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뉴스 강신철 기자]양승태 대법원장은 25일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차한성(59·사법연수원 7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조희대(56·13기,사진)대구지법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박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청하면 국회는 청문회를 거쳐 동의 투표를 하고, 동의 투표가 통과되면 박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하게 된다.
대법원은 “설 연휴가 임박해 더 이상 임명제청을 늦춰서는 차 대법관의 임기 만료일 전에 후임 대법관 임명이 어려울 수 있다”며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해 후임 대법관이 공백 없이 임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오늘 대법관 임명제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계각층의 의견과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토대로 전문적 법률지식,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에 대한 소신, 합리적 판단력, 인품,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과 건강, 봉사자세, 도덕성 등에 관한 철저한 심사·평가 작업을 거쳤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 출신인 조 후보자는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27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사법연수원 교수·서울지법 부장판사·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당시 이른바 '수원역 노숙 소녀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10대 청소년 4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맡아 "자백의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해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된 다른 2명까지 향후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7년에는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을 맡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등 ‘원칙론자’로 통하기도 한다.
그는 평소 재판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며 혼신의 열정을 쏟아 판결문을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하면서 환경법 판례 교재를 새로 제작하고 민사집행법 교재를 개정법 시행에 맞춰 전면 수정․보완하는 등 연구하는 법관으로도 유명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그가 소통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펼쳐왔던 만큼 국민과 소통하며 신뢰받는 사법부를 만들어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법정 처리기간이 20일인 것을 고려하면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 등 제반 일정에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대법원이 휴무일에 대법관을 임명 제청했던 전례는 2008년 8월 양창수 대법관 임명제청과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임명제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