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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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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그룹이 검찰에 제대로 걸렸다. 압수수색 한 달도 안돼 줄소환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수사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결국 정 회장 부자는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사재출연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어찌됐든 스스로 불법행위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삼성 따라하기냐, 기부금이 사건 무마용이냐는 역풍 여론에 봉착했다. 이번 사회공헌 발표에 세부적인 실천 방안이 빠져 있다. 돈으로 면죄부를 사서 급한 불부터 끄고 보겠다는 속셈이 여실히 드러나 국민의 실망감은 더하다.

사회공헌 발표 “성급했네”
현대차의 사회공헌방안은 ‘삼성 사례’를 모델로 삼았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등의 수사가 일단락 된 상황에서 8천억 사회헌납을 발표해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지만, 현대차의 발표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신병처리 문제가 고비를 맞는 순간에 나와서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정 회장이 갑자기 정의선 사장이 검찰에 출두하기로 한 19일 바로 전날 발표가 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충분하다. 당초 정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정 회장 소환이 결정되고 김동진 총괄 부회장이 검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정 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후계구도는 흔들려도 회사부터 살리자’는 나름의 계산이다. 현대차의 대외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과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자는 의도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현대차 고위 임원들도 발표 당일에야 알 정도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사회헌납 규모도 구체적인 수치를 못박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막판에 ‘1조원 상당’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도 급박한 상황변화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글로비스 주가가 급락하는 이변이 생기자 그룹측은 차액을 보전하겠다는 발표를 서둘러 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글로비스 ‘주식 전량’을 헌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이 ‘1조원’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현대차는 글로비스 경쟁력 유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발표부터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또 정 회장의 ‘1인 경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이것도 사외이사 선임 및 활동 과정에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거수기’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 그룹은 이번 사회공헌방안에 일자리 창출과 협력업체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협력업체들은 쉽게 믿지 못한다. 연초 환율하락과 원자재값 급등을 이유로 현대차는 납품 단가를 10%나 깎겠다고 협력업체에 통보한 전력이 있다. 이는 납품 단가 후려치기에 이골이 난 협력업체들조차 경악할 수준이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고질적인 ‘갑을관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1조원’기부…누구돈으로 생색?
그러나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사회공헌은 계산과 달리 엇나가고 있다. 정 회장 부자가 내놓기로 한 글로비스 주식도 편법거래를 통해 불린 이익금이기 때문에 정 회장 부자의 사재 출연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3,4%에 불과한 지분으로 그룹 차원의 밀어주기 및 편법거래를 통해 최초 50억원을 투자한 글로비스 주식 가치를 1조원으로 불린 것이다.
따라서 정 회장 부자가 글로비스에 직접 투자한 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대차 3사에 되돌아가야 할 몫이라고 참여연대는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정 회장 부자는 글로비스 지분을 사회복지재단에 내놓음으로써 검찰의 주장을 피하고 계속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게 가능성을 남겨놓았다”고 현대차 그룹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남택규 기아차노조 위원장은 “현대차의 1조원 사회헌납은 현대차와 계열사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이고 협력업체의 피땀을 쥐어짜 만든 것”이라면서 “헌납하기 전에 부당한 부품단가 인하 압력을 중지하고 비정규직 불법파견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글로비스 등 현대차 계열사 소액주주들은 정 회장 부자를 상대로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 회장 부자가 비자금을 조성. 횡령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면 회사의 손실에 따른 배상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과 어긋난 불법 행위를 한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소송을 낼 수 있는 주주대표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월20일 현재 소액주주들은 글로비스 주식 19.33%를 갖고 있다. 증시에 상장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도록 해 놓고 4개월도 안돼 대주주가 글로비스 지분을 모두 내놓겠다고 하는 것은 신뢰의 문제라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글로비스 주식은 정몽구 회장이 28.1%, 31.9%로 지분율이 60%이다. 2001년 설립된 글로비스는 지난해 12월26일 증시에 상장했다.


정씨 부자 재산 환수 가능성은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부자가 비자금을 통해 불린 재산을 환수할 수 있을까. 검찰의 답변은 일단 “없다”이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 강도 등 재산범죄의 경우, 즉 타인의 소유권을 침해해 사적인 피해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는 범죄 피해자의 소유로 봐서 국가가 원칙적으로 몰수. 추징이 불가능하다. 현대차의 경우 회사 및 주주들 재산이기 때문에 환수는 불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횡령 및 배임과 관련된 범죄 수익에 대해 국가가 추징할 수 있다고 판결한 법원 판례가 확인됨에 따라 검찰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형법은 범죄를 저질러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재산형인 ‘몰수’ 규정을 두고 있다. 지난해 배임과 범죄수익규제법 위반 혐의로 한국시멘트 전 대표 이익희(52) 씨 사건에서 광주지법은 1심에서 35억8천만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형법상 몰수와 추징의 대상은 뇌물로 받은 돈과 같이 범죄와 직접 관련된 부분에 국한되지만 범죄수익규제법은 범죄 수익 뿐 아니라 범죄 수익으로 불어난 과실까지 모두 환수 대상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비자금 가운데 뇌물수수자 또는 알선수재자가 받은 경우 몰수. 추징이 가능하다. 따라서 향후 로비 수사에 따라 몰수나 추징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검찰은 불법으로 조성된 자금이 글로비스로 흘러드러간 정황이 확인될 경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법’에 의해 정 회장 부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을 전액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현대차의 1조원 사회헌납은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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