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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우리도 결혼하게 허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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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결혼하게 허락해 주세요”


중국 대학생의 결혼금지, 자주권 확보와 인권 문제로까지 확대



2001년 한 해 동안,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화제거리였던 문제가 하나 있어 소개할까 한다. 바로 ‘중국 대학생들이
재학 기간 중 결혼을 할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다. 이 문제의 발단인즉슨, 대학 입학 시험의 자격요건이다. 중국 정부는 2000년까지
25세 이상과 기혼자에게는 대학 입학 시험을 불허하는 제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이러한 연령제한이 없어져, 이미 결혼을 한
기혼자도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놓은 것이다.

반면,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중국의 대학생들은 재학 기간 중 절대 결혼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상태이다. 바로 이러한 제도상의 모순이
중국의 대학생들로 하여금 반발을 사게 한 것이다. 이미 중국 교육위원회에서는 대학 입학의 규정상, 연령제한과 결혼여부를 따지지 않는다고
발표한 상태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기혼자도 대학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 마당에, 우리들에게도 결혼할 자유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법의
모순


사실 대학생의 결혼문제가 심각하게 다뤄지는 것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핵심은 법과 관련이 깊다는데 있다. 중국의 ‘혼인법(婚姻法)’에는
‘결혼할 나이와 조건이 적합하다면 당연히 결혼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결혼할 수 있는 연령’이란 남자는 만
22세, 여자는 만 20세부터이다. (참고로 중국의 결혼 연령에 대해서 설명한다면, 법으로까지 지정해 놓은 결혼 적령기는 모두 중국의 인구
정책의 하나로 설정된 것이다. ‘늦게 결혼하면 그만큼 늦게 아이를 낳는다’고 믿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여러 가지 법제도 가운데 지난 1990년부터 시행된 ‘고교관리과정’이라는 조항에는, ‘중국의 어떠한 학생도 재학 기간 중에는 결혼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포함시키고 있으며, ‘결혼을 하게 되면 반드시 퇴학 처리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혼인법과 고교관리법이라는
두 법률 사이에서 명확히 드러나는 모순은,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구심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결혼해라, 말아라

이 문제가 처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2월 초부터였다. 그러나 중국 교육부에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개방적인 여론의 장을 통한 네티즌들과 학생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 교육부측은 급기야 ‘이 문제를 전적으로 학교 당국에
맡기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전국의 학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밝혀야만 했는데, 이 과정에서 12월 8일 중국의 우한대학(武漢大學)의
총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상 처음으로 학생들의 재학기간동안 결혼을 허락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우한대학 총장은 발표를
통해 “학생들은 이미 충분히 결혼의 선택이 가능한 나이에 이르렀다”고 말을 해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일과 관련하여 또다른 화제를
몰고 온 경우도 있었다. 우한대학 총장의 발표가 있은 시기에 칭다오대학(靑島大學)이 여전히 ‘학생들의 결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완강히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한대학과 칭다오 대학의 발표가 나자 서서히 다른 대학들도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고, 우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100% 반대 입장을 고수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시 우한대학측에서도 ‘학생들의 결혼을 찬성한다는 말을 취소한다’는 등
입장을 번복해, 여전히 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웃지 못할 헤프닝도 있었다.


동거족
급속히 확산


따지고 보면, 이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한 것이지만, 요즈음에 와서 사태가 커진 이유는 바로 ‘기혼자의 대학입학 시험을 허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한 사람은 학교를 다닐 수 있고, 학생은 결혼할 수 있는 조건의 나이가 되어도 결혼을 못한다는 이상한 법 규정은
중국의 대학생들만이 느낄 수 있는 모순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학교 당국과 정부의 모순된 정책은 중국의 대학생들로 하여금 또다른 문화적 현상을 낳게 했다. 바로 젊은이들의 ‘동거’이다. 중국에서는 이들을
이른바 ‘동거족(同居族)’으로 부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요즘도 젊은 남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여관이나 호텔에 출입하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한다. 이는 법으로도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남녀가 호텔에 출입할 때는 반드시 ‘결혼한 증명서’를 호텔측에 제시해야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늘어만 가는 동거족의 숫자를 보면 중국 정부의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규정도 부질없어 보인다. 동거족에 대한
중국 젊은이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얼마전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동거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권리이자 자유이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이 절반 수준이나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중국의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알고있고, 또한 그 권리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자주권 문제로까지 확대돼

그렇다면 중국의 대학생들은 왜 이처럼 자유롭지 못한 것일까? 정부의 개혁개방정책이 실시된 지도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학생들에 관한
문제에서만큼은 유독 엄격한 규정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대다수 대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허용된 기혼자의 대학 입학으로 인해 학교 내의 사정과
규칙에도 예외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이 곳에서는 ‘새로운 개념’이란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이 문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서고 있다.

중국의 각계 전문가들은, “학생들에게 결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면, 그것은 중국의 교육사상사에 있어 하나의 큰 개혁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평하고 있다. 중국정부와 전문가들이 이처럼 학생들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혼을 하게되면 학생이 추구해야 할
학업에 상당한 방해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학생이 결혼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까지 이야기하는 형편이니,
중국의 학생들은 재학 중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꿈(?)을 빨리 포기하는 게 좋을 듯 싶어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는 비단 대학생들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결혼의 자유라는 명제를 시작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자주권과 인권이라는 문제에까지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물론, 기타의 권리 문제로 자신의 삶에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주시하고 있기에 중국 당국에서도 이 문제는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지만, 중국 정부에게는 심각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궁금하다.

E-mail:cloudia00@lycos.co.kr




조동은 <북경어언문화대학 이중언어학과 3년>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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