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0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지방선거 이후 4대강 사업의 길

URL복사

허재영 -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

여론이 반드시 정의를 대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여론은 때로 진실을 감추거나 왜곡하기도 한다. 여론은 가변적이고, 따라서 불완전하다. 그러나 종교적 사안이나 철학적 논쟁 등의 가치판단 문제가 아니라, 사회기반 시스템을 선택하는 문제와 마주하게 되면 여론은 불안정한 속성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만한 지표를 제공해준다.


6월 2일의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 실시된 여론조사(중앙일보 2010.6.8)에 따르면 여당이 참패하고 야당이 승리한 까닭에 대해 응답자의 79.2%는 ‘대통령과 정부 및 여당의 잘못’을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응답자의 11.2%만이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가 나아서(8.8%)‘’, 그리고 ‘민주당 등의 야당이 잘해서(2.4%)’ 여당이 참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5.6%는 선거결과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며, 이들 중 74.5%는 세종시나 4대강사업 등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한 심판이라고 답했다. 결국 다수의 국민들은 세종시 사안이나 4대강사업의 독단적인 추진에 관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한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


결국 여당의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된 이 시점에서 뚜렷이 남아 있는 범국민적 메세지는 ‘4대강사업은 지금의 방식으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한국일보 2010.6.10)에 따르면, ‘규모의 축소나 속도의 조절(46.8%)’, ‘사업의 중단(32.6%)’ 등 사업의 수정이나 반대를 요구하는 의견이 79.4%에 이른다. 이러한 결과는 부차적인 혼란이나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쾌하고 확정적인 국민의 주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여론의 흐름이 야당의 승리와 여당의 참패라는 정치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인천시장, 충남도지사, 경남도지사, 강원도지사 등은 선거과정 중에 4대강사업 반대의사를 밝혔고 이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되었다. 따라서 이들은 공사의 중단을 요구함과 동시에 이와 더불어 토목 및 환경 영역의 공학적인 검토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행정 및 법적 검토도 철저하게 진행하여 4대강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남도지사와 경남도지사는 국토해양부에 공사를 일단 중단할 것을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또한 4대강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현재의 공정을 고려한 대안 마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사가 진척되어 중단할 수 없다고?


정부와 여당은 4대강사업을 중단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중단에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사항(공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보 공사는 4대강사업 중 가장 두드러지게 진척된 공정이다. 이 상태에서의 공사 중단은 이미 투입한 예산의 회수 불가능과 철거 관련 추가비용의 발생이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보의 철거에 드는 비용은 공사 진행이 강행될 때 발생하는 사회비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진척된 공사비와 철거비의 합산액도 완성된 보 등의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과 생태환경의 보존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준설공사의 경우, 보 건설공사 주변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사가 그다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홍수에 대비한 통수단면(通水斷面, 유수가 흐르는 곳의 횡단면적) 부족구간에 대한 준설은 계속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사의 중단이나 취소에 따른 부담은 크지 않다.


생태하천 조성공사는 각 공사구간마다 매우 유사한 조경공사가 계획되어 있어 생태하천 조성이 아니라 이른바 ‘하천공원 조성’ 공사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또다른 사업, 즉 하천부지 내에 있던 농경지를 정리하여 생태습지 등으로 변경하는 사업은 지속적인 진행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도로 공사는 현재 착공된 구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


지자체에 주어진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들


한편 4대강사업은 대부분 국가하천 규모에서 이루어지므로, 정작 직접적 이해가 맞닿아 있는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의 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미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로, 계약 해지권이다. 광역자치단체가 협약에 의해 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위임받은 공구에 대한 공사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공사의 일시적 중단이 가능하다. 둘째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하여 부실한 환경영향평가가 확인되는 경우 환경부장관에게 공사중단이나 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 이는 문화재지표조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셋째로, 공사 관리감독권이다. 농지 및 산지의 전용 등은 광역단체장의 허가사항이므로 준설토를 사용한 농지 리모델링이나 산지 복토를 위해 필요한 전용 등의 승인을 거부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준설토 적치장은 기초단체장이 허가하는 사항이다. 그리고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이나 소음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준법공사를 유도하면 공사는 지금처럼 속도전식으로 진행될 수 없다. 하도(河道) 준설과정에서 오탁방지막이 유명무실화되어 하류로 부유물질과 토사 등이 유출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시체계를 동원하여 공사 중지와 기준 준수 등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사업의 방향전환을 위한 전방위적 모색


4대강사업 중단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공사의 진척 정도이다. 즉 이미 진행된 공사와 그에 투입된 예산이 4대강사업 중지 요청에 맞서는 또 하나의 대립요소인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4대강사업과 관련하여 광역자치단체장이 가진 행정적 권한은 제한적이며, 따라서 이러한 권한 행사가 4대강사업을 저지하거나 방향을 수정할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않는다.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 밖의 다른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현실적인 방안은 4대강사업의 건전한 전환을 요구하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각 사업의 속성을 고려하여 지속 필요성과 중단 필요성에 따라 분류하고, 중단해야 할 사업에 대해서 더욱 적합한 대안을 검토하거나, 사업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보 공사의 중지와 철거, 불필요한 구간의 준설 중단, 자전거도로의 축소 등으로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을 활용하여 지류하천(지방하천과 소하천) 유역의 종합적인 복원 및 정비, 하구둑의 개선 등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대안의 성공을 위해서는 4대강사업 예산의 규모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사업항목을 조정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척된 보를 철거하는 데 따르는 비용 부담,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의 중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의 반발, 적치장 허가의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의 해결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또한 주민들에게 4대강사업의 실상을 알리고 국민의 의사를 명료하게 반영하는 민주적인 여론을 더욱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균형잡힌 여론을 통해 얻어지는 강력한 힘은 우리 사회를 이끄는 긍정적 에너지가 될 것이다. 이런 에너지가, 작년 초여름에 발생했으나 아직까지도 완료되지 않은 충남 논산천의 수해복구사업과 무리하게 강행되는 4대강사업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가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결합되어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견고한 기초가 될 것이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美 ICE 구금된 한국인들, 10일 오전 석방·오후 전세기 출발할 듯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구금돼 있는 한국인들이 10일(현지시간) 오후 현지에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된 한국인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로 오를 예정이다. 이륙시간은 현지시간 오후 2시반 전후가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시각으로는 11일 오후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금 시설에서 공항까지는 약 428㎞로, 차로 약 4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한다.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출국한다. 정부 신속대응팀 소속 조기중 주미대사관 총영사는 9일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방문한 뒤 취재진에 "행정적, 기술적인 사안들을 계속 미국 협조를 받아 준비 중에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사법처리되지 않는 조건 하에 석방 직후 자진출국하는 형식의 세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ICE는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 현대차-LG에너지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