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구름많음동두천 -1.2℃
  • 구름많음강릉 8.2℃
  • 구름조금서울 0.3℃
  • 구름많음대전 3.8℃
  • 흐림대구 9.6℃
  • 맑음울산 11.4℃
  • 구름많음광주 6.1℃
  • 구름많음부산 13.3℃
  • 구름많음고창 5.5℃
  • 구름조금제주 10.2℃
  • 구름많음강화 -0.1℃
  • 구름많음보은 2.8℃
  • 구름많음금산 5.0℃
  • 구름많음강진군 7.1℃
  • 흐림경주시 10.5℃
  • 구름많음거제 12.7℃
기상청 제공

경제

유통 공룡 ‘대형마트’, 지역상인 내몬다

URL복사
대형마트의 공격적인 공세에 재래시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각 지자체별로 캠페인을 벌이고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환경을 정비하는 등 온갖 대책을 마련했지만 성과라고 보기엔 미비하다. 대형마트는 전국 각지로 입점을 늘려가며 호주머니를 불리고 있다. 그 충격에 벗어나지 못해 문을 닫거나 근로자로 전업을 하는 주인도 생겨났다.
생존권 위협받는 중소상인들
대형마트업체들은 추가 출점을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처질 수밖에 없는 사업의 특성상 목이 좋은 곳을 찾아 치열한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각 지역에 출점소식이 들릴 때마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영세 상인들은 반대시위를 벌이며 출점을 가로막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신규점포를 개장할 때마다 요란법석을 떨던 대형마트들도 소리 소문 없이 의식을(?) 간소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104호 광명점을 오픈하면서 기존의 방식과 달리 홍보 없이 문을 열었다. 주변 중소상인들은 개장 첫날부터 ‘개점 반대’를 외치며 극렬하게 저항해 왔다.
상인들은 대형마트의 공세를 막기 위한 나름대로의 대책위원회까지 조성해서 반발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출점은 지자체와의 갈등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출점을 둘러싸고 전주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전주시 덕진구 일대에 매장을 짓고 건물 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시가 반려해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더구나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몸집 까지 줄여가며 출점하고 있어 지역 상인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진다. 기존의 3천평대 이상의 초대형 매장을 수백평대의 ‘소형마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이같은 전략 변화는 대형마트 간 출점 경쟁으로 더 이상 대형 매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대형 매장 입지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등 신규출점 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점포 출점이 본격화될 경우 명맥만 유지해오던 슈퍼마켓과 동네 구멍가게 등도 잠식당할 위기에 처해진다.


최경주 대형마트.SSM확산 비상대책위 사무국장은 “대형마트 때문에 죽은 중소상인들이 동네 상권을 노린 소형마트의 확산으로 두 번 죽는다”며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해 정부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경제 기여도는 낮고 역외유출 심화
대형마트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역외로 유출되는 지역자금이 상당해 사실상 지역경제 기여효과는 미미하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는 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경북지역의 경우 대형마트의 전체 매출은 3천110억여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대형마트의 증가로 지난해는 11월말까지 매출액이 7천340억여원으로 4년 만에 두 배를 넘었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대형 유통업체가 100여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지역복지사업에는 수익의 0.25%밖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다.
대형 유통업체가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다는 주장이 입증된 셈이다. 매장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매일 본사로 송금하면서 지역경제의 쏠림현상을 부추긴다. 대형마트의 매출 액 중 종업원 임금과 관리비, 현지 물품구입비 등을 제외하고는 대형마트의 본사가 있는 서울 등으로 유출된다. 연간 매출 40억원 이상인 업체는 상공회의소법에 따라 해당 지역의 상공회의소 회원이 되어 회비를 납부해야 하지만 회비를 납부 한 대형마트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또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공산품의 구매도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한데다 고용창출 기대효과도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전통시장 등 기존 상권의 위축은 생존권을 위협할 정도다. 이 때문에 경북 상주에서는 농민회 등이 대형마트 규탄시위를 벌였고 문경에선 대형마트 입점 반대운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이원재 한겨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에 뿌리를 둔 점포가 뿌리 채 뽑혀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기업의 활동에서 사회책임경영 측면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외국의 경우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하면서 지역의 소규모 토종업체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지역경제의 기반 위에서 영업하는 상생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상호 동반성장과 협력을 위한 ‘제조-유통 상생협의회’가 발족했다.
대형마트, 유통시장 잠식
대형마트가 증가하면서 기존 중소 유통업체의 매출을 상당부분 잠식, 유통시장의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다. 1996년 유통서비스업 개방 당시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유통시장이 외국계 대형할인점에 먹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개방 10년 만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한판 승부에서 이기고 외국계 유통업체를 퇴출시켰다. 까르푸와 월마트는 한국시장에서 유독 힘을 못 쓰고 국내 업체에 인수되면서 한국에서 떠났다.
하지만 성공 뒤엔 희생자가 따랐다. 2000년 매출액을 100으로 볼 때 대형 유통업체 매출액은 1996년~2006년 사이 20.1에서 2천111로 10배 넘게 성장한 반면, 재래시장을 포함한 기타 소매점은 97.9에서 93.4로, 슈퍼마켓은 114.4에서 95.5로 줄었다. 1998년 8천91개였던 대형유통점은 2005년 307개로 330%나 늘었지만 영세소매점은 70만 6천개에서 62만 6천개로 11.3%가 줄었다. 대형마트의 성장은 이처럼 재래시장의 위축을 초래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강구하며 영세 상인의 회생을 도왔지만 ‘반쪽자리’에 불과했다. 2002년 재래시장 활성화 특별조치법이 마련됐지만 시장과는 손발이 맞지 않았다. 재래시장 활성화대책, 소상공인지원책을 중심에 두고 한계에 이른 자영업자를 고용지원서비스를 통해 근로자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천719억원을 들여 환경을 개선하고 올해도 1천906억원을 투입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속도를 정부의 정책이 따라가지 못한다. 강원도 춘천시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까지 2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재래시장의 매출액이 얼마나 증대됐는지 고객은 얼마나 늘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모양만 갖춰놓고 현실적으론 가진 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쓰고 있다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대형마트와 영세상인간의 양극화는 괴로운 문제지만, 국제규범이나 소비자 후생, 유통산업 발전 등을 볼 때 정부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한 것도 사실상 대형마트의 규제에 반대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의 출점을 반대하는 지역 상인들은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