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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룹'이 나타났다, '바버렛츠' 세상에 이런 걸그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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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진짜 복고', '진짜 그룹'이 나타났다. 인디 걸그룹 '바버렛츠'(안신애·김은혜·박소희)로 대중음악계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몇년 새 가요계에 분 복고 열풍은 대부분 기존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하는데 그쳤다. 그룹은 화음을 내기에 유리한 구성이지만, 파트를 나누거나 군무를 보여주는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바버렛츠는 그러나 두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준다. '시간여행 걸그룹'이라는 별칭답게 한국의 여성 보컬 그룹 '김 시스터즈', 미국의 보컬그룹 '앤드루 시스터즈' 등 1950~60년대 사운드를 자신들이 만든 곡으로 옮겨낸다. 또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세 명이 모두 메인보컬로서 화음을 유지하는 경우도 국내에서는 드물다.

2012년 가을 결성된 된 뒤 최근 첫 정규앨범 '바버렛츠 소곡집 #1'을 낸 바버렛츠가 '유일무이'한 그룹이라는 극찬을 받는 이유다.

가요·인디·재즈 신에서 이미 이름을 날리던 싱어송라이터 안신애(28)를 주축으로 김은혜(27)·박소희(23)가 우연한 계기로 뭉쳤다.

역시 화음을 내는 보컬그룹 '스윗소로우' 멤버들과 친분이 있고,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보컬그룹 'SG워너비' 멤버 김진호(28)와 친구인 안신애는 뮤지션들 사이에 실력파로 소문이 났다.

중저음이 매력적인 박소희는 실용음악학원에서 안신애에게 노래를 배웠다. 대학 청소년학과에 다니며 흑인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김은혜는 안신애와 한번 만났던 인연이 발전됐다. 이후 홍대와 이태원의 클럽은 물론 동네 어르신 잔치 등을 돌며 화음을 다져왔다.

'이발소 언니들'이라는 팀이름에 음악 정체성이 녹아있다. 미국 경음악 용어인 '바버숍 하모니'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옛날 미국에서 이발관은 일종의 클럽이었다. 오락으로 합창 또는 합주를 했고 이로 인해 독특한 화성이 만들어졌다.

앨범을 내기 전부터 영상 콘테스트 사이트 'vube.com'에서 화제가 된 1960년대 여성 보컬그룹 '로네츠'의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 패러디 영상은 이들의 성향과 실력을 단숨에 보여줬다.

프로듀싱과 함께 앨범에 실린 8곡 중 6곡을 작곡한 안신애는 "어렸을 때 교회 성가대를 했던 기억이 은연 중에 계속 남아있었나 봐요. 고등학교 때 아카펠라에 관심이 많아서 스윗소로우 오빠들 연습하는데 가서 구경하기도 했죠. 그렇게 화음에 대한 노스탤리지어로 화음 그룹을 떠올리게 됐죠. 레트로 컬처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하다가 바버숍 대해 알게 됐죠"라고 말했다.

안신애 덕분에 1960년대 음악과 문화를 접하게 된 김은혜와 박소희는 그럼에도 당대 문화를 가져오는데 그치고 싶지 않았다. "그 때 문화를 가져오되 재해석해서 저희만의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첫 앨범은 그런 의도를 담은 앨범이에요."(김은혜)

시인 김용택(66)이 자신의 생일 잔치에서 바버렛츠의 노래를 듣고 부른 "가시내들아"에서 모티브를 삼은 타이틀곡 '가시내들'은 정체성이 가장 잘 묻어나는 곡이자 주제가다.

"조그만 가시내들이 모여서 노랠 부르면 온동네 청년들은 마음 설레어 하네 가시내들 노래 들으러 오네"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이 노래는 같은 음에서 시작, 화음이 갈라지고 어우러지며 1960~70년대 이후 가요사에서 잊힌 여성 삼중창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요즘 듣기에 제격인 아카펠라 트랙인 '한 여름밤에 부는 바람'과 '한 여름밤의 꿈'은 록계에 획은 그은 미국의 '비치 보이스'와 영국의 '비틀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미국 그룹 '폴 프레시 맨'의 자장권 안에 있다.

'봄맞이'는 '목포의 눈물' 이난영(1916~1965)의 동명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이난영과 고인의 딸들인 김시터즈에게 바치는 사랑과 존경의 메시지다. '사랑의 마음'은 이난영의 '봄날은 간다'에서 영감을 받아 팀 결성 후 안신애가 가장 처음 만든 자작곡이다.

미국의 어덜트 컨템포러리 가수 바비 빈튼(79)의 '미스터 론리(Mr.Lonely)'의 영향을 받은 블루스풍의 '미시즈 론리', 안신애가 뉴질랜드 여행 중 만난 영국 재즈싱어송라이터 커즌 앨리스에게 선물받은 '쿠커리추(Kukerichoo)' 역시 인상적이다.

특히 일렉트로 스윙 장르인 '쿠커리추'는 앨리스가 바버렛츠의 영상을 본 뒤 안신애에게 준 곡으로 바버렛츠의 귀여움과 화성이 잘 묻어난다.

바버렛츠는 1950~60년대의 다소 부족한 듯 들리지만 따뜻하고 풍성한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디지털로 녹음된 소스를 아날로그 테이프로 일일이 재생해서 녹음했다.

무엇보다 세 명의 보컬이 동시에 하나의 마이크를 사용해 밸런스를 맞추는 모습이 특이하다. 음향기기가 발달하지 않았던 1950년대 전후 공연장 또는 녹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장면이다.

"(미국 컨트리 가수) 자니 캐시를 다룬 영화 '앙코르'를 보고 시작을 했는데 저희 소리로 자체 밸런스를 조절하니 오히려 공연할 때 더 효과적이더라고요."(안신애)

화성을 맞추는 그룹이다 보니 무엇보다 팀워크가 단단해질 법하다. "서로 톤을 맞춰 나가다 보면, 재미가 있어요. 어느덧 화음이 딱 맞는 순간이 있는데 그 때는 저희도 모르게 전율이 느껴지죠."(김은혜)

"노래를 하다 보면, 기분이 좋은 날도 있고 예민한 날도 있죠. 그런데도 화음을 맞춰야 하다 보니 서로에게 많이 배워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잖아요. 호호호."(안신애)

김광석(1964~1996)의 '서른즈음에'의 작곡가이자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음악감독인 강승원(55)을 비롯해 홍대앞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1인 프로젝트 밴드 '아스트로 비츠'의 bk(김범수), 그룹 '울랄라 세션'의 박광선 등 뮤지션들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저희가 (선배들이) 시키면 다 하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음악을 하면서 사는 게 여러모로 이익이 많다고 생각해요. 축복이라고 생각해요."(안신애)

이들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재미'다. 그래서 남이 시켜도 좋기 때문에 노래를 부른다. "같이 있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그런데 '남을 즐겁게 만들자'라는 생각 자체가 좋지 않더러고요. 저희가 재미있게 즐기면 자연스레 같이 놀게 되는데 말예요. 저희는 그런 팀이 되고 싶어요"(안신애)

"지금까지 무엇을 정해서 시도하기보다는 재미 있어서 해왔어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것을 계속하고 싶어요"(박소희), "셋 만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살아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어요. 앞으로 더 재미있고 그 과정에서 행복해졌으면 해요."(김은혜)

이들의 음악성과 즐거움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일고 있다. 일부 K팝 관련 블로그는 바버렛츠를 '새로운 K팝'으로 명명하며 이들 관련 소식을 그룹 '샤이니' '엑소'와 나란히 게재하기도 했다.

"어떤 해외 팬이 유튜브로 저희 동영상을 보고, '너희들 음반을 서포트하고 싶은데 실제로 구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는 문의를 댓글로 달아줬더라고요. 저희들도 정말 놀랐어요."(안신애)

진짜배기 'K팝'에 대한 반응이다. '가시내들'이라고 노래하는 한국적인 정서의 K팝은 지금까지 없었다. 오랜만에 진짜가 나타났다. 이들의 진짜다움은 7월6일 오후 3·6시 서울 홍대앞 클럽 벨로주에서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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