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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맛집기행]둔내민속촌의 '곤드레나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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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 발길 부르는 ‘곤드레나물밥’


해피 700m 고산지대 산물, ‘둔내민속촌’만의 별미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이
지나며 봄비라도 한두번 내릴라치면 우리산천은 완연한 봄기운으로 그득하다. 냇가에서 하늘거리는 버들강아지가 때늦은 기지개를 한껏 켜고 대보름
쥐불놀이에 그을린 밭둑과 논둑에는 자연의 섭리처럼 새싹이 돋아 올랐다.

동화처럼 기억에 남아있던 봄소식이 올해는 왔나 싶자 가버리고, 잠시 피었던 개나리며 진달래도 뒤늦은 꽃샘 추위에 목을 움추리다 파란 잎을 토해
냈다. 하지만 가는 걸음을 아쉬워하던 마지막 추위가 가신 요즈음 한낮의 햇살은 이미 초여름볕이다. 노루꼬리만큼씩 길어지는 신록의 계절에 무밥과
나물죽으로 허기를 달래며 진달래 꽃잎 따먹던 시절의 기억을 찾아 오염된 도시를 훌훌 떠나 봄직도 하지 않을까?


애환서린 아리랑 가락속의 곤드레딱죽


강원도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산이 많고 물이 좋은 곳이다. 아직 전 구간이 4차선으로 완전 개통되지는 않았지만 시원스레 뚫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향으로 가다 중간 쯤에서 내려서는 둔내 I/C 는 가까운 곳에 개장된 스키장들로 인하여 이미 낯선 곳은 아니다. 바로 여기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 가면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춘궁기 보릿고개를 넘기며 영양식 삼아 먹던 ‘곤드레나물밥’으로 유명한 곳이 있어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둔내면 소재지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며 주천강 뚝을 따라 400m정도 올라가면 낮은 언덕 위에 소담스레 자리한 ‘둔내민속촌’(대표 김연심)이
바로 그 곳. 남편 민경원씨는 횡성군 둔내면의 태기산, 청태산과 조금 떨어진 평창·정선등의 태백준령, 해발 700m이상되는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한다는
곤드레 나물을 뜯어오고 부인 김연심씨는 이를 옛날 방법대로 ‘곤드레나물밥’으로 지어낸다.

‘정선아리랑’ 민요가락에도 나오는 ‘한치 뒷산에 곤드레딱죽이 임의 맛만 같다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라는 대목에서 보듯이, 집집마다
쌀독의 쌀이 떨어질 무렵 옛선조들이 곤드레나물밥과 이도 못하면 곤드레 나물죽으로 춘궁기를 넘기며 가는 봄을 재촉하던 애환서린 나물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곤드레 나물밥을 별미 삼아 먹지만 예전에 이를 봄철 대체 주식(?)으로 택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새삼스러울 만큼 우리 인체에 필요한
영양가도 풍부하다. 칼슘·칼륨·인·철분 등이 고르게 함유되어 있어 신경안정을 도와줌은 물론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으로 인해 나른한 춘곤증이라도
있을까 비타민 역시 풍부하다. 이런 고른 영양분 때문에 근육조직의 활동과 당대사·단백대사가 원활해지고 소화또한 잘 되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곤드레나물이
새삼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숙취까지 해결하는 일석이조 곤드레효과


이곳 ‘둔내민속촌’이 자랑하는 곤드레나물밥은 고려 엉겅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곤드레 나물을 옛날 방식으로 재현해낸 전통 음식이다. 밥을
짓는 방식도 특이해서 미리 불려 놓은 쌀과 곤드레나물을 돌솥에 넣고 센 불로 끊이면서 익히다 약한 불로 넉넉히 뜸을 들인다. 이렇게 공들여
지은 뜨거운 돌솥 곤드레나물밥을 양념간장으로 간을 맞추면서 비벼 먹는데 곤드레나물 고유의 맛과 향이 혀 끝에 돌면서 겨우내 무디어진 미각을
되살려준다. 먹는 이의 취향대로 날계란을 깨어 넣기도 하며 밥을 다 먹은 뒤 바닥에 눌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숭늉은 넉넉한 뒷말을
남기며 재미를 더해준다.

또한 곤드레 나물은 고유의 맛과 함께 숙취해소와 해장 효과까지 있다하니 애주가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식단이 아닐까?


잃어버린 시절의 정취가 있는 곳


동구밖 우물가에는
매화나무가 자리잡고 고샅길 중간 듬성듬성 개나리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렸다. 늦봄 게으른 암탉도 병아리떼를 몰고 다니기에 바쁘고, 먼산 진달래밭머리에서는
장끼우는 소리가 골짜기 따라 피워 올랐다.

강원도 횡성군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된 ‘둔내민속촌’이 자리한 낮은 언덕과 그 주변은 아스라히 묻혀졌던 시골 정취를 다시 맛보게 해주며, 전통
초가집과는 약간 다르게 통나무로 천장을 높이고 방안 구석구석에 자리한 민속품 역시 요즘 보기쉽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할머니들이 까맣게 얼굴 그을리며 캐왔슴직한 달래며 냉이·씀바귀 같은 봄나물 반찬과 함께 직접 담근 된장 으로 끊여 낸 이 집 된장찌개는 곤드레나물밥과
함께 잃어버린 시절의 입맛과 정취를 되살려 주는 듯 하다. 새벽이면 일어나 직접 만든다는 시골 손두부는 마치 연두부처럼 수저를 대기만 해도
부드럽게 떠지며 입안에 남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그외에도 횡성에서 많이 나는 더덕과 오가피·대추에 황기와 마늘을 듬뿍넣고 푹 고아내는 토종닭 백숙과 이 집에서 직접 담근 옥수수술을 곁들이면
더 할나위 없으리라. 운이 좋아 마가목에 오가피·칡감초등의 약재를 가미해 끊여 내는 한방차라도 한 잔 마시고 나면 더 무엇을 바랄 것인가?







삶아무친 나물에 비빔밥 맛이 별미죠”


둔내민속촌 김연심, 민경선 부부


곤드레 나물밥을 만들게 된 동기는?


이곳 횡성군 둔내면 일대는 주변의 산이 깊고 높아서 예로부터 각종 한약재와 산나물, 버섯등이 많이나던 곳입니다. 특히 곤드레나물은 해발
700m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재배가 불가능하며 풍부한 영양소와 함께 맛과 향이 좋은 산나물로 예전부터 겨우내 부족했던
무기 영양소를 보충하는 봄철식단의 보양식이라 생각했지요.


독특한 맛의 비결과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 나물을 삶아서 무친 뒤 산채비빔밥처럼 그냥 밥과 비벼 먹어도 되지만, 옛날 전통 방식을 재현해 보았지요. 비슷한 메뉴를 주변에서 흉내내지만
우리집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옛맛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강원도 향토음식점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이 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토속적 식단을 계속
개발해서 좋은 향토음식점이 되도록 애쓸작정입니다.





김승호 기자

(둔내민속촌: 033) 342-5949)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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