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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좋아 내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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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이해 못하는 남자들의 세계에 스포츠가 있다. 오죽했으면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들의 대화가 군대에 이어 축구라는 농담이 있을까. 그래서 여자들은 스포츠와 경쟁하려고 한다. 남자들에게 물론 스포츠와 애인은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연인들은 갈등한다. 패럴리 형제의 신작 ‘날 미치게하는 남자’는 이 같은 보편적인 애정문제에 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재기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다.

스포츠 광팬들 ‘저건 내 이야기’
‘날 미치게하는 남자’는 영국 출신의 인기작가 닉 혼비의 자전적 소설 ‘피버 피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축구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이 소설은 영화에서 열혈 야구팬과 사랑스러운 비즈니스 컨설턴트가 엮어가는 로맨틱 코미디로 탈바꿈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로고의 글씨체를 본뜬 오프닝 크레딧이 말해주듯, 이 영화의 첫 번째 매력은 스포츠팬에 대한 애정 어린 묘사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벤 라이트맨(지미 팰론)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중독자다. 그만큼 광적이지 않아도 이 남자에게 공감하는 관객은 꽤 많을 듯하다.

삼촌이 물려준 평생 관람권과 전용좌석에 넘치는 부러움을 표하는 영화 속 남자들의 모습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이다. 야구에 미친 벤의 정신세계를 표현해주는 소품도 재치 있다. 옷이며 양말은 물론, 이불 커튼 전화기 등 소품마다 찍힌 레드삭스 마크는 사랑스러움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한다.

특히 메이저 리그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잔재미가 만만치 않다. 레드삭스가 1920년 팀의 간판선수인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즈에 트레이드 시킨 이후 월드 시리즈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것을 일컫는 ‘밤비노의 저주’가 깨진 작년의 역사적 순간들이 재현된다.

이해심 넓은 여자도 한계가 있다
자신만의 역사와 열정을 간직한 이 남자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름답고 유능한 비즈니스 컨설턴트 린지 믹스(드류 베리모어) 또한 레드삭스에 대한 그의 열정을 사랑한다. 남녀간의 갈등을 과장하지 않는 것은 이 영화의 미덕. 연인들은 최대한의 이해심을 발휘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벤의 야구사랑이 보통수준을 넘어서듯이, 린지의 이해심 또한 범상치 않다. ‘결혼하자’는 고백 대신 ‘개막전에 함께 가줘’라고 말하고, 약혼반지가 들었을법한 반지 박스에 개막식 티켓을 넣어 건네는 벤에게 린지는 ‘로맨틱한 남자’라고 감동하는 그런 여자다. 그만큼 벤은 유머와 매력, 자상함까지 갖춘 완벽한 상대기도 하다.

린지는 승진의 기회를 목전에 둔 치열한 와중에도 벤과 함께 야구장에 달려가고 벤을 위해 레드삭스에 대해 공부한다. 경기가 끝난 후 섹스까지. 린지는 급기야 야구장에서 노트북을 꺼내들고, 사무실에서 조는 혼란하고 고단한 나날들과 마주하게 된다. 보장된 승진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결국 린지도 한계에 다다른다.

그리고 야구 앞에서는 어린애 같아지는 벤은 결국 야구 시즌이 하이라이트로 치달으면서 린지에게 상처를 준다. 여자 친구의 부모님을 만난 첫 대면 자리에서 옆 테이블에서 이야기하는 경기 결과를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막는 바보스러운 행동을 참을 수 있다고 해도, 둘만의 로맨틱한 시간에 역사적 경기를 놓쳤다고 화를 내며 찬물을 끼얹는 벤의 ‘만행’을 린지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취향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방정식
이 영화의 두 번째 매력은 취향이 다른 두 남녀의 간극과 그 간극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어떻게 조절해내는가를 통찰력 있게 담아낸데 있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따라가면서도 갈등의 유형과 사랑의 본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다른 별에 살던 두 남녀가 결코 완벽한 동감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해도 일치하고자하는 열망이 아름답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새롭지 않아도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실제 레드삭스 열혈팬인 패럴리 형제는 야구에 대한 광적 사랑에 심취된 야구팬의 심리를 세밀하게 펼쳐낸다. 패럴리 형제의 필모그라피는 비주류 엽기 취향의 퇴색으로 진행돼 왔는데, 이번 작품은 역시 그들 작품 중에서 가장 주류 정서에 가깝다. 그래도 패럴리의 색깔이 묻어나오는 부분은 재치 넘치는 대사. 이를테면 주말에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자는 린지에게 벤이 친구들과 연습게임에 참가하기로 선약이 돼 있다고 말하는 대화 장면이 그렇다. ‘연습게임엔 왜가?’라고 린지가 묻자 벤은 ‘거기서 출전 선수를 선정하기도 하고 전망을 예측하기도 하거든’이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린지의 질문은 천진하다. ‘그게 반영돼?’

‘메리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때처럼 튀는 화장실 유머는 아니지만 여전히 세련된 유머감각 또한 역시 패럴리를 외치게 한다. 어린애 같은 어른 남자들이 만들어내는 엉뚱한 상황들도 패럴리의 아우라를 강하게 풍긴다. 드류 베리모어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의 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키며 영화 전체를 사랑스럽게 만드는데 한몫한다.

패럴리 형제의 못 말리는 악동 기질이 극대화된 작품을 앞으로 볼 수 없겠다고 생각하면 좀 아쉽지만, 이토록 잘 짜여진 로맨틱 코미디도 보기 드물다는 점에서 그들의 작품은 관객에게 여전히 선물이다. 무엇보다 로맨틱 코미디라면 여자친구에게 이끌려 억지로 보는 남성 관객들도 만족할만한 진정한 연인들을 위한 가을 멜로다.

지하 공간의 비밀이 깨어난다 케이브
감독 : 브루스 헌트
출연 : 콜 하우저, 레나 헤디
루마니아의 깊은 숲, 니콜라이 박사 일행은 13세기 수도원의 폐허 아래 숨겨진 케이브의 입구를 발견한다. 3,400미터 아래 위치한 입구, 200미터가 넘는 폭포, 깎아지른 듯한 빙벽, 게다가 끝이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르는 케이브의 내부는 마치 하나의 지구를 축소시킨 듯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던 탐사는 입구가 막히는 불의의 사고와 팀의 리더인 잭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의 공격을 받는 등 불길함에 휩싸인다.

위험한 사랑의 기억 연애
감독 : 오석근
출연 : 전미선, 장현성, 김지숙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는 어진은 전화방 아르바이트 중 알게 된 한 남자와 통화를 하면서 지겨운 일상의 외로움을 달래곤 한다. 그러던 중 곤경에 처한 어진을 도와준 김여사의 소개로 유흥업의 길에 들어서게 되며, 남다른 매너로 그녀에게 다가서는 민수를 만나게 된다. 연애에는 서툴고 사랑에는 어색한 어진은 민수의 접근에 설레면서 한편으론 어쩔 줄 몰라 하지만, 점점 부드럽고 자상한 그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민수는 납득하기 힘든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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