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한 발행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달 중순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한지 2주일만인 이달 초 국내산 일부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는 발표로 인해 후폭풍이 매우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일로 인해 식품안전에 대한 공직자들의 책임감보다는 보신에만 관심을 두고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의중을 저버릴 수 없게 됐다.
식약청의 해당 공무원이 책임회피를 위해 유해 가능성 여부의 정확한 판단도 하기 전에 성급하게 발표한 결과 국내외로부터 질타가 쏟아지자, 식약청의 어처구니 없는 말 바꾸기는 공직자들의 책임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식약청은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을 때는 “별도의 기준은 없으나 검출돼서는 안된다”라는 의견을 제기했었다. 그후 식약청은 “기생충 알은 몸속에 들어와도 유충으로 자라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다”고 했으며, 또 “감염되더라도 구충제를 먹으면 제거된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기에 급급했었다.
식약청의 이같은 보신으로 인해 김치 종주국에 대한 자존심은 한순간 곧두박질 했을 뿐 아니라 김치수출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매우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대장금’의 한류 열풍으로 우리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가 하루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보복성에 가까운 ‘한국산 김치 기생충 알’ 적발로 인해 중국내 유명 유통센터에서 한국산 김치가 모두 자취를 감춰야 하는 서러움을 맛봐야 했다. 뿐 만 아니라 국내산 김치에 대한 검사 결과 발표 이후 일본과 홍콩, 대만 등이 외교통상부에 검사 결과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일본은 한국산 김치의 통관을 보류한 체 23개 수출업체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결과 주요 수입국인 일본의 국산 김치 주문량이 평소의 절반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김치 수출에 빨간 등이 켜지고 있다.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불량 만두’ 파동 이후 “식품 관련 범죄를 뿌리 뽑는데 범정부적으로 대처하라”고 지시한 바 있으나 식품당국의 자세는 여전히 수동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주요 먹거리인 국산김치 조차도 맘놓고 먹지 못하는 현실을 한탄하고 있다. 도대체 식품안전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가 어떻게 했길래 이 지경까지 왔는가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식품당국은 더 이상 뒷북치기로 끌려다니는 식품안전행정을 접고 평소 지속적인 관리와 사전 점검을 철저히 시행, 땅에 떨어진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