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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사람】 서울의 다섯 지역, 멋쟁이들의 거리 〈유행과 전통 사이, 서울 패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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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동대문, 명동, 이태원, 성수동의 패션 문화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 책은 ‘패션’의 관점으로 서울을 들여다보고 분석한다. 저자들은, 궁핍했던 일제 강점기를 지나 6.25 전쟁을 거치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분석하고 정리해 ‘패션 서울’의 한 면모를 이 책에 담았다.

 

한복 유행의 거점, 종로

 

서울에는 독특한 패션사(史)가 있다. 특히 종로, 동대문, 명동, 이태원, 성수동에는 한국의 역사처럼 다난한 문화의 역사가 남아 있다. 종로는 조선 상업의 중심지이자 패션의 발상지였다. 종로의 궁 주변에는 사대부와 관리인, 예술인이 모여 살았고 이들은 조선 멋쟁이로 대표됐다. 육의전(六矣廛)은 종로를 직물 상품의 중심지로 만들었고, 6.25 전쟁 이후에는 포목점과 주단점의 유통 구조가 광장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종로는 시대를 불문하고 한복 유행의 거점으로 정착했다. 조선의 궁궐은 역사를 넘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살아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 이제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한복을 입고 셀카봉을 든 관광객의 모습은 어느덧 서울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다음으로 광장주식회사의 설립과 함께 시작한 동대문 상권이 세계적 규모의 패션 클러스터가 될 수 있었던 역사를 살펴보며, 이 과정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과 착취당한 노동자의 애환을 이야기한다. 구한말 조선 상인들이 일본 정부와 일본 상인들의 견제와 압박을 피해 낙후된 지역에 터를 잡고 자생적으로 경제 생태계를 형성했다. 시간이 흘러 2000년대 이후 제품 아웃소싱을 담당하거나 카피 제품을 제작하던 단조롭고 수동적인 과거의 대량 생산에서 벗어나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탄력적 의류 제조 시스템을 갖춰나갔다. 의류 제조와 관련된 제반 공정, 도매와 소매, 패션위크까지 패션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생태계를 형성하며 K-패션의 과거와 현재를 지탱하고 있다.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

 

임오군란 이후 일본인이 새로운 상권을 개발해 쇼핑의 중심지가 된 명동의 역사 또한 흥미롭다. 6.25 전쟁 이후 양장점, 미용실, 백화점 등 최신 유행을 이끄는 소비 공간이 밀집되면서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명동은 서울의 패션이 탄생하고 확산한 곳으로 미군에 의해 유입된 외래문화와 패션 리더들에 의해 하나의 문화가 형성됐고, 문학과 예술을 꽃피운 다방문화와 청년을 중심으로 스트리트 패션 문화가 탄생한 곳이다.

 

이태원은 6.25 전쟁 이후 미군의 용산 주둔으로 ‘기지촌’이 형성되면서 유흥가와 양복점, 미용실, 신발 가게 등 쇼핑 상권의 발달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장소로 거듭났다. 1960년대 미국식 클럽 문화가 유입되면서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독창적인 스타일이 탄생했다. 1990년대 이태원의 힙합 클럽은 1세대 K-팝 스타들은 물론 패션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맞춤 양복점의 성행과 88 서울 올림픽 이후 패션 관광 디스트릭트로 거듭나면서 이태원의 장소성은 의류 상인들에 의해 재생산됐다. 이태원은 현대사를 지나오며 외국인, 성소수자, 기지촌 사람들을 비롯한 이주민이 이국의 문화를 생산, 유통, 소비하면서 젠더, 인종, 신체 사이즈 등 사회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하는 이태원만의 특수한 장소성으로 확장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장소는 서울의 브루클린 성수동이다. 1950~1960년대에 대형 신발 브랜드가 들어서고 관련 하청 업체들이 유입되면서 제화 산업의 중심지로 떠올랐으나 2000년대 제화 산업의 위기로 오랫동안 낙후됐다가 패션 ‘힙 플레이스’로 주목받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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