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중국과의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위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 진상조사팀(팀장 노정환 부장검사)을 총괄 지휘하는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검사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사법공조를 위한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여러 창구를 통해 타진하고 있고 현재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중국 공안당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간첩사건 당사자 유우성(34)씨에 대한 허룽시 공안국 명의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 및 (발급)사실조회서 등 문서의 위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관계자의 진술 뿐만 아니라 관인, 영사인증 및 문서발급 내역 등 객관적인 물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중국 당국에 공식적인 사법공조를 요청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검찰청은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공조 범위 및 요청 자료를 선별하고 문서를 번역하는 등의 내부 절차를 거의 끝마쳤다.
윤 검사장은 “의혹을 풀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는 중국에 있다”며 “효과적인 진상규명을 위해 중국 공안당국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주한중국대사관 영사부가 “법원에 제출된 검찰 측 문서 3건은 위조문서”라고 이미 밝혔던 만큼 검찰이 중국대사관의 공신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 검사장은 “중국대사관 영사부가 위조문서라고 밝힌 것은 법원의 사실조회 요청에 대한 회신이고, 중국 지방정부를 상대로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률가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추상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떻게 된 것인지 좀 더 공신력 있게 확인하고 싶다는 차원이고, 원본 등 자료 확보를 위해서는 포괄적으로 공조가 필요하다”며 “신뢰성이나 주정부-지방정부간 위계 문제, 이런 부분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국정원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지난 25일 오후 늦게 제출받아 검토 중이다. 2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국정원 측이 문서를 입수·전달하게 된 경위 등이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조문서 3건에 모두 관여된 이인철 주선양 영사 외에 다른 직원이 개입됐으며 위조나 조작은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검사장은 보고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보고서 내용이 타당한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에 부합하는지 가려내는 것이 진상조사팀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선양 주재 총영사관으로부터도 필요한 자료의 대부분을 제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