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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욕망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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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등 탐미적 영상으로 사랑의 상처를 담아내온 왕가위, 복잡미묘한 인간관계를 냉철한 시선과 참신한 언어로 변주한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로 천재감독 타이틀을 얻은 스티븐 소더버그, 스릴러 구조 위에 관음주의적 욕망과 당대 문화상을 반영해 낸 ‘욕망’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이름만으로도 팬들을 흥분시키는 이 3인의 세계적 거장이 한 자리에 모여 짜릿한 대화를 나눴다. 미묘한 사랑과 욕망의 감성을 독특한 영상언어로 풀어낸 이력들을 저마다 소유한 이 거장들이 에로스란 테마 아래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에로스’는 에로티시즘의 성찬이자, 희귀한 럭셔리 종합선물세트다.

말년의 노장에게 던진 철학적 질문
국내에서 이 영화의 홍보는 왕가위 감독에게 초점이 맞춰진 듯 보이지만 사실 ‘에로스’의 시작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다. 1995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은 갑작스레 찾아온 중풍 발작으로 부분 마비가 된 몸을 이끌고 장편영화 ‘구름 저편에’를 제작하고 있었다. 그때 참여한 프로듀서 중 한 명의 말에 따르면, 안토니오니는 매일매일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악전고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구름 저편에’를 완성한 후에도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고 한다. 안토니오니의 그칠 줄 모르는 영화 열정에 고무된 스테판 찰 가제프 프로듀서는 이 말년의 노장과 함께 ‘에로스’를 주제로 한 3부작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컨셉은 바로 안토니오니에게 영화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온 당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젊은 감독을 포함하는 한편, 인생의 말년에 있는 안토니오니에게 있어서 과연 에로스란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이에 안토니오니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이후, 왕가위와 스티븐 소더버그 또한 흔쾌히 이 프로젝트의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눈부신 만남은 그렇게 시작될 수 있었다.

왕가위의 ‘그녀의 손길’ 스티븐 소더버그의 ‘꿈속의 여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위험한 관계’의 완성과 함께 프로듀서들에게 떨어진 임무는 각각 다른 세 개의 영화를 연결시켜줄 시퀀스를 찾는 일이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아티스트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렌조 마토티가 제작한 몽환적이고 에로틱한 세 개의 시퀀스와 브라질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카에타노 벨로소가 작곡한 음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한편이 끝나고 다음 작품이 시작되기 전 흘러나오는 음악과 연결 시퀀스는 관객에게 작품을 음미하는 순간을 마련해준다.

남녀간의 건널 수 없는 심연
홍콩의 아름다운 고급 콜걸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한 젊은 재단사 이야기를 담은 왕가위 감독의 ‘그녀의 손길’은 감성을 자극하는 에로틱한 서정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재단사의 시점으로 정보가 제한된 이 영화는 오직 아름다운 고급콜걸, 극도의 흥분을 자아내는 한낮의 아파트, 짧지만 강렬한 손의 감촉 등의 단서들로 장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상황을 짐작케 할 뿐이다.

영화 속 카메라가 잡아내는 빈 복도, 식당의 식탁, 남자 머리의 뒤편,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 언쟁 또는 사랑을 나누는 소리 등 이미지들로 뒤덮인 공간은 존재와 장소가 전하는 묘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대사가 아닌 공간이 품은 특유의 질감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말을 거는 이 특별한 접촉은 줄곧 자신의 영화에서 공간과 음악에 대한 탐미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시도해 온 왕가위 감독만의 독백이자, 몽환적이고 정적인 공간의 흐름 안에서 특별한 문자들을 포착해내는 그만의 영화적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공리와 장첸의 연기호흡 또한 인상적이다.

두 번째 러브레터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꿈속의 여인’이다. 이 작품은 좀더 쾌활하다.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밤마다 되풀이되는 에로틱한 꿈에 시달리는 한 광고 세일즈맨과 그 주인공의 심리상담을 도와주는 의사와의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운 심리치료 과정이 돋보이는 코미디. 이 낯선 코미디는 ‘에로스’란 주제에 대해 직접적인 화법을 구사한 다른 두 이야기와는 달리 좀더 가볍고 모호한 방식을 취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위험한 관계’는 남녀간의 건널 수 없는 심연에 관한 기묘한 드라마다. 여름의 끝자락, 강렬한 색상, 위기에 처한 부부, 그리고 다른 여자의 존재, 외로움, 애정의 부재, 그리고 내면으로부터의 공허함. 이처럼 안토니오니가 이번 작품 안에서 나열하고 있는 일련의 위험들은 일반적인 영화들의 내러티브와는 달리, 상당히 낯선 체험을 제공한다. 감독은 남녀간에 존재하는 건널 수 없는 심연에 관한 이야기를 그 특유의 철학적 고찰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악몽의 흉가 아미티빌 호러
감독 : 앤드류 더글라스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멜리사 조지, 필립 베이커 홀
1974년 11월14일, 뉴욕시 외곽에 위치한 아미티빌 마을. 온 가족이 처참하게 몰살당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자신이 부모와 형제들을 총으로 쐈다고 자백하는 데페오는 어떤 알 수 없는 ‘목소리’에 이끌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는 진술을 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이 집에 한 가족이 새로 이사를 온다.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세기에 걸쳐 매우 공포스러운 이야기 중 하나로 알려진 이 충격적인 실화가 2005년, 이 저택에 다시 찾아온다.

무자비한 외계침략자 우주전쟁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톰 크루즈, 다코타 패닝, 저스틴 채트윈
레이 페리어는 이혼한 항만 근로자로 아무런 희망 없이 매일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의 전 부인은 아들 로비와 어린 딸 레이첼과 주말을 보내라고 레이에게 맡긴다. 그리곤 얼마 안 있어 강력한 번개가 내리친다. 잠시 후, 레이는 그의 집 근처에 있는 교차로에서 그들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버릴 엄청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커다랗고 다리가 셋 달린 정체불명의 괴물이 땅속 깊은 곳에서 나타나 사람들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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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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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