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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번영과 멸종의 거대한 역사 <아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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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시대 생태계에 현미경을 들이대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5억 5,000만 년을 거슬러 16개의 지질시대의 풍경을 한 권에 모은 책으로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연구원이자 고생물학자, 진화생물학자인 토머스 할리데이 박사의 데뷔작이다. 한국어판과 동일 발음의 원제 ‘OTHERLANDS’는 낯설고 새로운 세계들을 총체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야망을 드러낸다.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멸종할 것인가?


오늘날까지 지구에서는 다섯 번의 대멸종이 벌어졌다. 해당 지질시대에 살던 대부분 종은 이 시기에 멸종했으나 새로운 분류군들이 무주공산에 들어서서 진화할 기회를 포착했다. 인간도 이 다섯 번째 대멸종 이후 번성할 기회를 잡은 수많은 기회주의자 중 하나다. 그 이전 지질시대에 우리의 조상은 여러 지질시대를 흘려보내고도 생태계의 주인공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백악기에는 아주 조그만 식충 포유류였을 뿐이다. 인간이 생태계의 조정자이자 설계자 지위에 올라선 건 지구의 시간을 기준으로 아주 찰나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파급력은 그간의 대멸종 속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여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이 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매일 2,000만 톤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녹아드는 바다는 산성화되고 있다. 서식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호초 소멸 속도는 성장 속도를 능가했다. 이대로라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산호초는 모두 사라지고 1,500종에 달하는 산호초 생태계는 붕괴할 것이다. 극지방은 다른 지역보다 3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영구동토층도 엄청난 속도로 녹고 있다. 얼음 속에 저장되어 있는 탄소가 해빙으로 인해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면 온난화 효과는 전례 없는 규모가 될 것이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강둑을 따라 거주하는 7억 명에게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닥친다. 또 해수면 상승에 따라 만조 수위선 기준 10m 높이도 안 되는 지역에 사는 전 세계 10억 명의 인구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할 것이다.

 

 

풍부한 상상력과 이야기


지구는 정말 인간과 함께 파멸의 길로 들어선 걸까? 그런데 생태계는 인간이 파괴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균형을 찾고 있다. 놀랍게도 쥐라기가 한창일 때 생물초를 이루었던 유리해면은 다시 생물초를 건설하는 중이다. 바다에 산소가 부족해지자 지난 2억 년 중 대부분 시간을 심해에서 고독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살던 유리해면은 이제 산호초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또 20세기 이후 급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플라스틱만 먹으며 살아가는 미생물들을 등장시켰다. 이들은 앞으로 플라스틱 분해 및 재활용에 크게 활용될 전망이다.


지금껏 지구는 이렇게 비워내고 채워내기를 거듭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를 재구축해왔다. 이 책은 2만 년 전 플라이스토세의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부터 5억 5,000만 년 전 에디아카라기 호주까지 총 16개의 지질시대 대표 지역을 종횡무진하며 번영과 멸종의 거대한 역사를 들여다본다. 지중해가 완전히 말라버렸던 유럽, 풀과 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세상, 소행성 충돌이 일으킨 대멸종의 화마가 지나간 어둠 속에서 지구를 지배할 준비를 하는 비주류 생물들의 모습은 앞으로 우리 인간종이 아무리 오래 살아남는대도 피할 수 없는 대전환의 순간을 예비하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구에 대한 깊은 이해에 가닿게 한다. 총 50쪽 분량 주석에 달하는 자료를 참고한 이 책에는 기존 과학서가 가지고 있지 않은 풍부한 상상력과 이야기가 있다. 아직도 환경 변화나 기후 위기가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 기다려왔을, 아름답고 경이로운 광경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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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8조원 규모 주한미군 지원...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에 36조원 지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이 약 48조원 규모로 주한미군을 지원하고 오는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를 위해 약 36조원을 지출한다. 한국의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은 14일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 공동 설명자료’(이하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이 설명자료에서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핵협의그룹을 포함한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은 가능한 한 조속히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국방비 지출을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한다는 한국의 계획을 공유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또한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불(약 36조원)을 지출하기로 했고 한국의 법적 요건에 부합하게 주한미군을 위한 330억 불(약 48조원)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며 “양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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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이향재 교수, 정년퇴직 기념전 <동행> 개최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백석대학교(총장 송기신) 하은기획전시관에서는 14일(금)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20일(목)까지 백석대 디자인영상학부 이향재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개인전 「동행」이 열렸다. ‘예수님과의 동행, 삶의 여정과 함께’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그동안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예술과 신앙의 조화를 모색해온 백석대 이향재 교수의 예술적 여정을 조명한다. 전시 작품들은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한 묵상과 기도의 시각적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영적, 타인, 그리고 자신과 의 동행을 경험할 수 있다. 백석대 이향재 교수는 “백석대에서의 오랜 교육 활동을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예술적 여정과 성찰을 하나의 전시로 정리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라며 “이번 전시는 제게 주어진 시간과 만남, 그리고 예술가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감사의 자리입니다. 작품을 통해 제 안의 변화와 배움을 나누고, 앞으로도 창작의 길을 겸손히 이어가고자 합니다.” 라 말했다. 백석대 이향재 교수는 서울과학기술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 후, 홍익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백석대 디자인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다양한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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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겨야 할 기록은 무엇인가... ‘조선아트북 新악학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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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