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인물

[김동길 칼럼]여존남비의 시대

URL복사

여존남비의 시대



‘남존여비’라는 말은 우리 귀에 익숙하지만 ‘여존남비’라는 낱말은 전혀
익숙하지 않다. 원시시대의 어느 때에 여권이 압도적인 시대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특히, 우리가 익히 아는 농경사회에서는 딸보다 아들의 역할이
매우 컸던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집집마다 아내나 며느리나 시집간 딸이나 모두 아들을 낳기를 기대하였다. 딸이 생기면 집안이 왠통 우울한
분위기를 감출 수 없었다. 맏아들을 맏딸보다 선호하였고 줄줄이 딸만 태어나면 그 엄마는 시댁에 대하여 고개를 들 수 없는 죄인이라고 스스로
느끼면서 남편이 외도하는 사실에 대하여 일언반구도 말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마는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주변에도 딸만을 다섯, 여섯 낳는 엄마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아들을 낳을 욕심으로 또 낳고 또 낳았지만
딸 밖에 낳지를 못하였다. 그러나 하늘이 그런 불행한 여성을 불쌍하게 여겨 맨 나중에 아주 어린 아들하나를 주시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리하여
어떤 집에는 맨 위의 누나와 맨 끝의 사내동생 사이가 깜깜하게 먼 경우도 있었다.


왜 그토록 아들만 낳으려고 했을까. 그 동기는 매우 현실적인 것이었다. 딸은 아무리 낳아서 키워도 일단 남의 집에 시집가면 그것으로서
끝나는 일이었다. ‘출가외인’라는 말도 그래서 생긴 것이었으리라고 믿는다. 그런데 아들은 낳아서 키우면 크게 의지가 되는 것 뿐이 아니라 나이가
차면 남의 집 딸을 묻어다 제 식구를 만드는데 시댁의 입장에서 볼 때 한 사람의 며느리는 그만한 노동력의 확보였다. 남의 집 딸이 와서 밥만
먹는가. 밥짓고, 옷 만들고, 빨래하고 농번기에는 파종도 하고 김도 매고 추수때만 되면 농사 일선에서 거둬들이기에 바쁜 몸이 되었다.


시집와서 때가 차면 곧 아들이나 딸을 낳게 되는데 연년생도 적지 않았으니 농경사회의 여성의 운명이란 그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시대가 바뀌어서 남녀의 평등을 부르짓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런데 산업사회가 되면서부터 여성의 사회진출이 눈부시게
되었고 정계에도 많이 진출하여 서양은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만 유교문화권인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사회당의 당수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예전엔 미처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우리처럼 뒤떨어진 나라에서도 내각에 여성이 한 두 사람은 끼어들게 되는 사실도 관심있게 볼 만한 현상이다.


그런데 오늘 한국사회는 이들을 선호하던 나머지 1부1처의 민주적 관례가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쯤 되면 남자 다섯명 중에
1명은 결혼할 상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결혼할 나이의 남녀가 오늘 이미 남자의 수가 29만명 정도 여자보다 많다고 하는데 2년만
더 있으면 그 수가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부터 10년 뒤에는 여자 100명에 남자는 123.7명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큰 사회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없지 않다. 여자들중에는 1사람이상의 남편을 거느려야 할 사람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말인가. 이것은 아마도 사회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미 여러해 전부터 젊은 엄마들이 아들만 하나 낳으면 그것으로 출산을 끝내 버린다는 말이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법에 저촉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태아를 미리 들여다보고 딸인 것이 확실하면 낙태시켜 버리고 아들인 경우에 한하여 출산을 허락하였다는 끔찍한 말도 우리사회에 파다하였다.
엄마 배속에 어린생명이 딸도 되고 아들도 되는 것이 하늘의 뜻인 줄만 알고 살던 시대에는 아들 딸의 수효가 비슷하였다. 자연스럽게 내버려 두기만
하면 오늘 같은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을 터인데, 우리사회는 결혼대란을 자초한 셈이다.


도대체 인간은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최선인 줄 알면서도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전 세계를 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은
아들낳고 딸 낳는 일만은 하늘에 전적으로 맡기는 일이 시급하다고 믿는다. ‘여존남비’의 시대가 바람직한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철학박사

연세대 명예교수

(사)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http://www.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경찰 인천시청 압수수색 유정복 대선 캠프 수사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시청 공무원이 과거 유정복 인천시장의 대선 경선 캠프 활동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두고 경찰이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9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시청 본관의 정무수석실, 홍보수석실, 홍보기획관실, 영상편집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수사관 20여명을 투입해 인천시 임기제 공무원 출신 인사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인천시 임기제 공무원 3명은 지난해 4월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유 시장을 수행하거나 행사 개최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들 중 일부가 사표를 제출했으나 정식 퇴직 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캠프 활동에 참여해 사실상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혹에 연루된 10명 가운데 일부는 논란이 불거진 뒤 다시 인천시로 복귀해 사직 철회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 물 등을 분석해 당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인사들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