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사회

“아무것도 가지지 마십시오”

URL복사
속세사람, 무소유 뜻을 무색하게 만들어...
지난 11일 입적한 법정(法頂)스님의 저서 ‘무소유’가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기를 부탁한다”는 스님의 유언과는 다르게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 1976년 첫 출간된 뒤 330만부 넘게 팔려나간 ‘무소유’를 낸 출판사가 스님의 뜻을 존중해 더 이상 책을 내지 않기로 하자 “일단 사 놓고 보자”는 충동 구매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고서점에서는 15만원 호가하고 있고, 한 인터넷 경매에서는 중고책 한 책이 21억원까지 올라 책을 소유하고 있던 속세사람들이 경매에 붙이는 판매자들이 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판매자들은 “책을 판매해서 받은 돈을 좋은 곳에 쓰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법정스님의 뜻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최근 전국 주요 서점 11곳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법정스님의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가 정상을 차지했고 스님의 다른 책 7권도 20위 안에 들을 정도로 스님의 욕심없고 가진 것이 없는 일상 생활을 배우고 싶은 속세사람들이 많아 진 것으로 보인다. 스님이 이끌던 봉사단체 ‘맑고향기롭게’가 스님의 유언장을 공개하며 “독자들을 위해 언제든지 스님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하여 스님이 창건한 서울 성북동 길상사 내 도서관에 스님의 모든 저서를 전시와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의 한구절을 보면 스님이 암자에서 화초를 길렀는데 어느날 화초를 밖에 잠시 내어놓고 밖으로 외출을 하였은데 얼마안가서 소나기를 맞았다한다. 스님은 소나기를 맞자 화초가 생각나 다시 암자로 돌아와 화초를 안으로 들어놓고 다시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문득 생각난 것이 화초도 소유한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셨다한다. 그래서 그 화초를 친분이있던 지인에게 주었다한다. 그 화초는 작은 난이었다한다.

법정 스님은 가진 것 없는 스님
법정스님은 법랍(法臘) 55세. 세수 78세다. 불자나 스님들 사이에서도 1993년 열반한 성철 스님에 이어 인지도가 높은 스님이다. 법랍은 불가에서 쓰이는 용어로 좌랍(坐臘) ·계랍(戒臘) ·하랍(夏臘) ·법세(法歲)라고도 한다. 다시말해 속인(일반인)이 출가하여 승려가 된 해부터 세는 나이다. 세수는 일반나이다. 1932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한 스님(속명 박재철)은 1955년 당대 선승이었던 효봉 스님(1888∼1966)과 대화를 나눈 뒤 그 자리에서 불교에 귀의했다. 특히 1975년 송광사 뒷산 불일암을 짓고 홀로 지냈을 당시 산문집 '무소유'를 출간했다. 무소유는 말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스님의 에세이 정신은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정치권에서 보여주는 기득권 싸움과 올해 있을 지방선거에 표를 획득하기 위한 세력확장의 모습에서 스님의 일대기로 큰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스님은 전통신앙으로부터 현대의 사상시장에 새로 옷 입힌 불교의 정신을 보여주었고, 불교 신앙을 오늘의 현실로 표현했고, 끊임없이 사랑과 증오의 사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현실에 끌어내었다.
스님의 글들은 대부분 짤막하여 일상 내지 세속잡사(世俗雜事)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새로이 발견하는 불교의 현대적 모습이다. 스님을 통해 나타나는 불교는 체념과 도피, 초속(秒速)과 허무(虛無)의 그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괴로워하며 비판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스님은 평생 불교의 가르침을 지키는 출가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았고, ‘무소유’라는 말처럼 자신이 창건한 길상사의 회주를 한동안 맡았을 뿐, 사찰 주지를 한 번도 맡지 않았다.
1970년 초 대한불교신문(현 불교신문) 논설위원과 주필을 맡아 날카로운 필력을 드러냈고, 민주수호국민협의회와 유신철폐 개헌서명운동에 참여하게 되어 당시 정부기관원들이 절에 살다시피 하면서 감시는 물론 툭하면 연행해 간 일화가 유명하다.
스님은 입적 이틀 전에 만난 6촌 조카인 현장 스님에게 “내 소원이 뭔지 알아? 빨리 몸 벗어나서 하루빨리 다비장 장작불에 들어가는 거야”라고 말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스님은 이유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하겠다”
스님은 2007년 관절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간 김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폐암진단을 받았다. 스님은 “육신에 손을 대면서까지 삶에 집착한다"하여 애초에 수술을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주변에서 설득과 함께 미국에서 수술받기를 강하게 권유하여 미국 휴스턴 암 전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올해 초, 스님에게 암이 다시 찾아왔다. 스님은 지난 1월 말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했지만 나이지는 기미가 없었다. 그러나 스님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스님은 입적하기 전날에도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라며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관을 짜지 말고, 사리를 수습하지 말고, 만장(挽章)을 하지 말라”고 유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언에 따라 길상사에는 소박한 분향소를 마련하였으며, 다비식을 위해 출가 본사(本寺)였던 전남 순천 송광사로 향할 때도 스님의 법구는 관 대신 스님이 강원도 오두막에서 쓰던 것과 같은 나무 평상 위에 평소 입던 가사를 덮고 있었다. 법구는 극락전 앞에서 부처님께 간단히 예를 드린 뒤 장의차에 올려졌다. 스님의 마지막 가는길에 아주 호사(?)스러움이 될지 모르는 장의차는 캐딜락 리무진이었다.
스님을 맞이한 송광사도 한지에 ‘비구법정’ 이라고 쓰여진 소박한 위패와 꽃장식도 없는 영정과 함께 문수전에 모시었고, 분향소를 차렸다. 또한 만장도 만들지 않았다.
스님의 유언에 따라 영결식 없이 법구가 안치돼 있던 문수전에서 800m 거리의 다비장까지 스님과 추모객 만 5천여명이 뒤따르는 가운데 운구됐다. 법구는 장작더미와 숯으로 만들어진 인화대 위에 안치하고 장작에 거화(擧火)되면서 바로 다비식(화장을 해 유골을 거두는 의식)을 봉행됐다. 많은 스님들과 추모객들의 불경속에 스님의 법구는 세상밖으로 떠나갔다.
24시간 동안 계속된 다비식은 스님의 유골을 사리를 찾지 말라는 스님의 유지에 따라 유골을 수습한 뒤에 뼈를 빻는 쇄골을 곧바로 진행했다. 유골은 부도탑에 안치되는 대신 법정 스님이 정진했던 강원도의 산골 오두막 부근이나 송광사 부근 등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뿌려질 예정이다.
우리는 물적으로 지적으로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 또 많이 소유하려고 한다. 디지털 시대의 무소유 정신은 어떤 것인지 우리가 생각해 문제다. 생활에 쫓겨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마음만으로도 아무 것도 가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시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한 반도체 제조공장서 가스 누출 22명 병원
사고가 발생한 반도체 제조공장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 한 공장에서 화학약품 작업 중 염산 탱크에 염소산을 잘못 주입하면서 화학 반응과 함께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0여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9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5분경 미추홀구 도화동 한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가스가 누출 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중 작업자 4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8명은 자력으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탱크로리에서 화학반응이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중화제를 뿌려 진화 했다. 사고 직후 공장 인근 근로자 등 120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 47명과 장비 29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관할 구청은 재난문자를 통해 "도화동 일대에서 가스 누출 사고 발생을 알리며 인근 주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염산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