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구름조금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6℃
  • 구름조금서울 -2.4℃
  • 구름조금대전 -1.7℃
  • 구름많음대구 2.5℃
  • 구름많음울산 4.2℃
  • 구름많음광주 3.0℃
  • 구름많음부산 6.9℃
  • 구름많음고창 1.9℃
  • 구름많음제주 7.7℃
  • 구름많음강화 -2.6℃
  • 구름많음보은 -1.2℃
  • 구름많음금산 -0.8℃
  • 구름많음강진군 4.3℃
  • 흐림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7.0℃
기상청 제공

문화

스크린을 적시는 감동의 선율

URL복사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성장한 토토가 홀로 극장에서 알프레도 할아버지의 유산인 편집된 키스씬을 보는 장면에서 마음을 흔들던 음악, 혹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남편 귀도가 수용소에서 아내 도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방송실에서 틀어준 그 음악의 가슴 뭉클함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시네마 천국’과 ‘인생의 아름다워’에서 각각 서정적 음악을 선사한 주인공들이자,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와 니콜라 피오바니가 한국 팬들에게 명장면의 감동을 일깨운다.

베스트 장면 영상물로 제작
엔니오 모리꼬네는 2005년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올 가을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24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 엔니오 모리꼬네는 전 세계적으로 고정팬이 많지만, 국내에서 ‘영화음악 베스트’ 차트 10위권 내에 매해 2~3곡 이상을 올릴 만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음악가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90 명의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단과 100여명의 합창단이 함께한다. 한국 영화 팬들이 참여한 모리꼬네 영화들 중 선정된 베스트 장면을 국내 최고의 프로덕션인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영상물을 제작해 모리꼬네의 감미로운 음악과 더불어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모리꼬네의 음악 중 가장 익숙한 사운드 트랙은 ‘시네마 천국’. 모리꼬네는 이 영화로 제 62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수상, 제 42회 칸느 심사위원 특별대상, 제 47회 골든 글러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수상, 일본 비평가 협회 선정 세계 영화음악 베스트 1위를 차지했다.
테마 음악만으로도 꼬마 토토의 천진난만한 모습, 알프레도 할아버지의 토토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감동을 느끼게 한다. 첫사랑 엘레나와 노천극장에서 재회하던 키스씬 에서의 ‘사랑의 테마’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았던 가슴 뭉클한 주제곡이며, 중년의 토토가 알프레드로부터 전해 받은 오래된 필름뭉치를 돌려볼 때의 감동은 그의 세심한 음악적 배려 없이는 맛볼 수 없는 가슴 벅찬 순간이다.

음악에 맞춰 필름을 편집했다는 일화
라에선 ‘시네마 천국’이 개봉할 당시 영화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이 발매되지 않아 영화음악광들을 무척이나 흥분하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일주일중 ‘시네마 천국’의 음악이 안 흘러나온 날이 하루도 없었다. 결국 몇 개월 후 출시된 라이센스 앨범은 기다리던 수많은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됐다.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인 아메리카’에서 세르지오 감독은 촬영 전에 이미 작곡된 모리꼬네의 음악을 들어가면서 영화를 편집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미 만들어진 수많은 테마곡들 속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그 주된 테마에서 받은 영감으로 세리지오 감독은 독특한 시퀀스를 풀어갔고 영화의 시공간은 상당량이 모리꼬에의 음악으로 채워지게 됐다.

그가 작업한 영화의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나 장식품 혹은 첨가물이 아니다. 작은 소리 하나로부터 백밴드의 연주곡 까지, 주인공의 심상으로부터 웅장한 대자연의 거대한 숨막힘에 이르기까지, 그만의 시나리오를 거침없이 연주하는 화면 속에 감춰진 또 한명의 감독인 셈이다. 지금까지 360편 이상의 영화음악을 작업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는 모리꼬네는 최근엔 ‘킬빌2’에 영화 음악에 참여해 노년에 접어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은 열정을 발산하기도 했다.

영화의 맥박을 전달하는 메신저
니콜라 피오바니는 걸작 영화로 다가온다. 8월19일 광화문 씨네코아에서 개봉하는 이탈리안 뉴시네마의 거장 따비아니 형제의 고전 ‘피오릴레’ ‘로렌조의 밤’은 피오바니 음악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각각 1993년과 1982년 제작된 이들 영화는 작품 자체도 뛰어나지만 영화 미학을 완성시키는 음악 또한 절찬을 받았다.

피오바니는 이 두 영화에서 판타지와 리얼리즘, 이탈리아의 근대사와 개인들의 삶의 욕망과 두려움을 아우르는 따비아니 형제 영화의 주제의식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해내는데 성공했다. ‘로렌조의 밤’에서는 베르디와 바그너의 오페라 아리아를 도입하고, 웅장한 교향곡 스타일의 클래식 스코어를 작곡해 전쟁의 참상을 우회적으로 선보이는가 하면 ‘피오릴레’에서는 비극적인 운명에 사로잡힌 가문의 200년사를 격정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선율로 표현해내고 있다. 영화의 긴장과 설레임, 맥박을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메신저로서 피오바니의 음악은 따비아니 형제의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의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 ‘아들의 방’으로 유명
피오바니는 1970년 영화음악을 시작한 이래 무려 120여편의 영화에 참여해왔다. 국내팬에게는 특히 ‘인생은 아름다워’와 ‘아들의 방’으로 유명해졌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피오바니에게 오스카 최우수영화음악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피오바니는 비극적 현실을 희극적 상황으로 둔갑시키는 마술과 같은 영화음악을 선보이며 인생의 아름다움을 이탈리아 특유의 낙천성과 로맨틱한 정서로 풀어내 큰 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이후 깐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난니 모레띠 감독의 ‘아들의 방’으로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들의 방’은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을 통해 한 가정의 균열과 고통을 내밀하게 묘사한 영화. 그만큼 니콜라 피오바니의 영화음악엔 아들의 죽음을 자책하며 후회와 번민으로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의 슬픔으로 가득하다. ‘진실하고 단순하게, 죽음에 접근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음악 역시 특별한 수식어 없이 정직하게 가족과 죽음, 아픔을 노래하고 있다.

따비아니 형제, 페데리코 펠리니, 난니 모레띠 등 이탈리아 최고의 감독들과 호흡을 맞춰 온 피오바니는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선율로 거장 감독들의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를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영화음악가다. 특히, 페데리코 펠리니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영화음악가 니노 로타 이후 마땅히 자신의 영화를 표현해줄 영화음악가가 없어 고심하던 차에 따비아니 형제의 영화 ‘로렌조의 밤’의 밤을 보고 그 음악에 매료되어 피오바니에게 그의 영화의 음악을 맡길 결심을 하게 됐다고 알려져 있다.

그 음악을 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영화, 그 영화를 빼놓고는 상상하기 힘든 진정한 영화음악들로 강렬한 기억을 남겼던 두 음악가. 그들의 명곡을 되새겨 들으며 가슴을 적시는 것도 이른 가을준비를 괜찮은 방법일 듯 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