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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에이즈, 당신에게도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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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후천성면역결핍증,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이 이름에 대한 이미지는 이 병이 의학사에 등장한지 20해가 되는 오늘날까지 성병 공포 전염병 죽음 동성애자 같은 암울하고 저주스러운, 그리고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암환자에게는 동정이 따르지만 에이즈 환자에게는 경멸이나 혐오의 눈길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었던 것. 그래서 에이즈는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 질환이라는 공포보다 고독이라는 사회적 질환으로서의 공포가 더욱 큰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에이즈는 의학서가 아닌, 예술에도 단골 소재가 됐다. 에이즈 보다 더욱 혐오스럽고, 더욱 무서운 에이즈를 둘러싼 이 같은 오해와 편견에 메스를 대는 영화들을 만나보자.

개막작 ‘너는 내 운명’외 11편 상영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에이즈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고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에이즈의 이미지와 사뭇 다른 축제라는 수단을 선택했다. ‘제1회 레드리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행사의 백미는 에이즈 영화제. 에이즈 관련 영화들을 통해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시도하는 이번 영화제는 1~4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펼쳐진다.

에이즈 영화제라? 그렇게 에이즈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았던가 싶지만 상영작은 풍성하다. 개막작은 올해 개봉한 흥행작 박진표 감독의 ‘너는 내 운명’으로, 폐막작은 김신혜 감독의 ‘아주 특별한 외출’이 선정된 가운데, 아카데미 영화상에 후보로도 올랐던 로버트 빌하이머 감독의 ‘한 걸음 더 가까이’ 등을 포함해 국내외 총 11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 ‘너는 내 운명’은 36살 노총각 석중은 우연히 다방레지인 은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 멜로드라마 구도 속에 에이즈라는 파격적 소재를 녹여 주목 받았다. 주최측은 “ ‘너는 내 운명’은 때론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외부적 시선과 에이즈에 대한 오해를 말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에이즈라는 단어 뒤에도 ‘사랑’이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는데 의의가 깊다”며 선정 사유를 밝혔다.

폐막작인 ‘아주 특별한 외출’은 4명의 가족 중 3명이 HIV감염인인 한 가족에 대한 30분짜리 독립영화. 하루에도 몇 번씩 갈등하고 원망하고 자책하면서도, 서로를 연민과 사랑으로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소연이네 네 식구의 모습을 담았다.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목숨을 건 ‘아주 특별한 외출’을 시작하는 주인공 소연의 놀이터 원정기를 통해 영화는 가족이라는 공동운명체가 안고 있는 숙명을 이야기한다. 프로그래머는 “에이즈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기 힘든 상황에서 한 가족의 힘든 생활을 말하며 그들의 삶에 희망을 던져주었다”고 평가했다.

감염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이밖에도 흥미진진한 ‘에이즈의 시선’들이 전개된다. 로버트 빌하어머 감독의 ‘한 걸음 더 가까이’는 2003년작으로 클렌 클로즈와 윌 스미스의 나래이션이 삽입된 작품. 이 영화는 건강,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에 관한 복잡성을 보여주고 에이즈의 어려운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달라이 라마, 코피 아난, 보노(U2:아일랜드 락 그룹 싱어)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의 날카로운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는 다큐멘터리다.

작년에 제작된 ‘나칸디아의 아이들’은 에이즈가 낳은 실질적 비극에 접근한다. 7살 동생, 그리고 병든 아버지와 함께 살며 가장 노릇을 하는 아프리카 소녀. 그녀가 가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4개월 전 엄마가 에이즈로 인하여 사망했기 때문이다. 에이즈라는 세계적인 병은 남아프리카에서만 거의 75만에 달하는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었다. 그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2003년작 ‘반격하라 에이즈’는 정치적인 행동으로 유명한 ACT UP의 15년 활동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에이즈와 관련하여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ACT UP 활동가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LGBT 그룹과 AIDS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 제약회사와 미국정부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 80년 워싱턴 행진으로 시작되는 레이건 시대부터 죠지 부시시대까지 활동가들의 고단한 운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4명의 젊은이들의 사랑과 그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담은 영화 ‘트렌싯’은 Mtv 프로그램인 스테잉얼라이브 (Staying alive) 캠페인에서 최초로 만든 영화로 평범한 청년들을 통해 셀프 섹스를 강조하고 있다. 타탸나는 꿈에 그리던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피츠버그로부터 데려갈 날이 올 거라는 꿈에 살고 있다. 맥시코에 살고 있는 챔피온은 그의 멋진 친구의 그늘에서 벗어나 여자 친구를 사귀는게 소원이다. LA 에 살고 있는 아샤는 그녀의 애인이 그녀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케냐에 살고 있는 매튜는 나이로비에 새로 떠오르는 힙합 문화에 빠져들면서 아버지와 점차 사이가 벌어진다.

각국에서 전개되는 사회적 차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3개의 주사기’는 루시 리우 주연작이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클라라와 웨이트리스로 힘들게 살아가는 올리브, 그리고 중국에서 피 밀매로 살아가는 진핑. 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지는 않지만 에이즈와 함께 살아가는 공통점이 있다.

개발도상국가인 베트남의 여성과 아동, 청소년의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에이즈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베트남 최초의 다큐멘터리 ‘희망의 도시’는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 속에서 에이즈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베트남의 현실을 담담히 담아냈다. 한국의 촬영팀은 베트남의 항구도시 하이퐁에서 만난 에이즈와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 홍보와 교육을 통한 예방은 물론, 큰 장벽으로 버티고 있는 저렴한 치료제에 대한 보급의 필요성과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미국에서도 에이즈 환자로 살아가기는 힘들다. ‘HIV’는 이 영화는 에이즈 감염인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4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이들을 통해 현재 미국에서 에이즈 감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을 집어본다. 더불어 곤란했던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핸 즈’에서 친한 친구들이 장난삼아 받아본 에이즈 검사에서 에이즈 감염인이 된 사코는 자신의 삶에 절망하며 자살을 기도한다. 하지만 지나가는 어부의 도움으로 죽음을 모면한 사코는 에이즈에 당당히 맞서기로 결심한다.

‘당신의 친구 아이샵’은 성소수자 남성들을 대상으로한 에이즈 검사소인 아이샵 소개 애니메이션으로 남성동성애자들의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에이즈 검사의 중요성으로 강조한 한국의 홍보 영상물이다.

에이즈를 도덕적 잣대로 비난하면 할수록 에이즈에 대한 예방은 어렵게 된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회적 약자를 사회 사각지대로 몰면서 책임을 망각하고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 시키는, 20년간 지속돼 온 이 어리석은 공공의 폭력. 이번 영화제는 이 같은 현실을 한번 같이 이야기하고 반성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에이즈와 더불어 살아가는 다양한 이들과 다양한 사회적 모습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번 영화제의 의미는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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