화'의 전인권, 싱어송라이터 유희열, 그룹 '비스트' 용준형, 그룹 '방탄소년단' 랩몬스터, 인디밴드 '윈디시티' 김반장, 혼성 일렉트로닉 듀오 'EE'(이현준·이윤정), 래퍼 도끼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앨범에 참여했다. 타이거 JK와 윤미래의 아들인 서조던(8)군도 창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어느 날, 평소 관심이 없던 방송에서 음악이 나오는데 조던이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춤도 추고요. 그때 깨달은 게 있어요. K팝에 무언가가 있다는 걸요. 그렇게 호감을 느끼게 됐고, 분석하게 됐죠.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하면서 시작하게 됐죠."(타이거 JK)
무려 16개의 트랙이 빼곡히 들어찼다. 하지만 이들은 "미니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건물 지하실에서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곡 작업에 몰두했고 결과물을 쌓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안에서 거의 살아요. 곡을 만들고 녹음하는 세월을 보내다가 어쩌다 보니 곡들이 많이 생겼네요. 그런데 이 곡들이 각자의 솔로 앨범에 들어가기에는 성격이 안 맞더라고요. 그런데 또 'MFBTY'에는 맞아요."(타이거 JK)
앨범은 전인권에게 혼나고 유희열에게 지적받고 용준형과 랩몬스터에게 배우는 시간을 거치며 새로운 결과물로 탄생했다. 앨범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의 앨범을 만드는 것처럼 공을 들였다. 타이틀곡은 '헬로, 해피(Hello, Happy)' '방뛰기방방' '눈빛에' 등 세 곡이다.
"주변에서는 상업적인 면을 고려해서 쪼개서 곡을 내자고 했는데 그러면 또 내용이 전개가 안 되더라고요. 비즈니스적인 면에서 모자랄 수는 있는데 이번에는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같은 거기 때문에 그대로 내기로 했어요."(타이거 JK)
앨범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여성 래퍼로 주목받는 윤미래의 시원시원한 랩을 들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시선을 끌고 있다. 윤미래는 최근 방송 중인 여성 래퍼들의 경쟁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워너비로 꼽은 래퍼다.
"물론 기분은 좋지만, 그런 반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도 아직 배우고 있거든요. 그냥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쑥스럽기도 하고 그냥 불편해요. 감사합니다."(윤미래) "미래는 리듬에 신경을 많이 써요. 저희가 다 잘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만족 못 하고 연습을 계속해요. 칭찬해줘도 믿지를 못해요."(타이거 JK)
K팝 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곡뿐만 아니라 이들의 장기인 랩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는 '라벨뮤직(Rebel Music)' '홀리 후(Holly who)' 등도 담겼다. 박수받을 성과물이다.
"가수들이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정말 신인 같은 기분이에요. 가면무도회 나온 기분도 들고요. 차트까지 노리면 욕심인 거 같고 단지 MFBTY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타이거 JK) "남녀노소 모든 분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담겼습니다. 많이들 들어주세요."(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