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오후 4시. 롯데월드몰 에비뉴엘에서 면세점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맞은 편 기둥에 약 3~40㎝ 정도 찌그러진 부분이 선명했다. 당장 취재 욕심보다는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까” 였다.
엘리베이터 오작동과 천장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날 오후 롯데월드몰을 찾았다. 일단, 외관상 위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장 자체는 워낙 고급스럽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 역시, 안전 보다는 쇼핑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같은 생각은 이내 사라졌다. 일부 마감이나 장식 등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쇼핑몰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에비뉴엘에서 면세점으로 올라가는 도중 맞은 편 기둥에서 찌그러진 부분이 보였다. 어딘가에 긁혀서 자국이 난 듯 했다. 기둥의 자재를 확인해보기 위해 두드려보니 속은 비어있었다.
바로 옆 기둥에서도 자칫 균열로 오해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보였다. 기둥 밑에서 약 30㎝ 정도 되는 지점에 무언가 큰 물체에 의해 부딪힌 듯, 움푹 들어간 모습이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마찬가지로 속이 텅 빈 자재 위에 생긴 흠이었다.
물론 이 같은 흠집이 안전상 크게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픈한지 1개월 도 채 안된 국내 최고 높이의 건축물에서 기둥에 상처가 난 모습은 별로 보기좋지 못했다.
면세점에서도 깔끔하지 못한 모습들이 발견됐다. 깨진 타일, 타일 사이 틈이 비어있는 곳이 보였다.
특히 이곳은 중국 고객 뿐 아니라 전 세계 해외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국내 최대, 최고의 랜드 마크를 지향하는 건물의 면세점이라는 명성에 다소 걸맞지 않았다.
문제가 됐던 에비뉴엘관 8층 면세점 중앙 홀의 천장은 크고 작은 보들이 떠받쳤다. 수직 기둥에 붙은 수평구조물인 보에서 50㎝가량의 균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언론에 보도 됐던 곳이다. 보안 요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달 27일 언론에 가장 먼저 안전 문제가 제기된 6층 식당가로 발길을 옮겼다. 식당가에 들어서자 금이 간 시멘트 바닥을 찾았다.
당시 롯데건설 측은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시멘트 몰탈 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도했고, 그 위로 투명코팅 처리를 한 것”이라며 “설계부터 금이 간 옛 길 모습을 디자인 콘셉트로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5~6층의 식당가 ‘서울3080거리’는 1930~1980년대 서울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당시 시대의 버스, 영화관 간판 등을 함께 배치했다.
하지만 디자인 콘셉트라 볼 수 없는 부분도 보였다. 6층의 쇼핑거리와 식당거리를 들어가는 입구에서 깨진 타일들을 발견했다. 식당가의 시멘트 바닥이 아닌 쇼핑거리 바닥의 타일이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직장인이 최 모(50)씨는 “막상 와보니 (안전이) 논란거리가 될 만 한 건 아닌 것 같다”면서 “대기업이 건설하고, 차기 랜드마크로 기대 받는 건물이라 안전하게 잘 만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러버덕과 롯데월드몰의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 대전에서 올라온 이해성(27)씨도 “안전한 것 같다며. 쇼핑과 여가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고 만족했다.
반면 직접 롯데월드를 방문하지 않은 고객들의 경우는 균열과 미흡한 마감처리에 대해 불안감을 크게 느꼈다.
회사원 장 모(30) 씨는 “최근 바닥 균열과 천장 균열 등 계속되는 안전문제를 뉴스로 접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지훈(33)씨 역시 “서울시에서는 안전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아직 확신이 안 선다”면서 “균열 이야기가 계속되고, 누군가가 다쳤다는 이야기가 들리니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