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31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개관사정-7]홈런왕 박현식 ‘동양의 철인’

  • 등록 2005.12.02 13:12:12
URL복사

볼이 나가지 않자 울어
올해는 인천을 통해 야구가 들어온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난 7월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야구 100년을 기념하는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옛날의 명선수와 아마투어 팀에서 뛰었던 명감독이 시합을 벌였는데 이 행사에서 ‘인천 야구의 대부’인 박현식이 시구에 나섰다. “시구를 하는데 볼이 나가지 않았어요. 그러자 우리를 보면서 너무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울었습니다.” 박현식과 막역했던 원로 야구인 김양중 씨(76)는 그것이 박현식의 살아있는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육척장신으로 힘이 장사였던 그는 l지난 5월, 난데없이 위암 판정을 받았다. 그리곤 정확하게 99일만에 세상을 떴다. “평소 어찌나 건강했던지 늘 ‘네가 죽으면 내가 깨끗이 처리해주고 갈테니 그리 알아’하던 사람입니다. 그렇게 친한 친구가 가버리니 굉장히 외로워요.” 박현식도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 않았다. “6월에 전화가 왔는데 ‘내가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위암 그까짓 거, 수술해버리면 되지’하면서 큰소리 뻥뻥 치고 있었어요. 그러나 부인한테 들으니 벌써 폐까지 전이돼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밖에 못산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전 포지션을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요.”
“잘 때리고, 잘 던지고, 잘 달리는 야구 천재의 조건을 모두 갖춘 선수였죠. 지금까지 전 포지션을 다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요. 잘 한다는 선수도 포수면 포수, 타자면 타자 하는 정도죠. 박현식은 투수로 시작했으나 포수, 외야수, 내야수, 투수 그리고 타자였어요. 만능선수였습니다. 키가 180, 몸무게가 95kg이었고 100m를 14초에 뛰어요. 말처럼 잘 뜁니다.”
그는 1950년대부터 1968년 제일은행 선수로 선수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112개의 홈런을 친 우리나라 최초의 홈런왕이었다. 그리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4번 타자였다. 김양중 씨는 박현식을 지금 시대에 태어났으면 가장 먼저 메이저 리그에 진출해 진가를 발휘하고 있을 선수라고 말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이승엽 같은 유명한 홈런왕이었죠. 이승만 대통령 때에 한일 국교가 정상화되었다면 해외에 진출한 1호가 박현식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허락해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뒤에 백인천 선수가 처음 해외에 진출했습니다. 체격 좋고 방망이 좋고 어깨가 좋았으니 메이저리그 1호로 갔다면 박현식은 정말 유명한 선수가 됐을 겁니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1954년 12월, 우리나라 야구가 처음으로 해외 경기에 출전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1회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 대회에 ‘황금의 삼각 라이벌’로 불렸던 박현식, 김양중, 장태영(99년 작고 당시 70)이 나란히 출전했다. 그해 박현식은 홈런왕을 차지했다. 격년으로 열렸던 이 대회에 박현식은 연속 6회, 12년을 출전했고 제6회 대회가 끝난 뒤 특별상(철인상)을 받으며 ‘동양의 철인’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지금도 마닐라 리잘 경기장에는 박현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김양중 씨는 “그만큼 건강했고 진짜 야구를 한 사나이었죠”라고 말했다.

황금의 삼각 라이벌
박현식이 처음 야구를 시작한 것은 인천 동산중(현 동산고) 시절이다. 이 학교 상업교사로부임한 형 박현덕이 야구부를 만들었고 그때부터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원래 형제가 8남매인데 6.25사변이 나서 네 식구만 남쪽으로 내려왔어요. 그 양반이 일곱 살 때 인천에 정착했고 가족 4명은 이북에 남아 있어요. 집안 형제들이 모두 운동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맏형 박현명은 1938년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오사카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박현식이 동산중에서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1946-49년, 영남과 호남에서도 출중한 투수가 나왔다. 경남중에 다니던 장태영은 제2,3회 청룡기 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선수. 이때 광주서중(뒤에 광주일고)에는 김양중이 투수로 활약하며 호남 최초로 제4회 청룡기대회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양중 씨는 “그때부터 호남 야구가 싹트기 시작해 오늘날 선동렬, 김병현, 서재응, 이종범 같은 선수를 배출하게 된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동산고가 야구명문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전적으로 박현식의 활약 때문이었다. 셋은 라이벌이면서 친구로 육군에서 다시 뭉쳤다. “49년 학교를 졸업하고 모두 실업팀에서 선수로 뛰고 있었는데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하면서 좀 여유가 생기니까 3군이 모두 운동팀을 만들려고 꿈틀거리고 있었어요. 당시 박현식은 카튜사로 있었고 장태영은 통역장교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나도 육군팀에 뽑혀간 거죠.” 김양중 씨는 육군 야구팀의 전성기는 황금의 트리오가 활약하던 1955년에서 58년이라고 말했다. 셋은 1982년 프로야구가 탄생할 때 출신지역에 연고가 있는 롯데(장태영), 해태(김양중), 삼미(박현식)의 감독직 제안을 받는다. 이때 박현식만이 삼미수퍼스타즈 감독직을 수락했다. 그러나 박현식은 13경기만에 감독직에서 해임되었고 삼미는 만년 꼴찌팀으로 남았다.

“명선수가 절대 명감독은 아니다”
이 말은 박현식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김양중 씨는 “그 양반은 삼미감독으로 가서는 불만투성이었죠. 선수들이 못한다고.” 삼미는 회사의 재정상태가 약한데다가 선수들의 기량도 떨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독의 책임도 있었다. 박현식은 선수시절 펄펄 날던 자신의 경우만을 생각해 다그치기만 했다. 선수들은 주눅 들고 무서워서 제 기량도 발휘하지 못했다. 김양중 씨는 “좋고 나쁜 것을 많이 가려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좋아했고 못하면 무시했어요. 자기가 그렇게 하니까 어지간한 선수는 완전 무시하는 거죠. 늘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에 가득 차 있어요. 그래서 내가 매번 ‘개개인의 선수가 다 한계가 있는데 그것을 망각하고 너만 따르라고 하면 선수들 가랑이가 찢어져 넉다운된다, 왜 못 따라오느냐고만 하는데 너는 특별선수야, 어떻게 그 선수들이 따라오겠느냐?라고 하면 수긍을 하곤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글 | 김예옥 출판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동아제약, 지역주민 대상 ‘사랑나눔 바자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동아제약은 29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 야외주차장에서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들과 동대문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사랑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사랑나눔 바자회는 동아제약이 기부 문화 확산과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최하는 자선 행사다. 동아제약은 바자회에서 자사 및 동아오츠카 제품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수익금은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하고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는 동대문구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사용한다. 올해 사랑나눔 바자회는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 80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동아제약 건강기능식품(오메가3, 비타민, 유산균, 콜라겐), 구강청결용품(칫솔, 치약, 구강청결제), 펫영양제(벳플), 생활용품(생리대, 염색약, 마스크, 밴드), 더마화장품(파티온), 박카스(얼박, 박카스맛젤리), 동아오츠카 음료(포카리스웨트, 오로나민C)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도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성현인터내셔널(의류), 올포유(의류), 동문엔터프라이즈(식품), 플러스초이스(생활용품), 백조씽크(

정치

더보기
D-3 주말 대회전...이재명 수도·‘중원’ vs 김문수 강원·TK 공략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을 맞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D-3 총력전에 돌입한다. 이재명 후보는 31일 경기·충북과 세종·대전 등 지역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다. 경기 평택시를 시작으로 오산시, 안성시 등에서 유세를 한 후 충북 청주시와 세종시, 대전시 등으로 이동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경기 지역은 유권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충청 지역은 역대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한 ‘캐스팅 보터’ 지역으로 꼽힌다. 대선 전 마지막 휴일인 6월 1일에는 경북 안동·포항, 울산 등 영남권을 찾아 부동층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대선후보는 강원과 경북 동부 지역 등 동해안 권역을 공략한다. 김 후보는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끝날 때까지 90시간 동안 전국을 순회하는 ‘논스톱 외박 유세’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을 시작으로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등으로 이동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이후 ‘보수 텃밭’ 경북으로 이동해 울진, 포항, 경주를 찾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필립모리스, 영남 산불 피해 복구에 2억여 원 성금 기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필립모리스는 영남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2억여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사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총 2억 169만 원의 성금을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 열매)에 기탁했다. 회사 측은 이번 기부가 산불 피해 지역의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복구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탁된 성금은 최근 심각한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경남, 울산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생계비 지원, 구호물품 제공, 임시 주거 환경 개선, 심리 상담 등 회복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필립모리스의 생산공장이 피해 지역인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해 있어, 이번 기부는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실천하는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이번 기부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더욱 뜻깊다. 지난 한 달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성금에 회사가 기부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전달식에 참석한 김주한 한국필립모리스 대외정책부문 전무는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하루빨리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

문화

더보기
청소년동아리 ‘삶디동’ 축제 ‘노리터’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는 5월 청소년의 달 특별행사로 5월 31일(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삶디 앞마당에서 삶디 동아리 축제 ‘노리터’를 연다. 본 행사는 삶디 청소년동아리 ‘삶디동’과 청소년운영위원회 ‘삶디씨’가 공동 기획했다. 각종 체험과 공연이 있고, 시민 누구나 당일 참여 가능하다. 체험부스는 시각디자인, 피규어, 요리, 목공 등 다채로운 분야가 있다. △태블릿으로 스티커 제작하기 △푸어링 아트로 피규어 만들기 △비건 디저트 먹고 시식평 남기기 △초코펜으로 쿠키 꾸미기 △나무 소품 만들기 △뮤지컬 주인공 되어보기 △페이스 페인팅 그리기 △스냅 사진 찍기 △오늘의 운세보기 △책갈피 만들기 △음악 추천받기 △북바인딩 노트 만들기 등 모두 15가지다. 별도 신청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총 5팀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감미로운 어쿠스틱 연주를 들려줄 밴드 ‘크램블’, ‘고영희씌 밴드’, ‘멋쟁이03즈’, ‘지점토’는 저마다의 색깔로 관객들을 만나고, 댄스팀 ‘퍼즐’이 준비한 퍼포먼스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축제의 총괄을 맡은 삶디 커뮤니티팀 한승하 담당자는 “청소년 동아리들이 그동안 자신의 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