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공인회계사 합격자들은 삼일 등 국내 4대 대형 회계법인에 들어가기 위해 애쓴다. 반변 이들 회계법인은 보다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회계사들은 구직 경쟁, 회계법인은 구인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삼일, 딜로이트 안진, 삼정, 한영 등 국내 4대 회계법인이 신규 채용하는 공인회계사는 최대 채용인원을 기준으로 ▲삼일 250명 ▲안진 150명 ▲삼정 200명 ▲한영 150명 등 모두 750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공인회계사 합격자 886명의 85%에 달하는 숫자다.
지난 28일 발표된 29회 공인회계사 시험의 최종합격자는 모두 886명이다. 이들중 대부분이 최종 합격 전에 이미 학교별로 이뤄지는 취업설명회 등을 통해 4대 회계법인에 원서를 냈다.
공인회계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수습을 어느 회계법인에서 하느냐에 따라 출발이 달라지고, 회계사로서의 경력을 쌓은 후 개인 사무실을 열거나 공공기관으로 옮길 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4대 회계법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4대 회계법인 역시 신규 인력이 꾸준히 필요하기 때문에 매년 600명 이상을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 역시 "지난 6월부터 학교별 채용설명회 등을 통해 지원서를 받았다"며 "회계법인에 중복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900~1000명 정도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을 전제로 입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인재 채용은 리더십, 글로벌 역량, 인성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면접을 통해 리더십, 관계형성능력(릴레이션십), 글로벌 역량, 비즈니스 역량 등을 평가하고 있다
안진 회계법인은 '위 씨 피플(We see people, 사람을 봅니다)'이라는 채용슬로건을 내걸고, 올바른 직업의식과 인성을 위주로 지원자들을 평가한다. 이를 위해 면접관 6명과 면접자 5명이 함께 면접을 진행한다.
삼정의 경우 글로벌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원칙을 갖고 면접을 진행 중이다.
한영은 글로벌 역량을 가진 통섭형 인재를 찾는 것이 목표다. 한영 관계자는 "국제적인 업무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도 관심을 가진 통섭형 인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원하는 회계법인에 들어가기 위한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들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일단 회계법인이 최종 합격자를 정한 후에는 2~3곳에 동시 합격한 인재들이 회계법인을 역선택할 수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들은 누가 봐도 뛰어나기 때문에 2~3곳에 동시에 합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계사 시험 최종합격자 중 영어 능력이 우수하고, 금융 이외의 다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으면서 인성까지 좋다면 여러 회계법인에 동시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회계법인간의 인재 쟁탈전도 치열하다.
올해의 경우 한영을 제외한 삼일, 안진, 삼정의 예비소집일은 9월15일로 모두 동일하다. 예비소집일은 각 회계법인의 입사시험에 최종 합격한 이들이 고용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날이다.이에 따라 동시 합격자들의 '역선택'이 곳곳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한영의 경우 예비소집일 없이 9월22일 곧바로 합격자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공인회계사시험 최종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채용이고, 중복지원이 열려있어 '선택'과 '역선택'이 동시에 이뤄지는 특수성이 있다"며 "지원자들과 회계법인이 모두 치열한 눈치작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