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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어 산 ‘이명박’

  • 등록 2006.03.30 1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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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호가 암초를 만났다. 단순 공짜 테니스 빈축을 넘어 소위 ‘황제 테니스’5대의혹이 눈덩이처럼 구르더니 잘 나가던 대권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3월 11일 부터 9일간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 서울시와의 자매결연을 거론하며 부시 행정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이 시장. ‘한국의 OECD가입은 미국덕’이라는 친미주의 발언으로 시선을 모은 그는 방미기간 중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아침을 먹고 국무성 고위관료들과 대선후보처럼 환담했다. 연방의회 하원과 뉴욕시가 ‘서울시의 날’을 선포할 꿈에 부풀었던 이 시장은 하지만 미국 방문 일정 이틀을 남겨놓고 돌연 귀국을 서둘렀다. 그의 의지와는 다른 서울의 여의도 정가가 쏘아올린 ‘황제 테니스’파문때문에 말그대로 헐레벌떡…

미국행이 화근이었나
느닷없는 ‘황제 테니스’파문. 이명박 시장에겐 분명 예상치 못했던 돌멩이였다.
3월 중순 서울의 하늘에 미국 워싱턴 DC정부와 서울시의 자매결연을 알리는 애드벌룬을 꿈꿨던 이시장의 방미는 꿈처럼 달콤했지만 2006년3월 서울의 봄은 말그대로 북풍한설이었던 셈.
서울시와 워싱턴 DC간 자매결연을 위해 9일간의 일정으로 방미길에 나선 지난 3월11일. 워싱턴 델러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 시장은 워싱턴 기독교협의회(회장 신동수 목사)가 주최하는 ‘이명박 장로 방문환영 예배 기도회’에 참석 신앙 간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미국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

현지교포에 따르면 그가 간증을 한 워싱턴 중앙장로교회는 지난 1999년 워싱턴에 머물때 다녔던 교회. 이 시장의 방미일정은 첫날 신앙간증을 시작으로 이튿날인 12일에는 워싱턴 DC의 한국전쟁기념공원 방문, 헤리티지 재단과 브르킹스 연구소 방문 후 한반도문제 전문가 미팅, 13일에는 워싱턴 DC 앤소리 윌리엄스 시장실에서의 워싱턴-서울시간 자매결연 조인식과 워싱턴 지역내 한국계 상인들로 구성된 자매결연추진위와의 리셉션 등으로 예정돼 있었다.
13일 아침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함께 나눈 서울시장. 대통령도 아닌 자치단체 시장과 국방장관의 이 이상한 아침과 관련, 현지 교포언론이 전한 보도에 의하면 미 국방성은 “이 시장이 서울 미국 대사관 신축부지 문제 해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용산 미군기지 사용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도와준데 대한 감사의 의미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현지 언론은 “이 시장이 미국방장관과의 아침뿐 아니라 연이은 국무부 부장관과의 미팅,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의 만남 등을 바라보면서 미국이 이 시장을 환대하는 모습과 지난해 12월 워싱턴을 방문했던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의 대접은 판이한 대조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명박의 친미, 정동영의 분노
실제 방미기간중 이 시장의 언행은 미국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을 추모하고 워싱턴 교회에서 가진 신앙간증에서는 대놓고 “한미관계가 어려운 때 한미동맹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워싱턴 DC정부와 서울시가 자매결연을 맺게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 어느나라가 6.25한국전쟁이 발생했을때 병사를 보내 희생자를 내며 대한민국을 지켜주었나, 어느나라가 한국의 경제부흥을 위해 도와주고 2백만명의 한국인들이 미국에 건너와 살도록 해줬냐. 한미동맹은 튼튼히 지켜져야 한다”고도 언급, 미국의 환심을 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의 친미발언은 미국의 환대를 얻는데 그친 반면 그가 현지에서 기자들과 나눈 ‘대통령 후보자가 되면 개인재산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 되지 않는가’에 대한 대답은 당내 또다른 대선후보 경쟁자인 손학규 경기지사의 말끝 잡기로 이어지면서 국내 일파만파됐다.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어떤 사람은 재산을 마이너스로 신고해놓고 나보다 더 많은 돈을 펑펑 쓰고 다니더라”던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발끈한 건 비단 손학규 경기지사뿐 아니다.
미 국방장관, 국무성 부장관, 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코리아 데스크와 두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 시장의 환담이 몹시 불편했던 것일까. “이 시장이 돈으로 선거를 치루겠다는 말인가”를 시작으로 포문을 연 정동영 의장의 이명박 반격은 끝내 열린우리당의 황제테니스 폭로로 급선회하며 여론을 장식하기에 이르렀다.

이시장 ‘한국은 지금 좌파세상’?
한쪽이 내려가야 다른 한쪽이 올라가는 시소놀이처럼 이 시장의 계속된 친미발언은 열린우리당을 자극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지금 한국에는 좌파들이 날뛰어 상당히 위험스럽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이 시장의 워싱턴 발언은 “노무현 정권에는 좌파 성향 사람들이 많이 있으나 나는 그런 위험에서 나라를 구하고 살려낼 힘이 있고 아이디어가 있다”는 장담으로 이어졌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는 돌발적으로 튀어오른 ‘황제 테니스’5대의혹이 국내에서 제기되면서 남은 이틀간의 LA일정을 취소한 채 서둘러 서둘러 서울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차기 코리아의 유력한 야당 대통령 후보자’로 일컬어지던 미국의 이명박은 2006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등돌린 채 냉냉한 한나라당은 코앞에 닥친 5월 지방선거 걱정이 태산이고, ‘황제테니스 진상조사단’까지 차린 열린우리당의 공세는 날이 갈수록 첩첩산중. 셈에 관한 한 빠르기로 소문난 꾀돌이 이 시장. 그는 이 황제테니스 파문을 어떻게 돌파하려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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