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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관계형 금융, '속 빈 강정'…4대 은행 실적 14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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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에 뒷전으로 밀려난 데다 출자전환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


[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신용등급이 낮거나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사업전망이 밝은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관계형 금융'이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최근 3개월 동안 총 391건, 1400억원(중복 포함)의 관계형 금융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99건·49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101건·439억원) ▲국민은행(53건·265억원) ▲신한은행(38건·196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관계형 금융은 기존의 담보·보증에만 주로 의존하던 중소기업 대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들은 제조업·정보통신기술업종 가운데 유망 중소기업을 선정한 후 ▲대표자의 도덕성 ▲경영의지 ▲업계 평판 ▲거래신뢰도 ▲사업전망 등 비계량정보를 평가한 후 장기 대출 및 지분투자를 집행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에 '기술금융' 확대를 독려함에 따라 관계형 금융은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기술금융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4대 시중은행이 기술금융 실적은 8818억원에 달했다. 기술금융실적과 비교하면 관계형 금융은 초라한 수준이다.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은 도입 과정에서부터 서로 상충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은행의 보수적인 관행개선을 위한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거듭 항변했다. 

아울러 관계형 금융은 최수현 전 금감원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터라 원장이 바뀐 뒤에는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은행의 일선 영업 현장에서 관계형금융을 심사해 달라고 신청하는 사례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며 "최 전 원장이 퇴임한 이후 힘이 빠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금융을 취급하는 것도 벅찬 데다 (관계형 금융은) 제도적으로 급하게 만든 부분이 있어 정착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관계형 금융의 지원 대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제한적인 데다, 제도가 정착되려면 출자 전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은행의 한 관계자는 "출자를 하려면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회수가 담보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상장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결국 출자할 수 있는 기업은 이미 상장된 기업으로 제한되지만 이들은 은행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1년 만기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계속 대출 기간을 연장을 하기 때문에 5~6년까지 늘어난다"며 "관계형 금융은 3년 이상 장기대출을 목표로 하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대출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관계형 금융 취급 실적을 공개하면서 취급 확대를 압박하면 은행권에 무리한 대출 영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대한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은행별 관계형 금융 성과가 반영되는 '은행 혁신성평가'에 정책자금 인센티브를 부여해 은행권의 중기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관계형 금융 실적은 '은행 혁신성평가'의 '관행 혁신' 항목에 반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압박을 주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지만, 제도를 운영하면서 애로 사항을 듣고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실적도 소리 소문 없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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