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협력자' 조선족이 자살을 시도했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노정환 외사부장)은 국가정보원에 문제의 중국 공문서 일부를 전달한 A씨가 지난 5일 세 번째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서울 영등포구 소재 L모텔에서 흉기로 신체 일부를 그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5일 낮 12시께 조사를 받았던 검사에게 "어제 인사를 못하고 와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너무 죄송하다. 이제 볼 일이 없을 것 같다. 아무쪼록 건강하고 행복하시라. B검사에게도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전해 달라"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오후 6시께 자살을 시도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검찰은 곧바로 A씨의 소재를 긴급 추적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고, 오후 6시30분께 해당 모텔 직원의 신고로 A씨를 발견해 여의도 소재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현재 위독하지만 의식이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는 검사와 검찰수사관, 가족이 함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글자를 큼지막하게 쓴 4장 짜리 유서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하는 이유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검찰 조사와 관련한 내용이나 국정원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진상조사팀을 총괄 지휘하는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검사장)은 "유서에 명시적이진 않지만 자살 시도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있었다"며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상당히 위중한 상태로, 후유증 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가 귀가 후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만난 사람과 통화내역 등을 분석하는 한편 A씨가 또 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중국 국적의 북한이탈주민인 A씨는 주한중국대사관 영사부가 위조문서라고 밝힌 검찰 측 '싼허변방검사창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를 국정원 요원을 통해 검찰에 전달한 인물이다.
지난1일 국정원 직원을 통해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데 이어 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장시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세 번째 조사는 4일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이뤄졌다. 조사 과정에서 이인철 주선양 교민담당 영사 등 국정원 요원 등과의 대질심문은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일을 하고 국내에서 일정기간 체류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를 병간호하고 있는 가족은 자살 시도 사건이 있기 전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