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구름조금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6℃
  • 구름조금서울 -2.4℃
  • 구름조금대전 -1.7℃
  • 구름많음대구 2.5℃
  • 구름많음울산 4.2℃
  • 구름많음광주 3.0℃
  • 구름많음부산 6.9℃
  • 구름많음고창 1.9℃
  • 구름많음제주 7.7℃
  • 구름많음강화 -2.6℃
  • 구름많음보은 -1.2℃
  • 구름많음금산 -0.8℃
  • 구름많음강진군 4.3℃
  • 흐림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7.0℃
기상청 제공

문화

판타스틱 특별전

URL복사

PiFan은 특별전이 특히 강하다. 이것은, 1997년에 닻을 올린 이후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이루어진 평가다. 그 동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호금전 특별전’, ‘미이케 다카시 회고전’, ‘가이 매딘 특별전’, ‘뉴질랜드 특별전’ 등을 통해 열정적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는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10회를 맞는 부천영화제 이번 프로그램 역시, 역대 최강의 특별전으로 다채롭게 짜여져 있다.

정치적 검열로 훼손된 한국영화 원본을 보다
PiFan의 전통적 미학을 계승하는 특별전으로 ‘컬트의 왕 이시이 테루오 특별전’과 ‘이탈리아 공포영화 특별전’ 등이 마련된다. 그리고 색다른 코미디로써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재평가되고 있는 ‘자크 타티 모던 코미디’, 독일 표현주의의 대가 프리츠 랑의 30주기를 기념하는 ‘라이브 음악으로 부활하는 프리츠 랑’이 특별전으로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영화 디렉터스 컷’은 한국영화의 화제작을 원본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디렉터스 컷’은 주로 외국영화를 통해 친숙해진 개념이다.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리들리 스코트의 ‘블레이드 러너’의 경우에서 보였듯 디렉터스 컷은 많은 경우 연출자 개인과 시스템과의 갈등에서 초래된 개념이었다”며, “영화라는 매체는 역사상 ‘가장 비싼’, 다시 말하면 ‘가장 많은 돈이 드는’ 예술 수단이며, 따라서 영화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상품과 예술 사이의 갈등’은, 그 자체로서 영화의 역사 전체를 이루고 있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의 영화사에는 또 다른 의미의 ‘디렉터스 컷’이 존재한다. 물론 그것은 정치적 상황이 낳은 결과물이다. 권위주의 정권의 시대에 한국에는 정도를 넘는 심한 영화 검열이 존재했다. 그 때문에 때로는 상영 자체가 불가능했고, 예술의 창작자들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주변인으로 내몰리기도 했으며, 많은 영화들이 강제적으로 ‘커트’된 상태에서 불구의 모습으로 관객에게 보여졌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바보들의 행진’ 등 상영
<그림2>부천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 디렉터스 컷’ 특별전은 심하게 잘려나가 ‘원본’이 달라졌던 영화들의 진정한 ‘원본’을 발굴해 소개한다. “이것은 할리우드에 비해 월등히 숭고한 의미를 지니는 ‘디렉터스 컷’ ”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인권’의 문제가 숨어 있다. 그것은 당시의 기준으로 볼 때 ‘수위’를 넘어간 ‘성적 표현’의 문제이기도 했고, 기형적 사회의 정체를 드러낼 위험이 있는 ‘사회적 표현’, 또는 국가의 정체성에 도전하는 ‘정치적 표현’ 등 여러 영역에 걸친 것이었다. 명작 한국영화의 원본, 즉 ‘코리안 디렉터스 컷’을 찾는 일은 이런 의미에서 부분적으로는 ‘한국 현대사의 복원’이기도 할 것이다. ‘코리안 디렉터스 컷’의 대상으로 부천영화제는 모두 여섯 작품을 선정했다. 이원세 감독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과 ‘최후의 증인’,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등이다. 프로그래머는 “이 사회성 짙은 영화들의 ‘오리지널’을 보고 있노라면, 유신시대와 5공시대에 우리가 대면했던 딜레마들이 마치 건빵의 추억처럼 눈앞에 피어오를 것이다”며, “그 순간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무취의 것이면서도 얼마만큼 소중히 지켜야 할 것인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드리 헵번의 세 가지 사랑
또 하나 다수 대중의 눈길을 끄는 기획은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 특별전’이다. 이 특별전은 오드리 헵번이 남긴 작품들을 기릴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그녀가 실천한 선행을 찬양하는 의미도 함께 지닌다. 잘 알려져 있듯이, 1988년 그녀는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를 위해 유니세프 특별대사로 활동하는 데에 동의했다. 이후 1993년 사망할 때까지 오드리 헵번은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수단, 베트남, 에콰도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와 소말리아 등에서 버림받는 아동들의 고통을 따뜻한 손길을 통해 경감시켰다.

초기작부터 만년에 걸친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에서 관객은 세 가지 관점에서 오드리 헵번의 영화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영화적 차원에서 접근해 가는 방식이다. 1953년 ‘로마의 휴일’에서 시작된 헵번의 신화는, 그녀를 동화 속의 요정으로 만들었다. 주로 ‘사랑’이라는 테마를 지니고 전개되는 이 작품들로 헵번은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그녀에게 ‘판타지 안에서 꿈꾸는 공주’의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어서 ‘사회 현실 속의 헵번’의 시기가 있다. 프레드 진네만의 ‘파계’를 대표로 하는 이 시기에 헵번은 연기력을 기반으로 하는 배우의 단계로 올라선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헵번의 연기의 변천을 돌아보는 일은 무엇보다도 유용할 것이다.

그녀의 패션과 선행
두 번째로 오드리 헵번의 패션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큰 흥미를 준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큰 키와 마른 체형을 지닌 오드리 헵번은 처음부터 패션 모델에도 적합한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로마의 휴일’ 이후 헵번의 의상은 언제나 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녀는 출연작을 통해 피에르 카르댕, 지방시,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을 뽐내면서 영화의 영역 안에 ‘패션’을 중요한 분야로 위치시켰다. 또한 “오드리 헵번의 길고 얇은 발은 키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살바토레 베라가모의 지적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헵번의 신발들 역시 흥미로움을 준다. 이번 특별전은 헵번의 패션의 변천사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오드리 헵번 특별전’은 현실 세계 안에서 선행을 펼친 인물로서의 헵번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다. 영화제의 프로그래머는 “대형화면을 통해 이미 사라져버린 스타의 이미지를 보면서 그 인물이 실생활에서 행한 선행까지 본다면, 그것은 아마도 ‘승화된 사랑의 판타지’에 자신을 일치시키는 숭고한 경험일 것”이라며, “그 순간 빌리 와일더 감독이 오드리 헵번에 관해 했던 ‘신이 그녀의 빰에 키스했다. 그러자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는 말을 문득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신작을 볼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7월13~22일 부천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문화센터 등지에서 열리는 부천영화제는 장편과 단편을 포함해 모두 40여개국 250여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것은 역대 최고의 규모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중동까지, 북유럽에서 남미까지, 북미에서 아프리카까지 다채로운 신작들로 구성돼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