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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출까지 순수해서야…영화 '순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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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조선의 장군 김민재(신하균)는 연회 자리에서 죽은 어머니를 닮은 기녀 가희(강한나)와 사랑에 빠진다. 김민재는 가희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에 관해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격동의 조선 태조 7년'이라는 배경에는 어떤 영화적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포스터만 보면 이방원(장혁)과 가상 인물인 김민재, 태조의 사위 진(강하늘)이 그려내는 정치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치정 멜로다.

물론 장르가 치정 멜로라는 이유만으로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특정 인물과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게 사극의 특징이다. 그 해석 중에 권력관계와 남녀의 사랑을 교직해 멜로 드라마로 그리는 건 이상할 게 없는 작법이다. 유하 감독의 '쌍화점'(2008)이 보기다.

중요한 건 실재 인물과 가상 인물, 실제 역사와 허구의 역사가 이물감 없이 섞일 수 있게 그럴싸한 연결고리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허구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바로 그 시대에 일어날 법함을 증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순수의 시대'의 만듦새가 매우 볼품없게 된 것은 결국 이 영화의 배경이 왜 조선 태조 7년인지를 설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단순히 극적인 이야기를 짜내기 위한 도구가 되니 서사와 캐릭터가 연쇄적으로 무너져 버린다. 줄거리를 위와 같이 요약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영화는 주인공 김민재의 심리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고자 전력을 다한다. 김민재는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세운 정도전의 사위다. 김민재의 아들 진은 태조의 사위다. 김민재는 태조의 아들 이방원과 가까운 사이다. 김민재는 정도전이 전쟁터에서 데려다 양자로 삼은 인물이다. 진은 김민재의 친아들이 아니다. 이방원은 지존의 자리를 노린다. 태조와 정도전은 김민재를 이용해 이방원을 막으려 한다. 그런데 아들 진은 색(色)에 빠져 말썽만 부린다.

뭔가 그럴싸한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김민재는 기녀에 완전히 꽂혔다. 기녀에 빠진 김민재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또 설정이 들어간다. 가희는 진과의 과거를 숨긴 여인이다. 가희는 이방원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쯤 되면 지친다. 김민재는 가희를 사랑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정도전과 이방원, 진과 가희는 모두 그저 김민재의 사랑을 시험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김민재를 극한으로 몰아 결국 그가 사랑에 목숨을 걸게 하는 인물들이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태조와 이방원, 정도전이 맞부딪히는 시대적 배경을 끌어올 필요는 없어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민재가 아무리 처절하게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고 발버둥 쳐도 심드렁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영화는 김민재의 사랑을 보여주기보다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려고만 한다. 무엇을 위한 섹스이고, 무엇을 위한 살상인지 모르겠다.

신하균과 장혁 두 연기대상 배우의 연기는 최악이다. 신하균은 시종일관 눈을 부릅뜨고 있을 뿐이다. 장혁은 뻔한 연기다. 강하늘의 연기도 과하다. 이런 참사는 배우들의 연기력 문제라기보다는 연출 실패에 기인한다.

김민재는 분명 순수하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순애보적 캐릭터다. 순수한 인간을 그리는 영화라고 해서 연출까지 순수할 이유는 없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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