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9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윤형돈 칼럼

【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 ② - 삼구아이엔씨 구자관 회장의 따뜻한 경영 DNA

URL복사

따뜻한 인간관계의 DNA를 전파하는 경영

 

생태학자들은 자연생태계의 종간 관계를 흔히 경쟁, 포식, 기생, 공생의 네 종류로 나눈다.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해를 입게 되는 관계가 경쟁이고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가 공생이다.

 

한편, 한 종은 이득을 보고 다른 종은 손해를 보는 관계로 포식 또는 기생이 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걸 원하는 존재들은 늘 넘쳐나기 때문에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삶의 현실이지만 자연의 관계구도를 이처럼 입체적으로 조망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상대를 제거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명체는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지만 그의 형질은 유전자를 통해 자손 대대로 전달 될 수가 있다. 세포와 세포안에 들어있는 유전자, 즉 DNA의 관점에서 보면 실제로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끊긴 적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생명체의 삶은 유한하지만 유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생명은 영속성을 지니고 있다.

 

1988년 국가적 외환위기때 청소 용역업체인 삼구아이엔씨도 그 위기를 피해 나갈 수 없었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회사들이 경비나 청소 인력을 줄이는 바람에 거래를 끊겠다는 업체가 늘어났다. 당시 구자관 회장은 빚을 지고 사옥을 산 상황인 데다 매출이 두 동강 나면서 벼랑끝으로 몰리는 위기를 맞았다. 그때 직원들이 나서 직원들 스스로 나가 일감을 찾으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힘을 보탰다. 직원들이 하나 둘 똘똘 뭉쳐준 덕분에 위기를 벗어났다.

 

평소 구 회장은 직원들을 만나면 “여사님 고맙습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추위에 떨며 새벽에 나와 정성껏 청소하면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자녀들을 교육하는 그들에게 어떻게 존경심을 갖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구 회장은 “여사님”,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높여 부르며 몸소 직원 존중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회사 내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누구를 만나든 정성을 다하여 인사하고 존중하고 경청을 한다.

 

구 회장은 삼구아이엔씨를 직원들의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 84년도에 회사 주식의 47%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었다. 구 회장의 아내, 동생, 친구가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회수하여 당시 액면가 5천 원으로, 그것도 보너스 대신에 주었다고 한다. 현재 삼구아이앤씨의 대표이사는 공채 1기 출신인 동일범 사장이며, 구 회장은 모든 일을 임원에게 위임하고 그들이 하는일에 책임만 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명함도 책임대표사원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상대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DNA가 구 책임사원으로부터 시작되어 35,000여 직원에게 전파되었고 자리 잡았기 때문에 회사의 위기상황에서도 서로 신뢰하면서 공생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2023년 용인대에서 구 회장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61세의 늦은 나이에 용인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하여 64세에 졸업장을 딴 인연밖에는 없는 구 회장에게는 의외의 일이었다. 누구나 당연히 감사하며 수락할 일이었지만 그는 자격이 안되는 사람이라고 사양했다.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용인대에서 구 회장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대학교가 아무에게나 명예박사 학위를 남발하는 곳이 아니다. ‘그동안 삼구아이엔씨가 55년의 업력을 가진 전문기업으로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헌신한 점과 용인대의 후학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용인대의 주요 교수진에서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일이다. 명예박사 학위의 위상과 무게에 대해서 겸손으로 사양할 일이 아니다.’ 평소 겸손이 습관화된 구 회장에게 사회의 리더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깨닫게 되는 일이되었다.

 

한때 삼구의 자회사 한 곳이 두달 동안 세무조사를 받고 2천만 원이 넘는 추징금을 납부했는데 한달 후 도리어 세금이 과오납되었다면서 2억 원이 넘는 돈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 구 회장은 순간 경리부 책임자를 불러 야단을 쳐야할지 칭찬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아침 저녁으로 직원들에게 ‘국가를 속이지 말라’, ‘원칙대로 해라’라고 수없이 강조했던 기억이 나서 잘못 계산해놓고 찾아내지 못한 직원들의 게으름은 탓할지언정 세금을 많이 낸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기업은 젖소라고 생각한다. 젖소를 키우는 목적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서이고 기업이 세금을 잘 내면 국고가 튼튼해지고 그래서 국가가 기업을 도와주면 기업의 경영환경도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행동은 유전한다. 행동이 모여서 문화가 된다.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구 회장이 만든 따뜻한 인간관계와 경영의 DNA가 삼구아이앤씨를 통하여 온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는 문화가 되길 기대한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찬대 의원 “캄보디아 ODA, 50억원 불용 직후 국제개발협력위 심사 안 받고 1300억원 예산 편성”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캄보디아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추진 과정에서 50억원이 제도 미비로 불용된 직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13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무조정실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 정무위원회, 3선, 사진)실에 제출한 답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 확정된 2024년도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 예산 50억원은 전액 불용됐다. 이에 대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사업 추진에 앞서 관련 제도 정비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내부 절차 마련을 진행했으나 동 작업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돼 50억원 예산은 불용됐다(불용 시기=2024년 11월)”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캄보디아 대상 민간협력전대차관 사업은 2025년도 종합시행계획(요구액) 심의‧의결 이후에 정부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편성된 사업이다”라며 “이후 국회 심의를 거쳐 2025년도 종합시행계획(확정액)에 포함돼 심의·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국회 심의‧의결 단계에서 해당 사업이 포함된 것을 나중에 인지했고, 앞선 절차가 정상적으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박용철 강화군수 취임 1주년 맞아 안정 ‧ 미래 ‧ 혁신으로 답하다
[시사뉴스 강화=지창호 기자] ‘군민 소통과 통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박용철 강화군수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화군은 안정·미래·혁신의 세 축이 조화롭게 맞물리며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6일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박 군수는 흔들리던 군정을 신속히 안정시키는 한편,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으로 미래 비전을 세우고, 혁신 과제를 잇달아 가동하며 군 전역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군수는 “접경지역과 인구감소, 각종 규제라는 3중고에 혁신하지 않으면 지방소멸의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지난 1년 군정에 매진했다”며, “7만 강화군민의 통합된 힘과 우리 공직자의 헌신으로 이제 강화 발전의 밑그림이 완성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년 간의 주요 성과와 정책 방향들을 살펴본다. 안정 : 군정 공백 혼란, 현장 리더십으로 정면 돌파 박용철 군수는 지난 1년간 군정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군수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7개월간 군정 공백이 이어지고, 대남 소음공격 피해가 겹치며 지역 불안이 고조됐던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취임 직후에는 최우선 과제였던 북한 소음공격 문제에 발 빠르게 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