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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해외창업 열풍 - 칭다오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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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이 마냥 좁게만 느껴지는 열혈 한국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창업 열풍이라는 진취적인 이미지 뒤에는 사실, 국내 시장의 어두운 단면이 자리 잡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양산된 실직자나 무직자들이 창업전선에 너도나도 뛰어들었고, 국내시장은 그야말로 소자본 창업자들의 격전장이 됐다. 전쟁터 속에서 곪아터진 창업자들에게 들려온 ‘한국적 아이템이 해외에서 먹힌다’는 한류 소식은 다시 살아보자는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본지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한국인들의 진출이 활발한 대표적인 도시 중국의 칭다오, 미국의 LA, 일본의 오사카의 한인 시장을 순차적으로 집중 취재해 그 실태를 알아보는 특집 기획을 마련했다. 한국인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어떤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해외창업은 진정한 장밋빛 미래인지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그 나라가면 돈 번다더라’, 혹은 ‘갔다가 쪽박 찬 사람이 수두룩하더라’는 식의 소문만 무성한 상황에서, 생생한 실체를 확인하고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시리즈의 처음으로 칭다오를 방문했다. ‘한국인 3명만 모이면 중국 이야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뜨겁던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엑스포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그 중에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은 칭다오는 중국의 가장 경제력이 활발한 10도시 중 하나이자, ‘차이나 드림’이 한창 열정적으로 피어나고 있는 꿈의 도시다.

칭다오의 한국인들은 ‘대한민국 칭다오시’라는 농담을 한다. 칭다오에서 받은 첫 인상을 전달하는데 있어, 이 어구만큼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한국인이 술에 취해 칭다오 거리에서 노숙하고 다음날 아침에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뜬다면 자신이 누워있는 장소를 서울로 착각하기에 딱 알맞다. 칭다오의 익숙한 분위기는 무엇보다도 간판에서 나온다.

칭다오에 도착하면 먼저 낯익은 한국어 간판들의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어림잡아 서울의 영어 간판만큼은 될듯하다. 의외로 영어 간판이 드물다는 점에서 외국어 간판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어 간판의 빈도는 더욱 놀라움을 준다.

현재 칭다오에 공식체류비자를 가진 한국인은 8만여명에 이른다. 관광비자 등으로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정확한 파악이 어렵지만 적어도 10만명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족 또한 12만명.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많다보니 ‘한국어가 통한다’는 소문이 영 틀리지는 않다. ‘화장실 어디냐?’ ‘얼마냐?’ 등의 간단한 말들을 알아듣는 중국인이 종종 있다.

한류는 어디를 가도 안개처럼 깔려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점들이 즐비하고, 찜질방, PC방, 노래방 같은 한국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업소들도 넘친다. 술집에서는 한국노래가 흘러나오고 한국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중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에 있는 것은 죄다 있고, 한국에 없는 것도 있다.

가능성도, 위험도 큰 ‘기회의 땅’
이 같은 한국적 분위기가 아니라도 칭다오는 한국인들이 살기에 편리한 곳이다. 관광도지로도 유명한 칭다오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유럽과 중국, 고전과 현대의 어우러짐이 상당히 인상적인 명승지다. 첫눈에도 거리가 깨끗하며, 정리정돈이 잘 된 계획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시차원에서 도시미학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그 유명한 ‘청도맥주’가 입맛에 잘 들어맞는데다 술값도 싸다는 점은 칭다오의 매력 중 하나다.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사 도우미를 쉽게 쓸 수 있는 부분 또한, 한국인이 칭다오에 푹 빠지게 되는 이유로 작용한다.

무엇보다도 도시 자체가 거대한 ‘기회의 용’이 꿈틀대는 듯한 느낌이 강렬하다.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발사업은 칭다오가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절감하게 했다. “매년 지도가 바뀔 지경”이라고 한 현지인은 칭다오의 급변을 설명했다. 하지만, 칭다오의 가능성만을 믿고 달려드는 한국인들의 대부분이 좌절을 맛보는 것이 현실이다. 칭다오의 신호등은 신호가 바뀌는 시간을 알리기 위해 숫자가 카운트다운 된다. 기가 막히게 합리적인 방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상 신호를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결코 중국을 비하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의미다. 칭다오의 신호등과 교통의식, 그 합리와 비합리의 극한을 동시에 품고 있는 현장은 중국을 모르고 만만하게 접근했다가는 ‘사고’를 당하기 십상이라는 은유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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