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08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람들

【책과사람】 ‘유해동물’의 몸을 가로지르는 욕망과 문화, 신화와 과학의 자연사 〈나쁜 동물의 탄생〉

URL복사

인간은 어떻게 동물 악당을 만들어 내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동물을 쉽게 아끼고 쉽게 미워하는 인간의 양가적인 관점을 유쾌하고도 생생하게 드러낸 책이다. 동물들 곁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과 현장 전문가, 학자들의 이야기를 고루 청취하며 순진한 온정주의나 냉담한 인간중심주의 중 어느 쪽으로도 함부로 기울지 않는 서술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

 

어리석은 인간의 변덕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조금 더 평등하다. 어떤 동물은 귀여움받고, 어떤 동물은 미움받는다. 심지어 같은 동물이라도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백팔십도 달라진다. 집에서는 다소곳한 고양이가 밖에서는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공포의 도살자’가 되기도 하며,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이제는 도시의 ‘날개 달린 쥐’ 취급 당하기도 한다.

 

아메리카 대륙의 초기 정착민들에게 늑대는 소, 양, 사슴 등의 고기를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이었다. 정부는 두둑한 포상금을 내걸었고, 사람들은 늑대를 마구 사냥했다. 그러다 늑대가 드물어지자 피식 동물들의 개체 수가 폭증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늑대를 재도입했다. 심지어 현대인들에게 “늑대는 순수하고, 감탄스럽고, 고귀한 존재가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1930년대 호주에서는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충을 먹는 사탕수수두꺼비를 들여왔다. 그러나 오히려 독이 든 두꺼비를 잡아먹은 토착 동물들이 줄줄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이 ‘정치적 압박’에 굴복해 생태계에 섣불리 개입한 결과였다. 참새의 씨를 말리려고 했으나 수천만명이 아사하는 참사로 귀결된 중국의 제사해 운동도 비슷한 케이스다. 당은 자연에 대한 통제력을 보여 줌으로써 권위를 입증하려 했고, 과학자들은 당의 뜻을 거스를 용기가 없었다.

 

이 밖에도 인간은 경제적 효용과 문화적 학습, 심지어 단순한 선호와 같은 자의적 기준에 따라 끊임없이 ‘나쁜 동물’을 발명해 낸다. 코끼리는 서구인들에게는 신성한 동물이지만, 케냐 현지인들에게는 사람보다 특별 대우를 받는 ‘정부의 동물’이 됐다.

 

통제를 벗어난 동물들

 

물론 동물들은 변한 적 없다. 변덕스러운 것은 언제나 동물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거기에는 인간의 욕망과 필요, 이데올로기와 과학이 뒤섞여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자연을 통제하기를 원한다. 인간이 정해 놓은 자리를 벗어나는 동물들에게는 가차 없이 ‘악당’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 한눈에 봐도 위협적인 맹수 뿐 만 아니라, 얼핏 무해하고 귀여워 보이는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쥐, 뱀, 고양이, 코끼리부터 사슴, 토끼, 참새, 청설모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머리 꼭대기로 기어올라 가부좌를 틀고 앉은 숱한 동물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저자는 생태계의 균형을 고려하지만, 개별 동물의 복리를 함부로 무시하는 태도도 지양한다. 각지의 원주민들이 오래도록 쌓아 온 지혜와 현대 과학의 발견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덧붙여 “공존이 늘 평화롭고 달콤할 수는 없다”며 문제는 매번 새롭게 발생할 것이고, 우리는 그때마다 ‘겸손한 앎’에 기반한 상생 규칙을 도출할 수 있을 따름이라고 강조한다.

 

과학과 문화를 가로지르고 실험실과 현장을 분주히 쏘다니는 저자를 바쁘게 따라다니다 보면, 우리는 “정말로 자연을 이길 길은 없다”는 당연한 사실과 새삼 마주치게 된다. 동시에 유쾌함과 따스함, 호기심과 엄정함을 잃지 않는 저자의 서술을 통해, 우리는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비인간이웃들’과 살아가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파키스탄 "인도, 카슈미르 수력발전 댐 공격"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파키스탄과 인도 양국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가 자국의 댐을 무력공격 표적으로 삼았다고 7일(현지 시간) 외신이 밝혔다. 파키스탄 매체인 사마(SAMAA) TV, 데일리쿠드라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군 홍보기관인 ISPR의 대변인 아흐메드 샤리프 초드리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도가 전날 밤 인더스강 지류이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닐럼강 소재 닐럼-젤럼 수력발전소, 특히 발전소의 핵심인 노세리댐을 목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댐의 구조적인 손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초드리 중장은 인도가 파키스탄의 중요한 수자원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삼으려는 시도가 국제 협약 등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도 전투기 5기 격추 사실을 밝히며 "우리 군은 짧은 시간 내 적절한 대응을 했다.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 항공기의우리 영토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스스로 방어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

정치

더보기
김문수 "당 지도부, 강제 후보 단일화 손 떼라...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 지도부는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강제 단일화는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대선후보는 8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로드맵'을 추진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며 "현시점부터 당 지도부의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 그리고 이재명의 민주당과 싸움의 전선으로 나가자"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헌 74조를 보면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 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날 지도부가 제안한 한 예비후보와의 양자 토론회에 대해서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김문수 후보 ‘내가 나서면 대선 이길수 있다’는 착각인가? 단순 몽니인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단순 갈등’수준을 넘어 ‘꼴볼견’ ‘가관’ ‘x판 오분전’이다. 지난 3일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는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됐다. 왜냐하면 김 후보가 세 차례나 치러진 국힘 경선에서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을지문덕’이라며 자신이 후보가 되면 한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한 후보를 지지하는 국힘당원들이나 중도층이 김 후보를 적극 지지해 최종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측이심(如廁二心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으로 김 후보 측이 갑자기 단일화에 몽니를 부리면서 단일화 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김 후보 측의 몽니에는 이유가 있었다. 본인이 국힘 후보인데 국힘 지도부는 한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전략을 짜고 있고, 본인이 추천한 사무총장(장동혁) 임명을 무시하는 등 선거와 관련한 당무(黨務 당의 사무나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당연히 ‘이건 아니지’라는 꼬라지가 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 지도부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