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리코의 식탁' 시사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은 영화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던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서로 마이크를 가져가려는 관객들로 인해 질문 제한이 이뤄졌을 정도. 비록 제한된 시간 때문에 궁금한 점은 다 해소하지 못했지만 소노 시온 감독을 직접 보는 자리였기에 관객들의 기쁨은 더 컸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후 두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소노 시온 감독은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대답을 해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자살하려는 주변 사람들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하시냐”는 한 관객의 질문에 “말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그럴 바엔 그냥 죽으라고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오히려 오기로 일어선다”라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의 감독 중에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딱히 누구를 좋아한다기보다 한국영화를 요즘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한국의 감독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시각과 연출력이 있어서 누가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국내 영화의 우수성을 칭찬하기도 했다.
관객들의 질문은 연이어 이어졌는데 17세 노리코의 가출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한 관객의 말에는 “나도 실제로 17세 때 가출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장면들이다”라고 말해 객석을 다시 한번 웃음바다로 만든 후 “시나리오를 쓸 때는 특정한 장면이나 구성을 생각하지 않으려 하며 내 앞에 누군가가 있다고 상상하면서 그 사람과 대화하듯이 시나리오를 쓴다”고 말했다. “영상시인이라는 닉네임이 항상 따라다니는데 시가 영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도 “특정 시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며 지금은 시를 쓰지 않지만 아직도 영화 장면을 구상할 때는 시가 크게 작용을 한다”고 답했다. 약 40분 정도로 진행된 소노 시온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는 부천국제영화제에서 관람했던 관객들도 다시 한번 영화를 관람하고 질의응답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끝난 후에는 소노 시온 감독에게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으려는 관객들로 극장 통로는 인산인해가 됐으나 소노 시온 감독은 싫은 표정 하나 하지 않고 일일이 응해줘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의 소통을 시작한 영화 '노리코의 식탁'은 오는 2월1일 종로 필름포럼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