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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한 짓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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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코미디를 보면 인간은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그 비밀이 비도덕적인 것이라도 개개인에게 어쩌면 달콤한 것일 수도 있고, 비밀은 알려지지만 않는다면 아무도 상처내지 않고 인생을 오히려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비밀이라는 것은, 특히나 추악한 비밀은 사실상 대부분의 인간을 병들게 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손님은 왕이다’는 도덕적 결함을 가진 한 인간이 자신의 그 결함을 빌미로 협박을 일삼는 정체모를 타인에 대한 공포를 소재로 피해자와 가해자,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거듭되는 반전으로 허무는 영화다.

차별화된 장르로 승부
변두리 이발소라고는 믿기지 않는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명이발소’의 주인 안창진은 ‘손님은 왕이다’를 모토로 장인정신과 친절을 갖춘 성실한 이발사다. 아름다운 아내를 둔 그의 행복한 일상은 어느날 불쑥 찾아온 험상궂은 외모의 한 불청객에 의해 처참히 무너진다.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협박하는 그는 안창진의 추잡한 과거 행적을 아내와 경찰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한다. 사채까지 빌리며 협박자에게 돈을 바치고 모욕과 폭력을 당하던 안창진은 극단에 이르러 분노를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속사정도 모르고 섹시한 안창진의 아내는 협박자와 키득거리며 은밀한 만남을 진행한다. 극한에 이른 안창진은 ‘손님은 왕이다’는 문구가 새겨진 현판을 떼내고 해결사를 고용한다. 해결사가 알아온 진실은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스릴러로 시작한 이 영화는 반전을 거듭하며 색채가 완전히 다른 드라마를 펼쳐낸다.

흥행 공식을 철저히 짜맞춤하는 최근 한국영화 방향을 생각할 때, ‘손님은 왕이다’는 포부가 남다른 영화다. 명계남 성지루 성현아 이선규 등의 조연급 배우를 전면 배치하고, 소품 스릴러라는 흥행성이 다소 떨어지는 장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이 같은 형식의 영화가 연출력 하나로 승부를 거는 것에 비해, ‘손님은 왕이다’는 오히려 명계남과 성지루의 연기력과 반전에 승부수를 던진 듯한 인상이 강하다. 문제는 과연 스릴러가 반전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연기력이 얼마나 부실한 캐릭터를 커버할 수 있는가, 라는 원론적인 회의가 역시 적용된다는 것이다.

오마쥬와 표절의 차이
‘손님은 왕이다’는 ‘헌정’으로 이루어진 영화다. 영화는 스릴러에 대한 창조적 끼보다는 스릴러 자체에 대한 애정을 표하는데 가깝다. 흑백의 대비, 극적인 음악, 맛과 긴장을 더 하는 음향, 전체적 실체를 알기 어렵게 하는 클로우즈업, 팜므파탈과 음산한 사내, 껄렁한 해결사 등 영화는 스릴러 코드들로 가득하지만 새롭지는 않다. 문제는 새롭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이 따로 논다는 것. 명쾌한 스릴러적 감각으로 재창조되지 않는다는 것은 신인 감독의 미숙함을 절감하게 한다.
이외에도 독일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영화 제목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를 양길의 협박 문구로 사용하며, 코엔 형제의 ‘블러드 심플’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등에서 여러 장면을 가져온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는 명계남에게 ‘헌정’된다. 영화 속 협박자 양길은 현실 배우 명계남과 겹쳐지면서 이 캐릭터는 허구와 현실을 오간다. 문제점은 이 같은 새롭지 않은 아이디어를 오마주라는 이름으로 아무런 규칙 없이 짜깁기 했다는데 있다. 도대체 오마주 패러디 짜깁기 표절의 차이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자신만의 감각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이유 있는 패러디와 오마쥬는 분명한 깊이를 지니게 되지만 ‘손님은 왕이다’는 풍부한 오마쥬에 비해 진정한 풍부함은 없다.

박제 캐릭터에 갇힌 연기
1981년 일본의 단편소설 ‘친절한 협박자’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히든카드는 반전이다. 반전을 앞세운 영화들이 빠지기 쉬운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오류를 ‘손님은 왕이다’ 또한 안고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사실상 머리 또한 썩 ‘있다’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1980년대 소설이나 연극의 경향이 그랬듯, 이 영화의 스토리는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이런 도식적인 이야기를 일상화시키는 연출이 가미됐더라면 훨씬 좋아지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감독은 오히려 작위성을 더 부각시킨다. 반전은 나름대로의 재미를 안고 있긴 하지만, 박제화된 캐릭터의 비현실적 대사들을 감내할 만큼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닌 것은 아니다. 더구나 후반의 반전이 지금까지 전개돼온 작위적 구도를 무너뜨릴 만큼 일상적인 것이라면 전반의 비일상과 후반의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섬세한 연결작업이 더 있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명계남과 성지루의 연기는 캐릭터의 상투성 속에서도 작은 빛을 발한다. 반면에 비열한 해결사를 맡은 이선규는 상투적 캐릭터를 견디기 어려울 만큼 상투화시키는 미숙한 연기를 펼친다. 전형적 팜므파탈의 옷을 입은 성현아는 외모적 매력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범죄의 재구성’과 이 영화는 모두 B급 장르 코드를 총동원한 스릴러인데 결과는 판이하다. 두 영화를 비교해보면 좋은 영화나 좋은 오마쥬, 좋은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조금은 깨달을 수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감독 : 이안
배우 : 히스 레저, 제이크 길렌할, 미셸 윌리엄스
눈덮인 산봉우리 아래 한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그 위로 수천 마리의 양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8월의 록키산맥 브로크백 마운틴. 이곳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와 잭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밤낮으로 함께 일하며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혼란에 휩싸인 채, 한 여름의 짧은 방목철이 끝나자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앙코르
감독 : 제임스 맨골드
배우 : 호아킨 피닉스, 리즈 위더스푼
쟈니 캐쉬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끔찍한 사랑을 받던 형이 사고로 죽은 뒤 평생을 형의 자리를 대신해 부모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힘들어한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좋아했던 그는 작은 레코드회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앨범을 낸 뒤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등과 함께 순식간에 전 미국소녀들의 우상으로 떠오르며 스타가 된다.이미 어린 시절 첫사랑과 결혼한 유부남이었던 쟈니는 역시 가수인 준 카터와 투어를 다니던 중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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