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0.8℃
  • 흐림강릉 5.6℃
  • 흐림서울 3.0℃
  • 구름많음대전 1.6℃
  • 구름많음대구 -1.7℃
  • 맑음울산 -0.5℃
  • 구름많음광주 2.5℃
  • 맑음부산 3.3℃
  • 흐림고창 0.7℃
  • 구름조금제주 8.2℃
  • 흐림강화 2.6℃
  • 흐림보은 -0.1℃
  • 흐림금산 0.2℃
  • 맑음강진군 -0.3℃
  • 맑음경주시 -4.2℃
  • 맑음거제 0.9℃
기상청 제공

사회

“수능 감독관 휴대폰 진동음에 영어듣기 망쳐”

URL복사

수능 ‘듣기평가’ 수험생 민원 잇따라…피해 구제 ‘막막’
시·도교육청 “감독관 재량” 외면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던 지난13일 서울의 한 고사장. 3교시 영어 듣기 방송에 집중하고 있던 최모(20)씨의 귀에 휴대폰 진동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듣기 평가가 진행되고 있던 탓에 진동 소리에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근처에 있던 감독관을 잠시 쳐다본 뒤 문제 풀이에 집중하려 할 때마다 진동 소리가 그를 괴롭혔다.

영어 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에 3교시가 끝나고 항의하자 감독관은 자신의 휴대폰에서 난 소리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고사본부에서 통신조회를 하겠다고 나서자 해당 감독관은 그제서야 ‘순간적으로 잘못을 회피하고 싶었다’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최씨는 “지난 10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점수가 98점이었는데 이번 수능을 가채점해보니 영어가 80점대 중후반 정도로 나왔다”며 “처음에는 피해 보상을 해주겠다고 하더니 '정신적 보상' 등을 운운하며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시교육청에 신고를 했는데 해당 교사에 대한 행정처분만 검토할 뿐 피해자인 수험생을 구제하는 방안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목표했던 대학은 이미 포기했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수능 당일 시험장에서 감독관의 부적절한 통제와 부주의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수험생들의 민원이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감독관을 섭외하고 교육하는 시·도교육청의 안이한 대응에 수험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2일 운영하는 범정부 포털 국민신문고 등을 보면 수능 감독관의 자의적인 판단과 부적절한 대처로 피해를 봤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영어 듣기와 관련된 사례가 주를 이뤘다.

한 수험생은 “영어듣기와 독해문제를 같이 푸는 방식으로 준비했는데 시험 직전 감독관이‘듣기 때 다른 문제를 풀면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공지해 위축됐다”며 “다른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친구에게 물어보니 듣기와 독해를 같이 푸는 것을 제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억울해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영어 듣기 때 독해를 같이 풀고 있는데 감독관이 갑자기 이를 저지했다”며 “뒤에 있던 한 수험생은 울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똑 같은 문제가 제기됐던 것으로 안다”며 “사전에 전혀 공지가 없었던 부분인 데다 감독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제재 범위가 달라진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교육 당국은 ‘듣기평가 시간에 듣기 외에 다른 문제를 푸는 것을 제재하는 규정은 없으나 듣기 평가에 지장을 주는 경우 감독관이 제재할 수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수년째 되풀이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감독관의 진행을 잘못해 피해를 봤다는 민원은 매년 접수가 된다”며 “접수된 문제에 대해서는 연수를 통해 재발을 막겠다고 답변하거나 전화로 해명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감독관의 잘못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김형태 전 서울시 교육의원은 “휴대폰 진동 문제의 경우 학생만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돼 있다 보니 일부 감독관의 부주의로 발생하게 되는 것 같다”며 “사전에 철저하게 관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답 관련 민원이 아닌 이상 사실상 수험생을 구제할 방안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듣기평가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감독관의 자의적인 해석을 초래할 수 있는 규제 문구를 세분화하고 ‘다른 수험생에게 줄 수 있는 피해’의 경우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교육의원은 “감독관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 교실의 수험생 숫자를 20명 안팎으로 조정하면 듣기 평가 때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뿐만 아니라 부정행위와 수험생의 심리적 위축 현상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내란특검 “윤석열, 2023년 10월 전부터 비상계엄 준비...반대 세력 제거·권력 독점 목적”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0월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고 반대 세력 제거와 권력 독점을 위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란 특검팀은 15일 이런 것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 브리핑을 해 “윤석열 등은 2023년 10월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고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활동 및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비상입법기구를 통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했으나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실패했고 이에 윤석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 등은 국회에서 이뤄지는 정치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행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특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