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지난달 31일 발생한 전남 여수 낙포각 원유2부두 충돌 사고 시각 광양항에서 여수외해 쪽으로 항해하던 컨테이너선 ‘사라호’가 원유 부두 앞을 지나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사고 연관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여수광양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사라호가 원유 부두 앞을 통과한 시간이 충돌사고 5분 후인 9시40분이라고 밝혔으나 사고 시각인 9시35분에 사라호가 원유부두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CC-TV영상에 잡혔다. 이에 따라 사라호 통과 시각과 VTS의 정상적 관제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해경이 확보한 40여초 가량의 CC-TV영상에는 '우이산'호가 부두에 충돌하기 직전 화면 왼쪽에 ‘사라호’가 진입한다.
‘우이산호’가 부두와 충돌해 송유관 3개를 끊은 후, 송유관에서 기름이 치솟기까지 걸린 시간은 30여초. 기름이 치솟아 바다로 뿌려지는 시각 '사라호'가 원유부두 앞을 거의 통과한 장면이 영상에 생생히 담겨 있다.
앞서 ‘우이산호’는 지난달 31일 오전 9 맞은 편 항로(광양→여수 외해 방향)로 내려오는 컨테이너 선박보다 먼저 부두에 진입하기 위해 무리한 좌회전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사고 당시 영상에는 한 화면에 두배가 동시에 찍혀 있어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맞은 편 항로에서 내려온 컨테이너가 원유부두 앞을 지나간 시각이 당초 여수광양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밝힌 9시40분부터 43분까지가 아닌, '우이산호'가 충돌한 9시35분께일 가능성도 없진 않다.
우이산호가 부두에 충돌 후 송유관 3개를 완전히 파손하고, 파손된 관에 기름이 치솟아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초다.
충돌 직전 영상에서부터 원유부두 인근에 '사라호'의 앞부분이 찍혔으며, 기름이 치솟은 30초 후에는 사라호가 원유부두 앞 해상을 거의 통과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 속도라면 사라호는 사고 시간 5분 후 여수 외해로 멀리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해상전문가들의 견해다.
여수광양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언론을 통해 “유조선이 부두에 접근할 당시에는 컨테이너선박은 2㎞ 밖에 있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해상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해상에서 2km는 굉장히 가까운 거리인데다, 우이산호의 배 길이가 330m가 넘어 배 길이의 5~6배에 불과할 정도였고 당시 속도가 7노트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위험한 거리였다”고 말했다.
해운사 업체관계자는 “우이산호가 마주오던 컨테이너 선박에 앞서 무리하게 좌선회를 하다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 아니냐”며 사고 원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께 16만t급 싱가포르 선적의 유조선 ‘우이산호’는 여수 낙포각 원유2부두로 접안하려다 송유관 파이프 3개를 들이받아 원유와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 16만4000리터가 바다로 유출돼 방제작업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