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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성우 작가의 월출산 탐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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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작가와 닮았다. 첫 개인전을 가진 박성우(41) 작가와 그의 작품을 만난 소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그렇다. 지난 10월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출발해 11월30일까지 고흥 도화헌미술관으로 이어진 릴레이 개인전을 열고 있는 박 작가는 근래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찾기 힘든 장대하고 순수한 미학의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극세필 화법으로 산의 다양한 형상을 묘사한 12점의 회화들은 지극히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산수화를 연상시키면서도 모던하고 날카롭다.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난 박성우 작가는 작품처럼, 깊게 침묵하고 편안하게 말을 건넸다.

- 첫 개인전을 축하한다.
늦은 시작이다.
- 아니다. 언제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준비된 시작이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니겠나.
고맙다. 지인들이 전시회를 방문하고 ‘기획의 부재’라고 말하더라. 작가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카탈로그 제작에서 홍보 등 전시를 위한 기반 사항에 대해 무지하다 보니 서툰 면이 많았다.
- 작가가 작품보다 홍보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워낙 그런데 둔감하고 게으르다.
-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땠나.
서양인들이 아무래도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다 보니 반응이 바로 전달됐다. 작품도 동양적이라 원근법에 익숙한 그들의 눈에는 신선하게 보이는 듯하다. 외국인은 작품 감상 시간도 길고, 여러 차례 방문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에게 소개시켜줘 한 나라 사람이 다녀가면 여러 명의 같은 국적 관람객이 몰리기도 하는 것이 조금은 우리와 다른 관람 문화를 실감했다.
- ‘산’을 테마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냥 좋다. 굳이 대답하자면 작업실이 월출산과 가깝다는 것이 이유가 될지 모르겠다. 자라온 곳에 가장 익숙한 환경, 가장 잘 알고 그래서 잘 그릴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것이다.
- 이번 개인전 그림들은 세 작품을 빼놓고 전부 월출산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다. 왜 하필 월출산인가.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를 나누는 산으로 영암이나 강진 쪽 모두 경치가 아름답다. 아침의 햇빛과 점심의 햇빛, 그리고 저녁의 햇빛, 그 각각의 차이를 알고 색을 달리하는 기암괴석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 월출산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내가 이곳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만은 아니다. 목포에서 영암 삼호를 잇는, 영산강 하구언 2킬로미터가 넘는 제방에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면서 영산강과 인연을 맺었고, 호남평야를 휘젓는 물줄기 곳곳에서 삶의 디테일들을 발견했다. 오랜 세월 축적되고 발효되어진 삶의 디테일들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조형물로서도 월출산은 매력이 있었다. 서양화는 시점이 사진처럼 한 곳에 꽂힌다. 동양화는 한 화면에 다양한 시점이 존재한다. 전통 산수화를 공부하면서 그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 같은 동양화의 매력을 서양화에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월출산은 가장 적합한 학습대상이기도 했다. 월출산은 평지에 솟아 있는 산이다. 높지 않은 산인데 커 보인다. 산세도 다양해 재미있는 조형적 요소가 많다. 추구한 작업과 산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 같은 산이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봄부터 지금까지 산의 느낌이 야릇하게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시각적으로 미묘한 감흥을 받았다. 바위나 나무, 집, 들도 보면 볼수록 살아있는 것을 느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형상이 포착된다. 같은 봄도 초봄과 늦봄이 다르다. 점점 많이 보인다.
- 조형물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묘한 입체감이 인상적이다.
전통 산수에서 디테일한 부분을 단순화 시킨다. 패턴화, 추상화, 기호화 되는 것이다. 서양화는 사실적 과학적 표현을 중요시한다. 돌덩어리 하나, 나무 한 그루의 조형 요소들의 근거를 찾기 위해 서양화적 요법을 도입했다.
- 한국화와 서양화의 결합은 궁극적 화두인 듯 하다.
그렇다. 서로 다른 기법을 포괄해 시대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이 내 작업의 현재 과제다. 유화의 색채적인 중후함, 한국적인 골격미 등 장점을 매치시키고 싶었다. 초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서서히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지금도 과정에 서 있다. 어떻게 새롭게 전개될지 모른다. 내게 맡는 부분과 대중들의 평가 등을 조합해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 다음 작업은 무엇인가.
현재 전라남도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소재의 폐교에 몇몇 작가들과 함께 ‘미술촌 화원’이란 작업실을 꾸리고 있다. 다음 작업들은 이곳을 배경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 산을 심화시키는 작업과 동시에 바다를 볼 생각이다. 이곳은 바다가 가깝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 때도 다음 작업들에 대한 예시로 바다가 있는 풍경을 담은 ‘탑리’라는 제목의 한 작품을 걸어보기도 했다. 올 연말께는 미국과 중국에서도 전시회가 열릴 계획이다. 개인전은 아니지만 내게는 매우 중요한 전시회들이다.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에도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이 다녀갔는데 해외에서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가 된다. 내 고장에서 지역민을 위한 기획전도 생각중이다. 미술의 대중화라는 운동 차원에서 재미있는 작품들로 다가갈 계획이다. 유화에서 탈피해 입체 작업 등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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