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지난해 수해로 유실된 자연하천을 수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준공했으나 최근 집중호우로 또 다시 완공된 일부구간이 농가 침수 등 피해가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당초 설계부터 시공까지 형식적으로 이뤄진 부실시공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더욱이 공사 설계과정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허술한 공법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사전에 수리계산 조차 안한 것으로 드러나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4일 부천시 원미구청과 건설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7월 수해로 유실된 원미구 춘의동 359-2번지 일원의 베르네천과 자연하천 복구 및 정비공사를 위해 경기도 시책추진 보전금 3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콘크리트옹벽 220m, 돌망태(개비욘 공법) 290m, 조경석 118m 공사를 (주)S건설(경기 광주)이 지난해 10월 28일 착공해 지난 2월 25일 준공했다는 것,
그러나 준공 5개월 뒤인 지난 7월말 집중호우로 일부구간이 유실돼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농가의 축사가 무너지고 가축들이 떠내려가는 수해 피해를 입었다.
이번 수해 피해를 두고 현재 시공사인 S건설과 원미구청 건설과 간에 설계, 시공부실과 자연재해를 두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복구공사는 방치되고 있다.
토목전문가 Y씨는 “이곳 하천 정비 공사를 위해서는 사전에 수리계산을 통한 하천단면을 결정하고 호안재료를 선택한 뒤 시공을 해야 하는데 무리한 설계로 시공한 것이 부실 원인”이라며 “특히 이곳에 적용한 개비욘 공법은 산사태지역에나 알맞고 하천은 옹벽이나 석축공사를 해야 안전하다”고 밝혔다.
시공사인 S 건설의 한 관계자는 “시공 전 설계상에 개비욘 공법 2단으로 되어 있어 기초가 부실할 것을 우려해 구청 측에 3단 시공을 요청했으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며 “총체적인 예산부족 때문에 하천 상층부 80m 가량 시공도 못했다”고 말했다.
원주민 C모(60)씨는 “비도 많이 왔지만 하천공사로 피해가 없을 줄 알았는데 가축이 물에 떠내려가고 축사가 무너지는 등 피해를 더 봤다”며 “더구나 시는 공사 시 발생한 나무말뚝과 통나무 등 폐기물을 인근 야산에 몰래 방치해 이번 비에 휩쓸려 내려와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원미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현재 유실된 하천의 시공과 관련해 책임소재를 파악 중”이라며 “예산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