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갯벌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의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외부 독립기관을 통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자 취임 7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15일 오후 늦게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순직한 해경 사건과 관련한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의 진실 규명과 새로운 해양경찰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보도와 은폐 의혹 증언이 있다"며 "해경이 아닌 외부 독립기관을 통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은 동료들로부터 '윗선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을 짚었고,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경사는 11일 새벽 인천 옹진군 영흥도 꽃섬 인근 갯벌에서 구조 활동 중 숨졌다. 그는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이 발을 다쳐 움직이지 못하자 자신의 부력조끼를 벗어 건네고 함께 이동하던 중 실종됐으며, 실종 6시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고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근무자 6명이 있었으나, 이 중 4명이 같은 시간대에 휴게시간을 부여받아 현장 대응 인력은 이 경사와 당직 팀장 2명뿐이었다. 파출소는 이 경사가 출동한 지 약 80분이 지난 뒤에야 상급 기관에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인천 청기와장례식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료 경찰관 4명은 "영흥파출소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사건과 관련해 발언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며 "사실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도 "사고 당일 인천해경서장이 언론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은 "인천해경서장과 파출소장이 진실을 은폐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해경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 6명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2인 1조 출동 원칙 준수 여부 추가 인원 투입 시점 구조 장비 지참 여부 상황 보고 시점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CCTV, 무전 녹취록, 드론 촬영분 등 자료를 유족에게 제공했으며, 조사단 활동을 통해 사고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42회)에 합격한 뒤 2008년 해경 간부로 임용됐다. 이후 해경청 대변인, 울산해양경비안전서장, 해경청 차장, 중부해경청장을 거쳐 올해 2월 제20대 해양경찰청장에 취임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