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무역업계는 올 해 도입되는 '사업재편지원특별법'(가칭)을 설계할 때 인수합병(M&A)에 대한 절차 효율화와 세제 지원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일본 산업경쟁력강화법을 통한 사업재편 실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도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일괄 지원하는 통합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이 법은 생산성 향상 등이 입증된 인수합병 계획에 대해 절차 간소화 및 세제감면을 일괄 승인하는 '산업재편촉진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 일본은 이 제도를 통해 현재 15건의 계획을 승인했으며 일부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미쓰비시중공업은 이 제도를 통해 히타치제작소와 함께 합작회사 미쓰비시히타치워시스템즈(MHPS)를 설립, 독일 지멘스와 미국 GE에 이은 발전사업 세계시장 3위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소니도 PC사업을 매각하고 핵심사업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7.5% 상승한 890억엔을 기록했다.
닛케이지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본 주요경기지표가 개선되는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의 지속적인 구조개혁 노력이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김정균 무협 연구원은 "사업재편 촉진 제도는 산업생산성 향상 및 신시장 개척을 위해 부실 여부와 무관하게 정상기업의 인수합병을 촉진하는 통합지원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제도를 통해 일본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생산효율성 도모,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한국의 경우 정상기업의 상시적·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합지원하는 제도를 갖추지 않고 있다고 무협은 지적했다.
그나마 '중소기업 사업전환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중소기업 사업재편시 절차 특례와 자금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대상이 중소기업에 한정돼 있고 사실상 금융지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계가 있다고도 꼬집었다.
이 때문에 사업재편지원특별법에선 인수합병 형태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절차효율화 및 세제지원을 일괄승인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에 대해 일괄 지원하는 통합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올 해 도입되는 '사업재편지원특별법'은 인수합병에 대한 절차 효율화와 세제 지원에 더 초점을 맞춰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