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쏠린 경기 회복 덕분에 소득의 ‘K자 양극화’ 현상도 더 심해지고 있다. 상위 10% 고소득층의 월평균 소득이 1,500만 원을 넘어선 반면, 하위 10% 저소득층은 오히려 소득이 줄어든 상황이다. 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상위 10%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1,538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상위 10% 가계소득이 월 1,5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득 9분위(상위 10~20%)의 가계소득도 936만 3,000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4.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소득 상위 20%(9분위, 10분위 합산)의 경우 근로소득(2.5%), 이전소득(25.1%), 비경상소득(17.6%)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반대로 하위 10%(1분위)는 전체 소득 구간 중 유일하게 소득이 감소했다. 1분위 가계소득은 73만 7,00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0.9% 감소했다. 2024년 1분기(75만 5,000원) 이후 2년 연속 하락하는 셈이다. 이들 가구의 근로소득은 10.2%, 비경상소득은 44.4%씩 줄었다. 이 때문에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10분위배율은 작년 1분기 19.9배에서 올해 1분기 20.9배로 더 벌어졌다. 10분위배율이 20배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분기(21.4배) 이후 3년 만이다. 정부는 반도체 대기업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된 소득 증가가 격차 확대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또, 명절이 끼어 들어 고소득 가구의 세뱃돈, 용돈 등 이전소득이 늘어난 점도 소득 격차 확대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1분기에는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이 주로 대기업에 몰려 지급되면서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들의 소득은 많이 늘었지만, 그보다 규모가 작은 사업체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임금 상승률을 보면 업종, 고용형태, 기업 규모에 따라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근로자 임금은 1,659만 8,000원으로, 1년 전(671만 7,000원)보다 무려 147.2% 급증했다. 이 가운데 300인 이상 사업장 상용직 근로자는 임금이 2,505만 3,000원에 달했다. 1년 전(835만 5,000원)과 비교하면 약 200%나 뛴 수치다.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2월 임금은 172만 원으로, 작년 2월(173만 6,000원)보다 1.1% 줄었다. 또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임금은 작년 2월 651만 5,000원에서 올해 2월 872만 3,000원으로 33.9% 늘었으나, 300인 미만 근로자는 362만 4,000원에서 402만 7,000원으로 1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주식시장과 부동산 호황 등으로 가구 간 자산 격차 역시 점점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상위 10% 가구의 순자산은 21억 7,122만 원으로 전년 대비 8.8% 늘었다. 하지만 하위 10% 가구의 순자산은 –771만 원으로, 전년(–669만 원)보다 더 줄어 가계 부실이 심화됐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 후반에서 3%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황 덕에 경기가 지난해(1.0%)의 침체를 벗어나 올해는 뚜렷하게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1분위, 즉 하위 10% 가구의 순자산은 -771만 원으로, 전년(-669만 원)보다 오히려 부실 규모가 더 커졌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 후반에서 3%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호황을 맞으면서, 지난해(1.0%) 부진했던 경기가 올해는 뚜렷하게 회복세에 들어설 거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성장의 온기가 모든 계층에 고르게 전해지진 않고 있다. 저소득 가구가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년 동안 반도체 분야 대기업 상용직 노동자들은 임금이 크게 올랐지만, 중소기업 반도체 종사자나 임시·일용직 근로자들은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며 “어떤 분야에서 노동자 수입이 크게 늘었다면 그것이 사회 전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세금을 제대로 걷어야 하는데, 현재 조세체계는 고소득자에 대한 공제 혜택이 너무 커서 실질적으로 세율만큼 세금을 걷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조세와 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자산과세는 물론이고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야 혁신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모두의 성장’, 진짜 성장이 가능하다. 초과 이윤을 사회연대임금이나 사회연대기금 등으로 돌리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