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회에서 한-EU 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4일 밤 11시 45분,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일부 의원들의 반발하는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한·EU FTA 비준안을 표결, 재석 169명 중 찬성 163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되어 오는 7월 1일 잠정 발효된다.
반대표는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이 던졌고, 한나라당 김성수, 성윤환, 송광호, 여상규, 정해걸 의원이 기권했다.
이날 표결에는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가 참여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참석은 했으나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또한 당초 여야 합의를 번복하며 비준안 처리에 불참했고, 창조한국당 또한 불참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소속 의원 16명 가운데 8명만이 참석했지만 권선택 원내대표가 반대 토론을 가진 뒤 모두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의 반대발언에서 장내소란 등이 있었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를 포함한 7명의 야당 의원들은 비준안 표결 전 국회 의장석을 점거하기도 했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의사일정에 들어가기 전에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지금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법적인 회의를 통해서 국가 중대사인 한·EU FTA 비준안을 처리하려 하고 있다”며 “국회 질서를 유지하고 국회법에 따라 의사를 진행하여야 할 책무가 있는 국회의장은 사실상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한나라당과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본적인 절차와 국민의 생존권을 무시한 한·EU FTA 비준안의 불법 강행 처리를 규탄한다”면서 “아울러 한·EU FTA 비준안 처리만을 위한 원 포인트 국회에도 반대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심사보고를 통해“한·EU FTA는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간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하여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고 서비스 개방 폭을 확대하는 등 양 당사자 간 경제협력 관계를 한층 확대하고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모든 민주적 절차를 거쳐서 표결했고 과반수 이상의 득표로 통외통위원회를 통과하게 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남 위원장은 “대한민국국회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물리적 충돌 없이 한·EU FTA를 반드시 통과시켜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찬성토론에서 “지난 4월 29일과 5월 2일 양 이틀 장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한·EU FTA 관련 여야정 합의를 이끌어 내어서 합의문까지 작성을 해서 5월 4일 날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를 했다”면서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눈앞에 두고 합의 파기라는 민주당의 입장 번복은 대한민국의 국익은 내팽개치고 어렵사리 이루어 낸 여야정 대타협 정신을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소인배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여야정 대타협의 산물인 한·EU FTA 비준동의안과 국민 앞에 약속한 유통산업발전법과 농축산 어업 지원 대책법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