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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적 신화의 화룡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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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미있는 ‘화장실 평론’을 들었다. ‘스타워즈’의 완결판 ‘시즈의 복수’ 시사회가 끝나고 극장 화장실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다. “결말이 이상해.” “뭐 뻔하지. 후속편이 나오겠네. 저 아이가 커서 지 아비랑 싸우겠지… ‘내가 니 아비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안 만든다던데.” “그 말을 믿어? 헐리우드 놈들이 언제 그런 말 지켰냐.”
이 대화는 물론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어이없는 몰이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6편의 대서사시를 절반으로 나누어 뒷부분을 먼저 시작했다. 국내에서 ‘스타워즈 1’으로 개봉한 첫 번째 시리즈의 원제는 ‘스타워즈 :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이다. 즉 이 완결편의 결말은 1977년의 최초 공개된 시리즈와 연결된다.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는 30년 가까이 진행된 ‘스타워즈’ 신화의 화룡정점이다. 이번 완결편은 이전 시리즈에서 감춰져왔던 비밀들을 모두 풀어냄으로써 장대한 전설에 마침표를 찍는다.

 마니아들을 위한 마지막 성찬
 왜 조지 루카스는 이 6편의 프로젝트를 ‘매트릭스’나 ‘반지의 제왕’처럼 순차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대한 감독의 대답은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전략으로 들린다. 루카스는 전반부 서사는 당대의 기술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후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먼저 제작하고 전반부는 기술이 진보될 날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 ‘스타워즈’를 시작할 때 무명이었던 감독에게 후속편에 대한 기약이 없는 상태였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 3은 사실상 버려질 예정이었던 것이다.

 ‘스타워즈’의 대박으로 만들어진 역순의 후속편은 하지만 보다 효과적인 구성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앞에서 소개한 화장실에서의 대화가 입증하듯, 이 같은 시리즈의 제작 순서는 관객을 헷갈리게 만들었을지 몰라도 적어도 진부함에서는 구제해 줬다. 만약 시간의 순서대로 시리즈가 공개됐다면 ‘뻔한’ 예측들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를 안 봐도 다 알만큼 유명한 대사 ‘내가 니 아버지다’ 또한 ‘영화사에 손꼽히는 반전’이라는 명예를 거머쥘 수 없었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전반부는 후반부가 있기에 더 흥미로워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다스 베이더가 루크의 아버지라니 어떻게 된 거야?’ 같은 궁금증이 없었다면 에피소드 1, 2, 3가 만들어졌을지 조차 의문이다.

 따라서 세 번째 에피소드 ‘시스의 복수’는 ‘스타워즈’ 마니아를 위한 마지막 성찬이다. 제다이 기사였던 아나킨이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완결편에는 루크와 레아가 아기 때 왜 헤어지게 됐는지, 아나킨과 오비완은 왜 싸우게 되는지, 츄바카는 어디에서 등장하는지 등의 비밀들이 밝혀진다.

 다스 베이더는 부시의 메타포?

 기술력의 진보를 기다렸다는 감독의 말에 걸맞게 ‘시스의 복수’는 화려한 테크놀로지의 진수를 보여준다. 영국 호주 스위스 중국 태국 튀니지 등 각국을 돌며 촬영한 배경들은 모두 CG의 바다에 빠졌다 나온다. ‘시스의 복수’는 2,300개에 달하는 특수효과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타이타닉’이나 ‘반지의 제왕 3’가 600~1200개 정도의 특수 효과 장면을 가지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이 같은 특수효과의 양은 엄청난 것이다. 아름다운 행성들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우주전쟁, 녹아내리는 용암 줄기와 폭발하는 마그마 사이에서 펼쳐지는 전투 등 그 어떤 시리즈보다 스펙터클한 신화적 판타지를 펼쳐 보인다.

 하지만 ‘스타워즈’가 ‘미국 대중문화의 경전’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문화적 코드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시각적 향연 보다 더욱 광대한(해석이 끝없이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신화의 향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 진영으로부터 엘리트주의와 구질서 회복을 선동하는 영화라는 비난을 듣는 등 정치적 메타포로 자주 분석되던 ‘스타워즈’는 이번에 보다 직접적으로 정치 풍자를 담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화수호자임을 공언하면서 무서운 독재 야욕을 품고 있는 팰퍼타인 의장의 악마적 모습이나 그 의장의 뜻을 계승해 파시즘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다스 베이더의 모습은 부시를 연상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의 운명을 쥐고 흔들며 희극적인 쇼맨십을 보여주는 부시는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다스 베이더의 비극적이고 고독한 카리스마로 거듭난다. 서로를 반란군이라 부르며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두 세력간의 긴장도 국제 정세와 닮았다. 다스 베이더가 전형적 영웅의 일생을 따라가고 ‘스타워즈’가 신화를 재창조한 영화라는 점을 되새긴다면 이 영화가 현실정치를 비판하고 있기 보다는, 정치와 권력의 속성이 원형적 질서를 가지고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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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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