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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박수를’

  • 등록 2006.12.20 1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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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대통령 선거했어? 기권했다고? 제일 나쁜 XX가 누군지 알아? 노XX찍고 이민 간 자들이야.” 집권4년째, 누가 과연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나 의아할 정도다. 노란 풍선, 노란 돼지 저금통, 아니 대통령 탄핵 반대 외침 속에 국회의사당을 질질 끌려 나갔던 이들조차 이제는 친노-반노로 갈린 핵분열아래 ‘대통령 흔들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흔드는 여야, 바닥모를 지지도 하락이 끝도 없이 이어진 집권4년. 특유의 직설적 문제풀기 방식은 쉴 새 없이 반대집단의 반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남은 1년. 노무현식 질주는 이대로 ‘실패’하는걸까.
순수,열정,개혁의 기치아래 그토록 수많은 서민의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 기득권 집단을 해체하며 수많은 서민들에게 ‘고졸출신 대통령’의 희망을 안겨준 사람. 하지만 국민의 심정적 지지와 동조에도 불구 실직과 무주택, 끝없는 경기침체의 늪을 헤쳐 나오지 못한 참여정부 남은 1년에 이제 ‘분발의 박수’를 보낸다. 참여정부여, 노대통령이여 기꺼이 ‘꼴찌에게 박수를’ 던진 이땅의 수많은 국민들의 응원을 잊지 말기를 ….
이쯤대면 오기도 꿍꿍이도 노림수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어느 간 큰 대통령이 야당도, 언론도, 국민도 등 돌린 채 자신의 집권4년을 질타하고 급기야 여당내 반노세력까지 집단 반발에 나섰는데 아직도 ‘노림수’를 숨긴 채 꿍꿍이를 도모할까.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는 것이 없다’며 힘겨운 토로를 건넨 노 대통령의 편지가 ‘노림수’를 찾는 정파간 꿍꿍이에 밀려 눈덩이처럼 커진 요즘, 열린우리당 핵분열에 가속화를 붙인 ‘노의 편지’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늘 어디서고 문제가 된 ‘노무현식 직설적 문제풀기’가 여당내 친노-반노간 격한 파문을 불러왔다는게 여론의 지적이기도 했고 굳이 해외순방길에 당원에게 편지를 쓴 궁극의 이유가 궁금하던차 ….

노무현의 편지 ‘무슨 내용이길래’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물론 야당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정책적 대안도 없고, 대화나 타협도 거부하고, 국회의 절차도 거부하니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학법 개정이후 1년여. 찬성도 반대도 없이 국회에 발목 잡힌 중요법안으로 국정수행도 불가했다고 했다.
“예산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이 특별히 열심히 하려고 하는 일의 예산을 다 깎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해마다 예산을 제때 통과시켜 주지 않아서 전국의 행정이 새해 1월 중순까지 발목이 잡히니 새해의 계획도 차질이 생깁니다. 올해에도 또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수없이 많은 언론의 질타를 받았던 인사권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사사건건 시비가 걸리고 발목이 잡힙니다. 그 중에서도 대통령과 뜻이 맞아야 하는 자리일수록 더 심하게 흔들고 발목을 잡습니다”라고.
역대 정부 후반기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야당의 정치공세와 여당의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국정이 어려웠던 얘기, 문민정부 말기 정치권이 대통령 선거에만 몰두해 여권이 분열되는 등 국정운영이 표류하면서 6·25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IMF 외환위기를 겪은 얘기에서 국민의 정부 후반기 야당의 공세로 당시 통일부장관이 해임되고,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두 번이나 연속적으로 부결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없었고, ‘신용불량자 급증’ 등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웠던 국정표류 반복까지 구구절절히 써내려간 편지.

언론 ‘정계개편 관망 않겠다’ 보도
“저는 이 문제가 여소야대, 그것도 지역구도하의 다당제와 결합된 여소야대라는 최악의 정치구도가 그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여소야대는 지역구도하의 다당제와 결합되어 정당간의 정상적인 경쟁과 협력정치를 근본적으로 어렵게 합니다.”
정책보다 지역간의 정치적 대립과 불신에 바탕한 지역구도는 대화와 타협을 불가능하게 하고, 규칙과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정치를 낳는다는 지적에 까지 이르자 언론이 보도한 ‘노대통령 정계개편 논의과정 관망불가 의지 표명’ 의 속내가 보였다.
출국 전 여권에 불붙은 통합신당 논의를 ‘지역주의 회귀 시도’라고 규정했던 노 대통령이 당원에게 보낸 편지는 그래서 곧바로 ‘노무현 발 정계개편 노림수’로 이어진 셈.
“한국에서는 뿌리깊은 집권 대 비집권의 이분법적 구도로 여야가 갈라지고, 또한 대립과 불신의 지역구도를 통해 대결 정치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지난해 연정을 제안했던 것은 야당과의 협력과 타협을 통해 국정의 교착상태를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참여정부에서 연정은 불가능한 상태이고, 제가 다시 제안할 수도 없지만 연합정치는 한국정치의 발전과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언젠가는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연정도 거부한 야당, 여·야·정 정치협상같은 대화와 타협 제안도 거부당하고, 책임 있는 대안 제시나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내주지도 않는 상황의 되풀이 속에서 정치권이 대통령에게만 혼자 책임을 다하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노무현 집권4년 ‘명과 암’
집권4년째. 참여정부로 불린 노무현 정부의 명암을 돌아봤다. ‘물러날 때 60점 정도만 받고 싶다’던 노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축사는 과연 그때처럼 ‘겸손한 대통령’으로 박수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지금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물론이고 야당과 언론조차 대통령의 지도력이나 그가 추진했던 정책에 ‘실패’를 던지지 않을 사람이 없다. 전효숙 헌번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철회 등 거듭된 인사정책 실패에서 야당에 대한 연정제안, 전국방방곡곡을 부동산 광풍으로 몰아넣고만 셈이 된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이르기까지.
이제 남은 임기 1년. 이미 지나온 노 정부 4년의 명암을 조금 깊게 들여다보자. 소위 386정치로 대변되는 노 정권의 특징은 이념적으로 자유롭고 반미를 표방하며 탈냉전적 사고에 근거한다. 하지만 반미를 표방하면서도 이라크 추가파병엔 끝까지 동조한 노 정권은 그럼에도 불구, 북한에 대한 지극히 유화적인 정책의 추구로 국보법의 사실상 기능정지를 이끌어 내면서 보수진영의 엄청난 질타 역시 면치 못했다.
노무현 정부가 주목한 386정치는 노 정부가 소위 강남으로 상징되던 기득권집단을 해체하고 새로운 권력집단 창출을 추구하려 했다는데 맞춰졌다. 개혁을 기치로 새로운 권력집단을 창출하고 강남 권력집단에 불만을 품었던 수많은 국민대중으로부터 지지와 동의를 얻어내려 했던 노 대통령.

국민대중의 지지와 동의는 어디가고
수도이전. 행복도시로 대변되는 노 정권의 강수는 하지만 인구분산의 명분과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으로 이어졌지만 이같은 명분과 위협에도 불구, 대다수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하면서 전국을 부동산 광풍으로 몰아넣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명분에만 머물뿐 국가의 장기적인 비전제시에 실패했으며 구체성마저 결여된 그의 수도이전정책은 그나마 전격 동의했던 충청권으로부터도 집단반발과 비난을 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집권초기 단행한 사법개혁은 국민적 지지와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지연과 학연 등으로 똘똘 뭉친 보수 파워 엘리트집단의 해체를 겨냥한 사법개혁 정책은 정치에 국한되지 않은 채 경제에도 파장을 미쳐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소액 주주가치를 높이는 소액주주운동이라는 경제개혁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정부 4년이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질타를 이끌어낸 접점엔 늘 노 대통령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대국민 설득부재가 함께 한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최근 호주를 방문중 가진 동포간담회를 통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나 역시 과거 군사독재 시절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나 ‘편가르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과오’를 시인”하며 “개인적 정치역량 부족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이뤄내지 못한데 대해 대가를 톡톡히 받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꼬투리 잡기’ 그만 ‘꼴찌에 박수를’
지금 끝도 없는 실직과 험난한 구직란속에서 전국이 부동산 광풍이지만 여전히 무주택 설움이 버겁기만 한 사람들.
“국정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라던 대통령의 힘겨운 토로는 그를 희망으로 알고 그가 열어줄 열린 정책을 기대하던 이들에게 이제 남은 1년도 ‘힘겹다’만 되풀이하며 마침표를 찍을 셈일까.
순수,열정,개혁의 기치아래 그토록 수많은 서민의 지지를 받았던 ‘고졸 대통령’. 당신은 남은 임기 1년, 여전히 무주택과 실직에 등 떠밀린 채 ‘꼴찌에게 박수를’ 잊지 않았던 국민들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사학법 개정이후 1년여. 찬성도 반대도 없이 국회에 발목 잡힌 중요법안으로 국정수행도 불가했다’는 대통령에게 여전히 ‘꼬투리 잡기식’으로 사학법 연내관철을 외치는 야당,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에 끝도 모를 토를 달던 보수언론이여. ‘꼴찌에게도 박수를’ 던질 줄 알았던 국민이기에, 1등보다 더 격려해준 2등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경제는 ‘찌지리 저급 정치’에도 불구, 3천억불 수출탑 달성을 가능케 하지 않았던가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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