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9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문화

판타스틱 특별전

URL복사

PiFan은 특별전이 특히 강하다. 이것은, 1997년에 닻을 올린 이후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이루어진 평가다. 그 동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호금전 특별전’, ‘미이케 다카시 회고전’, ‘가이 매딘 특별전’, ‘뉴질랜드 특별전’ 등을 통해 열정적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는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10회를 맞는 부천영화제 이번 프로그램 역시, 역대 최강의 특별전으로 다채롭게 짜여져 있다.

정치적 검열로 훼손된 한국영화 원본을 보다
PiFan의 전통적 미학을 계승하는 특별전으로 ‘컬트의 왕 이시이 테루오 특별전’과 ‘이탈리아 공포영화 특별전’ 등이 마련된다. 그리고 색다른 코미디로써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재평가되고 있는 ‘자크 타티 모던 코미디’, 독일 표현주의의 대가 프리츠 랑의 30주기를 기념하는 ‘라이브 음악으로 부활하는 프리츠 랑’이 특별전으로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영화 디렉터스 컷’은 한국영화의 화제작을 원본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디렉터스 컷’은 주로 외국영화를 통해 친숙해진 개념이다.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리들리 스코트의 ‘블레이드 러너’의 경우에서 보였듯 디렉터스 컷은 많은 경우 연출자 개인과 시스템과의 갈등에서 초래된 개념이었다”며, “영화라는 매체는 역사상 ‘가장 비싼’, 다시 말하면 ‘가장 많은 돈이 드는’ 예술 수단이며, 따라서 영화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상품과 예술 사이의 갈등’은, 그 자체로서 영화의 역사 전체를 이루고 있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의 영화사에는 또 다른 의미의 ‘디렉터스 컷’이 존재한다. 물론 그것은 정치적 상황이 낳은 결과물이다. 권위주의 정권의 시대에 한국에는 정도를 넘는 심한 영화 검열이 존재했다. 그 때문에 때로는 상영 자체가 불가능했고, 예술의 창작자들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주변인으로 내몰리기도 했으며, 많은 영화들이 강제적으로 ‘커트’된 상태에서 불구의 모습으로 관객에게 보여졌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바보들의 행진’ 등 상영
<그림2>부천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 디렉터스 컷’ 특별전은 심하게 잘려나가 ‘원본’이 달라졌던 영화들의 진정한 ‘원본’을 발굴해 소개한다. “이것은 할리우드에 비해 월등히 숭고한 의미를 지니는 ‘디렉터스 컷’ ”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인권’의 문제가 숨어 있다. 그것은 당시의 기준으로 볼 때 ‘수위’를 넘어간 ‘성적 표현’의 문제이기도 했고, 기형적 사회의 정체를 드러낼 위험이 있는 ‘사회적 표현’, 또는 국가의 정체성에 도전하는 ‘정치적 표현’ 등 여러 영역에 걸친 것이었다. 명작 한국영화의 원본, 즉 ‘코리안 디렉터스 컷’을 찾는 일은 이런 의미에서 부분적으로는 ‘한국 현대사의 복원’이기도 할 것이다. ‘코리안 디렉터스 컷’의 대상으로 부천영화제는 모두 여섯 작품을 선정했다. 이원세 감독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과 ‘최후의 증인’,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등이다. 프로그래머는 “이 사회성 짙은 영화들의 ‘오리지널’을 보고 있노라면, 유신시대와 5공시대에 우리가 대면했던 딜레마들이 마치 건빵의 추억처럼 눈앞에 피어오를 것이다”며, “그 순간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무취의 것이면서도 얼마만큼 소중히 지켜야 할 것인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드리 헵번의 세 가지 사랑
또 하나 다수 대중의 눈길을 끄는 기획은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 특별전’이다. 이 특별전은 오드리 헵번이 남긴 작품들을 기릴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그녀가 실천한 선행을 찬양하는 의미도 함께 지닌다. 잘 알려져 있듯이, 1988년 그녀는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를 위해 유니세프 특별대사로 활동하는 데에 동의했다. 이후 1993년 사망할 때까지 오드리 헵번은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수단, 베트남, 에콰도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와 소말리아 등에서 버림받는 아동들의 고통을 따뜻한 손길을 통해 경감시켰다.

초기작부터 만년에 걸친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에서 관객은 세 가지 관점에서 오드리 헵번의 영화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영화적 차원에서 접근해 가는 방식이다. 1953년 ‘로마의 휴일’에서 시작된 헵번의 신화는, 그녀를 동화 속의 요정으로 만들었다. 주로 ‘사랑’이라는 테마를 지니고 전개되는 이 작품들로 헵번은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그녀에게 ‘판타지 안에서 꿈꾸는 공주’의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어서 ‘사회 현실 속의 헵번’의 시기가 있다. 프레드 진네만의 ‘파계’를 대표로 하는 이 시기에 헵번은 연기력을 기반으로 하는 배우의 단계로 올라선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헵번의 연기의 변천을 돌아보는 일은 무엇보다도 유용할 것이다.

그녀의 패션과 선행
두 번째로 오드리 헵번의 패션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큰 흥미를 준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큰 키와 마른 체형을 지닌 오드리 헵번은 처음부터 패션 모델에도 적합한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로마의 휴일’ 이후 헵번의 의상은 언제나 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녀는 출연작을 통해 피에르 카르댕, 지방시,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을 뽐내면서 영화의 영역 안에 ‘패션’을 중요한 분야로 위치시켰다. 또한 “오드리 헵번의 길고 얇은 발은 키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살바토레 베라가모의 지적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헵번의 신발들 역시 흥미로움을 준다. 이번 특별전은 헵번의 패션의 변천사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마지막으로, ‘오드리 헵번 특별전’은 현실 세계 안에서 선행을 펼친 인물로서의 헵번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다. 영화제의 프로그래머는 “대형화면을 통해 이미 사라져버린 스타의 이미지를 보면서 그 인물이 실생활에서 행한 선행까지 본다면, 그것은 아마도 ‘승화된 사랑의 판타지’에 자신을 일치시키는 숭고한 경험일 것”이라며, “그 순간 빌리 와일더 감독이 오드리 헵번에 관해 했던 ‘신이 그녀의 빰에 키스했다. 그러자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는 말을 문득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신작을 볼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7월13~22일 부천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문화센터 등지에서 열리는 부천영화제는 장편과 단편을 포함해 모두 40여개국 250여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것은 역대 최고의 규모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중동까지, 북유럽에서 남미까지, 북미에서 아프리카까지 다채로운 신작들로 구성돼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내란전담재판부, 공정 재판 vs 입법독재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위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그동안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공정성 확보를 명분으로 강력 추진하고 있으며, 야당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사법권의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 될 위험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1·2심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법관으로 구성된다. 관련 사건을 맡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 판사 3명도 추가 임명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영장전담법관 추천은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맡고, 후보추천위원은 법무부 1명, 법원 판사회의 4명, 대한변호사협회 4명씩 추천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에는 위헌 논란이 있던 ‘국회 추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판사의 구성 추천 권한을 국회가 갖는 것은 삼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BTF 푸른나무재단, 한국최초! 바티칸 교황청 초청으로 AI 시대 청소년 보호 제안 연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BTF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이 유일한 한국 연사이자 전 세계 NGO 최초로 2025년 9월 11일~12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교황청 신학학술원 국제세미나에 공식 초청받아 패널 연사로 발표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임명받은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교황청 신학학술원장에게 직접 초청을 받았다. 교황청 국제세미나는 “창조, 자연, 환경,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 세계 종교·학계·문화·시민사회 인사들이 모여 인류와 피조물의 공동선을 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교황이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와 같이 21세기의 도덕적 위기에 함께 맞서며 평화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제적 협력과 피조물(생명)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BTF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피조물의 찬가 –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옹호(청소년 위기 문제)’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서, 지난 30년간의 재단 활동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와 AI 시대의 새로운 폭력 대응 과제의 시급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규범 마련을

문화

더보기
추석 연휴 끝자락 ‘여유작 콘서트’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보름달처럼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추석 연휴 끝자락에 ‘여유작 콘서트’를 개최한다. ‘여유작 콘서트’는 가을 하늘 아래 국악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힐링 콘서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 인근 주민 등 다양한 관객층이 자유롭게 앉아 공연을 감상하며, 도심 속에서 국악을 더욱 친근하게 누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는 대중 친화적인 색깔로 사랑받고 있는 두 팀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10월 8일 무대에 오르는 삼산은 고향 삼산면에서 이름을 따온 싱어송라이터로, 미디 사운드에 가야금, 해금 등 한국적 색채를 더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재치 있는 가사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신예 국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9일에는 ‘듣는 이의 마음(心)을 풀어주고 채워주는(Full)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은 심풀이 무대를 꾸민다. 심풀은 소리꾼 3인(김주원, 박유빈, 김소원)과 해금(서지예), 타악(강경훈), 건반 연주자(김세움)로 구성된 판소리 그룹으로,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감각으로 전통 판소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