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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평 / 미셀 깽 <처절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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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에 핀 아름다운 인간애 처절한 정원



3·1절을 맞아 다시 친일파 청산이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항상 그랬던 것처럼 금방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친일 명단에 오른 사람들도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친일 행각을 벌인 사람들이 버젓이 존경을 받고, 현재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과거의 잘못을 물을 수 없다는
세상.

우리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나라들은 어떠한가? 나치의 반인륜적 범죄 처벌에는 시효가 따로 없고, 예외가 없다는 것이 프랑스와 유럽국가들의
변치 않는 입장이다.

이 책 <처절한 정원>은 2차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친나치 행각을 벌였던 모리스 파퐁의 재판장으로 들어가려는 어릿광대를 경찰이
가로막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모리스 파퐁은 재판과정에서 “공복으로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만을 반복한다. 그러나
그 변명이 얼마나 세상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인지 작가는 어릿광대를 통해 폭로한다.

이 책은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넣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어릿광대에게 숨겨진 비밀을 하나씩 풀어낸다.

화자의 아버지와 삼촌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며 변압기를 폭파했으나, 폭파범이 아니라 인질로 붙잡혀 구덩이 속에 묻힐 뻔한 사건이 있었다.
1941년 8월 14일 패탱이 이끄는 비시 정부가 프랑스 레지스탕스 요원이 테러를 행할 경우, 사흘 안에 테러범이 잡히지 않으면 범인 대신에
인질을 처형할 수 있다는 법령을 통과 시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극적으로 살아난다. 변압기를 관리하다가 폭발로 인해 심하게 다친
사람이 그들을 대신해 자수했기 때문이다. 그는 총살을 당하고 그의 부인은 나중에 삼촌과 결혼한다.

그들이 죽음의 공포에서 떨 때 그들을 위로해준 것은 다름아니라 어릿광대 출신의 독일 병사였다. 그는 먹을 것을 나눠주고, 그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슬퍼해주고, 삶을 포기하려고 할 때 익살과 묘기로 용기를 주었다. 아버지는 그 병사를 기억하기 위해 어릿광대로 분장해 남에게 봉사했던
것이다.

이제 아버지가 죽은 지금은 화자가 어릿광대라는 또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다. 그리고 비시 정권에서 녹을 먹으며 수많은
사람들을 처형했던 모리스 파퐁의 재판이 열리던 그날 희생된 사람들을 대신하여 그 재판장에 들어가려 했던 것이다.

“이 세상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또한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면 어떻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새책 소개


인류이야기


헨드릭 빌렘 반 룬/ 아이필드/ 10,000<인류이야기>는 미국 어린이 및 청소년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책에 수여하는 뉴베리상
제 1회 수상작이다. 따분함에 빠지기 쉬운 세계사를 쉽게 그림을 섞어가며 풀어내 흥미를 느끼게 한다.


 


단양팔경 가는 길


이창식/ 푸른사상/ 16,000산과 물이 어울려 만든 자연의 신비, 남한강과 소백산이 만들어낸 단양팔경. 단양팔경은 마음속의 영원한 자연
유산이다. 수려한 경치로서의 단양팔경만이 아니라 역사와 철학과 문학, 그리고 삶이 어울려 살아있는 산수관을 보여준다.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


이민규/ 더난출판/ 10,000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는 10대 두 아이의 학부모이기도 한 저자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담았다.
이 책은 부모가 본다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어야겠다는 해법을, 아이에게는 후회하지 않을 10대를 보낼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케타 가요코/ 국일미디어/ 6,800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다소 황당한 설정이지만,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메시지는 ‘행복한
나’를 깨닫는 것이다. 100명중에 몇 명은 굶어 죽어가고 있고, 또 몇 명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폭격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불행하다고 불평할 수 있을까.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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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