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종근 기자] 울산에 사흘째 폭설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오후 12시30분을 기해 대설주의보가 해제된 울산은 16㎝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기상대는 12일 새벽까지 1~3㎝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 북구지역에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려 폭설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10일 북구 모듈화 산업단지 내 공장의 지붕이 붕괴하면서 19살 고교 실습생 1명이 사망하고, 11일 오전 0시 41분께 북구 효문동 한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공장 지붕이 무너져 근로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11일 오후 12시4분께 울산 북구 효문동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자동차부품 공장 지붕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고 골조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공장 안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2명이 사고를 입고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5개 공장 지붕이 붕괴됐다. 북구 염포시장 아케이드가 내려앉았으며, 울주군 서생면과 북구 상안동의 비닐하우스 일부가 무너졌다.
이번 폭설로 울산지역에서만 2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부상을 당했다. 폭설로 119구급대가 출동한 건수도 35건에 달했다. 대부분 눈길 교통사고와 응급환자 이송이었다.
지붕이 붕괴되거나 전신주가 부러지고, 붕괴가 진행되는 곳도 22건에 달했다. 정전사고와 교통 대란으로 기업체의 피해도 잇따랐다.
10일 오전 울산 남구용연변전소에서 한주(울산석유화학공단 전기 공급 업체)까지 이어진 15만4000v 송전선로가 끊기면서 10여 개 석유화학업체의 공장 가동이 멈췄다.
석유화학업체는 공정 특성상 한 번 멈추면 원료가 굳어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폭설이 집중된 북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는 근로자들의 대량 지각사태와 부품 공급 차질로 10일 3공장 일부 라인이 20여 분 늦게 가동됐으며, 10일 오후조가 2시간 일찍 퇴근했다.
도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울산과 서울을 오가는 항공편 14편이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모두 결항됐다. 12일엔 시정 확보 여건에 따라 운행이 재개될 수 있다.
10일 오전엔 주요 도로에서 대형차가 멈춰서는 사고로 출근길 정체가 심각했다. 11일엔 다행히 큰 혼잡이 없었다. 주요 도로도 제설작업이 완료돼 소통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울산시는 전 직원 비상근무를 해제했으나, 시와 구·군 재난 및 제설부서는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은 12일 새벽까지 1~3㎝의 눈이 더 내릴 수 있어, 폭설로 인한 피해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